"美 국민 '현찰 움켜쥐기' 돈맥경화 현상 오나"

입력 2013-08-30 08:54   수정 2013-08-30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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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미국 국민들이 오랜만에 달러 현찰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사람들이 미국의 위상을 표현할 때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100달러를 미국 사람들이 애국심, 자긍심을 고취할 때 하나의 표상으로 본다. 10월부터는 100달러 신권이 나온다. 우리도 5만 원권 같은 신권이 나오면 구권보다는 똑같은 액면가라 하더라도 신권을 선호한다. 10월에 달러 신권이 나오면 이런 경향이 뚜렷해질 것이다.

지금 금값이 떨어져서 그런지 우리 사회에서도 시중 은행의 현금을 뽑을 때 5만 원권이 나오면 과거보다 빨리 없어진다고 한다. 5만 원권이 우리 경제 단위가 높아지고 거래의 편리를 위해서 5만 원이 나왔느냐, 우리나라 국민들이 전반적으로 경기가 안 좋다 보니까 1일 거래건수 규모가 상당히 작아졌고 지금은 카드 사용이 더 늘었다. 그렇기 때문에 특별히 우리 경제가 좋고, 또 거래단위가 높아서 최고 권종인 5만 원권이 필요해서 늘어난 것은 아니고 다른 측면이 있다. 양국 국민 사이에 현찰을 좋아하는 움직임에 대해서 국제금융시장에서 또 하나의 화두가 되고 있다.

국제통화제도에서 보면 상당히 의미가 있다. 6년 전에 미국의 금융위기를 당하고 나서 달러위상이 많이 떨어졌다. 또 금융위기 당하고 나서 국제무역질서에서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위상이 상당히 높아졌는데, 미국은 2010년까지 금융위기 때문에 경제위상이 떨어졌다. 무역질서에서는 신흥국 위상이 높아졌는데 국제통화제도에서는 여전히 미 달러 중심체제다. 무역질서는 신흥국 위주, 통화제도는 여전히 달러위주다 보니까 상품을 결제할 때 돈이 들어가는데 서로가 미스매치 현상이 발생한다.

그러다 보니까 환율전쟁 같은 것에 각종 마찰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이다. 당시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가 신흥국의 통화가 아직까지는 달러를 교체할 수 없으니까 국제 새로운 통화제도로써 듀얼Ⅲ 구상인 금본위제 이야기가 여태 나왔다. 금본위제가 도입돼서 진행된다면 미국 국민들이 달러 현찰을 좋아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국제 금값이 떨어지고 경기회복과 함께 다시 달러 위상이 제고되면서 미 국민들의 자긍심, 애국심까지 겹쳐서 달러 위상이 높아져 달러 현찰을 좋아하기 시작한 것이다.

양적 완화 정책에서 출구전략, 돈을 푸는 데에서 돈을 줄이거나 해소하는, 또 금리를 내리거나 금리를 인상하는 통화정책의 대전환기가 그레이트 로테이션이다. 채권에서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는 것이 `머니무비`현상이라면 이것은 그레이트 로테이션이다. 풀었다, 조였다 하면 정책적으로 볼때 미래가 불확실하다. 그런 상태에서 돈이 있는 사람들은 어디에 투자하겠느냐,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도 채권이 많이 떨어졌고 주식도 비이성적 과열이라고 해서 경제여건에 비해서 주가가 많이 올라갔다.

부동산도 케이스쉴러지수, 미국의 대표적인 주택지표를 만들었던 케이스쉴러 교수가 미국 주택시장의 거품을 우려된다고 했다. 미국은 증시국이다. 달러가 강세되면 다른 국가에서 여행할 때 돈을 많이 환전할 수 있다. 1달러에 1,000원이었다가 달러가 강세가 돼서 1달러에 1,300원인데 미국 사람들 입장에서는 달러 현찰을 갖고 있으면 다른 데 여행할 때 그만큼 부담이 줄어든다. 그래서 중심국 통화는 재테크의 수단이 된다. 미 국민들이 현찰을 좋아하는 것은 앞으로 달러가 강세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다른 재테크 수단들인 채권, 주식, 부동산 등 결국 재테크 차원에서도 달러를 선호한다.

