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인플레이션' 한국경제, '무기력증'인가"

입력 2013-10-04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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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8일 IMF 전망에서 세계 경제와 관련해서 종전의 인식과는 다른 각도로 나올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8일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꼼꼼히 읽어볼 필요가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 경제 성장률이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해서 경제가 계속 나아진다고 했는데 실제 IMF 이번 전망에서 경제성장률을 내년에 0.2%포인트 낮췄다.


최근 외국자본 유입으로 신흥국의 차별화로 많은 증시 전문가들이 한국 경제에 대해서 낙관적인 기조를 많이 불어넣고 있지만 실제 상황은 다른 측면에서 많은 부분을 점검할 것이 있다. 그중 하나가 일종의 무기력증에 해당되는 물가가 떨어지는 현상이다.


우리 경제 성장률은 작년 3분기에 0%였다. 0.3, 0.8, 1.2까지 올라가다 보니까 한국은행 총재 입장에서는 우리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고 내년도 예산 밑그림을 짤 때 좋은 그림으로 짰다. 그러나 물가는 1.5%에서 지난 달 0.8%로 성장률이 올라가는 데도 불구하고 물가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성장률이 올라가는 측면에서 보면 앞으로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보고 물가가 떨어지는 것은 나중에 또 하나의 부담이 될 것이다. 물가가 너무 많이 떨어지는 것은 경제 입장에서는 그만큼 활력을 잃는 것이다.


전부 뉴노멀 시대의 새로운 정책여건이다. 경기가 회복되면 물가가 올라가는데 디스인플레이션은 경기가 회복되도 물가가 떨어지는 현상이다. 1980년대 미국 경제가 유가가 급등하면서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데도 불구하고 물가가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했다. 정책적으로 대응하기 상당히 어려워서 그때가 스태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이었다.


스태그플레이션을 고치기 위해서는 경기를 부양해야 하는데 경기를 부양하면 인플레이션이 더 가중되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처방이 어려워 그때 당시 화두가 됐다. 경제성장은 올라가는데 물가는 떨어지는 것과 정반대다. 마름모꼴에서 밑으로 가는 것이 스태그플레이션이고 위로 가는 것이 디스인플레이션이다. 이것도 정책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국 경제 장에서는 다시 한 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성장률까지 떨어질 경우 디플레이션에 처하게 된다.


인플레이션은 총공급, 총수요 측이 있는데 총공급보다 총수요 요인을 끌어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총수요 요인은 국민들의 소비, 투자, 수출 부분이다. 이 부분을 총공급의 요인 증가보다 끌어올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경제 활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거꾸로 생각하면 공급측 요인이 그만큼 강하다는 것이다. 공급측 요인은 농산물 가격이 마이너스로 떨어졌고, 최근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명시적인 이유가 있는데 오히려 공급과잉 시대에 월마트 효과도 많이 작용되기 때문에 공급도 많이 떨어지고 총수요도 월마트 효과 때문에 떨어지다 보니까 한국의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0%로 떨어지는 것이다. 물가가 안정되는 것은 좋지만 너무 떨어지는 것은 문제다. 왜냐하면 우리 경제 성장률이 경제 발전 단계로 보면 2만 달러 조금 넘은 정도이기 때문에 여기에 맞는 적합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 3% 초반은 유지해야 경제가 탄력 있게 간다. 경제 발전 단계 2만 달러를 넘은 상태에서 물가가 많이 떨어지는 것은 경제 조로화, 조기 노화 현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할인마트 효과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적당하다. 지금은 글로벌 사회이기 때문에 시장은 확실히 세계가 원 월드, 원 컨트리, 원 이코노믹이 됐다. 그런 측면에서 과거 상품이 부족한 시절에는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기업이 활개를 쳤다. 당시 상품이 부족할 때는 공급자가 시장을 주도한다. 이것을 서플라이 마켓이라고 표현한다.


