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포커스] 영화 '소원' ㅎㅎㅎ 콘서트로 관객들과 첫만남

입력 2013-09-10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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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소원아, 다 괜찮아"라고 토닥이고 싶었던 사람들이 "그래도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라고 위로하는 기적같은 이야기.





10일 서울 광진구 화양동에 위치한 건국대학교 새천년 대공연장에서 영화 `소원`의 이색 쇼케이스 `ㅎㅎㅎ 희망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공연에는 이준익 감독과 배우 설경구 엄지원 라미란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콘서트 제목 중 `ㅎㅎㅎ`는 "힘내 행복해 화이팅"의 메시지에서 각 글자의 첫 자음을 딴 것으로 `하하하` 웃음소리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날 공연은 진행을 맡은 김태진의 인사와 함께 초등학생들로 이뤄진 `글리 뮤지컬 합창단`의 깜찍한 무대로 시작됐다. 이어 영화 촬영현장을 담은 프로덕션 영상을 비롯해 영화 주제곡 `소원`의 뮤직비디오가 최초로 공개됐다. 영화의 주제곡 `소원`을 부른 윤도현은 이날 행사에서 작은 콘서트를 열어 `소원`과 자신의 히트곡을 열창해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소원`은 성폭력 사건 피해자인 소원이와 소원의 가족 이야기를 담은 작품, 이준익 감독은 영화에 대해서 "큰 상처를 겪은 가족들이 고통의 터널을 지나 다시 일상을 되찾기까지 진심 어린 가족의 태도와 주변 사람들의 열망등이 고스란히 담긴 영화"라며 "`그래도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라는 메시지를 전해 불행과 절망의 끝에서 희망이 시작되는 휴먼 드라마를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전의 동일 소재 영화들이 범죄자에 대한 분노와 증오 복수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면, `소원`은 세상의 모든 피해자와 가족들이 잘 살기를 바라는 바람과 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담긴 위로와 치유의 손길을 보내는 영화라는 것.

이준익 감독과 배우들은 환한 미소와 함께 등장했다. 그들은 인터뷰 내내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관객들과의 대화에서는 `이준익 감독` `이런 촬영장은 처음` ``이레`라는 아이` `장난꾸러기 코코몽` `눈물바다` `기적을 만드는 사람들`이란 주제로 토크하는 시간을 가졌다. 짧은 시간이지만 유쾌하면서도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이날 이준익은 "소재가 갖고 있는 불편함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끔찍한 상처를 받아도 내일을 살아야한다. 내일을 그리지 못하면 상처에 지는거다. 상처에 질 수 없다고 생각했고 웃으려고 노력했다. 울려고, 관객들의 눈물을 짜려고 만든 영화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배우들은 `소원`에서 이준익 감독과 처음으로 만났다. 엄지원은 이준익 감독에 대해서 "정말 해맑다. 유쾌하고 진중하면서도 현장을 즐겁게 이끌어주시는 유쾌한 선장님 같다. 장난꾸러기 같은 해적 선장님이다"며 "어록이 많이 있다. 명언집을 쓰셔도 될 정도다. `연출자는 점을 찍는 사람이고 배우는 선을 그리는 사람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라미란은 "다른 현장과 다르게 보통 처음에 `오케이`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이렇게 해도 되나 싶었다. 다 괜찮다고 하시는데 괜찮은지는 영화를 봐야 알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정말 중요한 걸 알고 계셨던 것 같다. 전 헤맸던 것 같기도 하다"며 이준익 감독을 추켜세웠다. 이에 이준익은 "테이크를 두번 못가는 이유는 배우가 감정을 잡고 찍었는데 다시 가기가 민망해서 그런거다"라고 설명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한 이번 영화에서는 `소원`이 역을 맡은 이레에 대한 관심도 집중됐다. 엄지원은 "보물이다. 어디서 저렇게 귀여운 애기가 내려왔는지 신기하다. 정말 귀엽고 대단한 꼬마 배우다. 사랑스러운 배우다"라고 칭찬했다. 라미란 역시 "레드카펫에 출발하기 직전의 여배우같다. 이미 여배우 포스가 잔뜩있다. 준비된 여배우다"라고 전했다.

설경구도 이 영화의 위대한 선택은 `이레`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감독은 "연말 시상식 후보에 신인 부문이 아니라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설경구는 소원이 친구 영석 역을 맡은 김도엽에 대해서 언급하며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 어린 배우들을 극찬했다.

영화의 소재가 소재다 보니 힘들었던 점과 눈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했다. 엄지원은 "암묵적으로 저희는 `많이 울지 말자`라고 했다. 눈물은 관객들이 할 수 있는 부분으로 남겨두고 우리가 너무 많이 드러내서 표현하지 않으려고 최대한 절제하려고 했다. 슬플 수밖에 없던 순간들에도 그냥 눈물이 흐르게 뒀다"며 억지로 눈물을 더 흘리면서 `관객들도 울어주세요`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원이 엄마 역을 맡은 엄지원은 감독과 설경구에 대한 신뢰로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고. 예전에 시나리오가 왔었지만 엄지원은 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그런데 이준익 감독과 설경구가 출연을 확정한 뒤 다시 시나리오가 엄지원에게 오게 됐고 영화 출연을 결심했다는 것. 특히 시나리오를 받기 전날 송윤아가 전화로 "책이 갈텐데 잘 부탁해, 받아보면 알거야"라고 했다는 캐스팅 비화를 전하기도 했다.

이날 이준익 감독은 영화에 대해 "소원은 진심이다"라고 말했다. 엄지원은 "희망이다"라고, 설경구는 "소원은 울지 않는다, 소원은 내 딸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라미란은 "소원은 토닥토닥이다"라며 "누구에게나 토닥토닥해주는 순간이 필요하다. 상처받은 사람들, 영화를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토닥토닥해주고 싶다"고 밝혀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설경구는 "힘들게 찍은 거 같지 않다. 걱정하면서 찍었는데 스틸사진보면 많이 웃고 있더라. 저희가 무거운 영화가 아니라는 거다"라면서 "오랫동안 관객들과 만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준익은 "모두가 영화 안에서 만난다. 무엇이든. 만나서 같이 진심을 나누면 그게 영화 만드는 보람이고 보는 보람이고 간직하는 보람이다. `소원`이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며 "내가 찍었던 영화 중에 망한 영화가 많다. 망할 수도 있다. 이 영화의 진심은 망하고 흥하고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진심이 느껴지면 되는 거 아니겠나"라며 인사를 전했다.

한편, `소원`은 설경구와 엄지원을 비롯해 김해숙, 김상호, 라미란 등의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특히 `소원` 역을 맡은 이레는 놀랄만한 연기를 선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원`은 `ㅎㅎㅎ 희망 콘서트`를 시작으로 `ㅎㅎㅎ응원 캠페인`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이벤트와 대규모 시사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달 2일 개봉.

한국경제TV양소영 기자
sy78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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