중앙은행에서 돈을 공급한다 하더라도 실물경제에 전부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금융과 실물이 연계가 잘 돼야 자금이 들어오면 실물에 들어가면서 경제가 회복되는 것이다. 중앙은행에서 돈을 공급하더라도 경제주체들이 미래에 대해서 밝게 보느냐, 불확실하게 보느냐에 따라 두 가지 통화로 나뉜다. 미래에 대해서 불확실하면 설령 중앙은행에서 공급하더라도 벽장 속에 가두고 현금보유로 갈 것이다. 그러면 실물경제에 자금이 안 들어갈 것이다. 중앙은행이 애만 쓰고 실물경기는 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최근 달러 현찰을 좋아하면 지금의 경기여건으로 볼 때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시중에서 현찰을 보유해서 퇴장될 때는 경제에 필요한 부분, 채권은 중장기고 주식은 단기자금, 부동산은 자금이다. 자금이 골고루 들어가야 경제가 골고루 발전되는데 다시 움켜쥐면 그쪽 부분에 자금이 안 들어간다. 그런 차원에서 체감경기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경우에 따라서는 경기가 모처럼 회복세를 타는데 경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중앙은행에서 돈을 많이 풀었다. 실물경제가 활황을 보여서 출구전략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중앙은행이 돈은 많이 풀었는데 실물경제에 자금이 들어가지 않았다. 오늘 성장률 잠정치 2.5%가 발표됐다. 이번에 느닷없이 성장률이 2.중반대인데 연초 IMF 전망치 보면 2%를 못 넘길 것이라고 했는데 성장률이 2.5니까 미국 경제가 마치 활황인 것처럼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연초의 전망치는 구 GDP방식이다. 이번에 발표된 것은 신 GDP방식이다. 신 GDP에는 부가가치에 영향을 주는 변수, 정부의 재정지출에서 부가가치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새롭게 포함됐다.

그래서 구 GDP방식과 신 GDP방식을 구별하지 않고 2분기 성장률이 2.5%로 상당히 높게 나왔다고 한다면 의미를 과장되게 해석할 가능성이 있다. 대체로 신GDP 방식에 의해서 종전의 구 GDP에서 0.5~0.7%포인트의 성장이 그대로 있다 하더라도 성장을 제고시키는 효과가 있다. 지금 신 GDP방식에서 나온 2.5%는 0.7% 정도는 삭감해야 하는 것을 구 GDP방식과 비교해야 한다. 2.5%라고 하면 마치 미국 경제가 완전히 살아난 것처럼 설명하는데 미국 경제의 회복세는 아직도 미약하다. 돈이 풀리지만 실물경제에 자금이 안 들어가는 것이다.

지금은 출구전략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실물경제가 회복돼서 그런 것이 아니고 돈을 풀었는되에 실물경제에 들어가지 않다 보니까 자산시장의 거품을 양산시킨다. 주식이나 부동산에 거품이 발생하니까 그 부분을 잡기 위해서 출구전략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실물경제가 살아나고 고용이 완전히 창출돼서 출구전략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돈이 안 돌기 시작하면 자산부분이 줄어들 것이다. 중앙은행에서 공급하는 본원통화에 신용팽창을 합쳐서 총통화를 나눈 것을 통화승수라고 한다. 얼마만큼 돈을 공급해서 얼마만큼 신용팽창이 발생하는지가 통화승수다. 통화승수가 위기 전에는 선진 5개국이 10배, 지금은 5배까지 떨어졌다가 6배밖에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결국 돈은 많이 풀렸는데 실물경제에 들어가지 못하니까 자산시장에 들어가서 거품이 발생하니까 출구전략이 나오는 것이지, 돈이 돌아서 출구전략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증시 주변 자금들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러면 주가 부분이 출구전략, 자산거품우려가 실물경제에서 살아나 고용문제를 해결해서 출구전략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산 부분의 비이성적 과열 또는 거품이 발생해서 그런 것이다. 미국 사람들이 현찰을 좋아하면 자산 부분의 거품, 비이성적 과열이 해소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출구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 자체가 약화되니까 그만큼 출구전략은 지연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투자자는 미래 대비하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여유가 있을 때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까지도 출구전략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자금 공급을 축소한다든가 돈을 환수한다든가 금리를 올리는 액션은 하나도 안 나왔다. 무엇이든지 여유가 있을 때 미래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재산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대비하는 것이다. 그런 각도에서 4월, 5월 출구전략 처음 이야기 나올 때 구체적으로 돈을 환수하고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금은 심리요인이 많이 작용한다. 4월, 5월에 출구전략이 처음 언급됐을 때 그때부터 립서비스가 시작되면 출구전략이다. 그때부터 대비해야 한다. 이미 출구전략 때문에 모두 우왕좌왕하는 지금은 너무 늦었다. 이런 상태에서 파려면 자기 재산을 더 손해보고 팔기 때문이다. 그런 각도에서 출구전략에 대한 시기보다는 지금 상태는 금, 국채, 신흥국에서 돈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출구전략을 추진한다 하더라도 급격하게 추진할 순 없다. 유동성 850달러를 600달러로 줄인다면 매입규모는 줄이지만 중앙은행에서 돈은 나오는 것이다. 이 돈이 어디로 갈지 새로운 향방을 찾는 것이 결국 새로운 수익이고 그 수익을 미리 하는 것이 투자자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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