지금 글로벌 사회에서는 대외 제품과 한국 제품이 경쟁하기 때문에 상품이 공급 과잉 시대면 상품을 주도하는 기업가보다는 물건을 사주는 수요자 중심의 시장 구조가 된다. 이것을 디맨드 마켓이라고 하는데 결과적으로 물건이 많을 때 기업은 어쨌든 물건을 팔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공급 과잉 시대에는 물건을 팔아야 하니까 가격을 인하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시리아 사태로 유가가 상승해서 기업의 비용여건이 상승하고 채산성이 악화될 때 과거에는 기업이 소비자에게 바로 전가시켰지만 지금은 전가시키면 바로 탈락된다. 비용여건 상승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킬 수 없는 구조고 오히려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가격을 인하하다 보니까 물가는 지극히 안정된다.


통계는 환경이 변하면 거기에 맞게 즉각적으로 변화를 주어야 한다. 통계는 지표경기와 체감경기가 있다. 지표경기는 좋은데 체감경기가 안 좋으면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의 차이다. 통계가 전수조사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의 괴뢰는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때마다 통계 작성하는 기관들이 변명처럼 이야기하면 안 된다.


물가가 0%로 안정됐다 하더라도 국민 입장에서는 동조하지 않는다. 국민에게 민감한 업종은 물가가 올라가는데 정작 발표하는 기관에서는 물가가 0%로 떨어졌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국민 경제에 민감한 부분으로 통계 과학화 작업이 안 됐다는 것이다. 이것은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의 차이로 이야기할 수 있다.


빨리 우리나라도 통계 과학화 작업이 필요하다. 지표경기와 체감경기 간 괴리가 발생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없고 지금은 통계도 국민 입장에서 빨리 변해야 하고 국민에게 민감한 업종으로 가중치를 많이 줘야 한다. 또 지금은 모든 라이프 사이클이 빠르기 때문에 통계 과학화 작업도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경제활력지표는 물가지표뿐만 아니라 돈이 돌아가는 속도도 있다. 통화유통속도과 통화승수가 있는데 이것들도 회복이 안 되고 있다. 계층별로 나누는 작업을 해보면 한국의 삼성전자나 현대차에서 얼마만큼 왜곡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경제활력지표도 이제는 계층간, 기업간 나눠서 보면 사실 밑으로 갈수록 활력지표가 떨어지고 있다. 많은 각도에서 지금 일부 정책당국자들의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액면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각종 경제활력지표에서 그대로 입증되고 있다.


IMF도 우리 정책당국자의 인식처럼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 여러 가지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요인이 많다는 이야기다. 이번 8일 전망에서 보면 종전의 전망에 우리 경제 성장률을 내년에 3.9%로 봤지만 이번에는 3.7%로 낮췄다. 다른 데서도 3.5% 밑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3.7%, 3.5%의 의미가 상당히 큰 것은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3.7% 내외니까 이 정도의 전망이라면 여전히 내년에도 GDP갭상으로 보면 디플레 갭이 발생한다는 의미가 된다. 그런데 최근 글로벌 자금이동에서 캐쉬플로우가 중시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외환보유고가 좋고 삼성전자, 현대차에서 경상수지가 500억 이상 기록되다 보니까 캐쉬플로우가 좋다.


해외 시각이 좋고 외국 자본이 들어온다고 한국 경제가 좋다고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펀더멘탈이 받쳐주지 못하고 또 캐쉬플로우가 안 좋을 때는 그만큼 지금 자금이 들어온 것이 한국경제의 착시와 거품이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물론 두 그룹의 혜택을 많이 받긴 하지만 국민 대다수는 중소기업, 중견기업의 혜택을 많이 받는다. 두 그룹에게 박수를 보내야 하지만 두 그룹 때문에 너무 왜곡된 현상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정책당국자 입장에서는 균형화를 시키는 노력을 반드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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