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人]'도수코4' 악녀 정하은 "나중에는 안티도 팬 돼 줬으면"

입력 2013-10-10 23:59   수정 2013-10-1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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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에 처음엔 상처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이제는 ‘무플’보다 나아요. 즐기고 있어요.”

씩씩하고 시원시원하다. ‘악녀’ 이미지보다는 쾌활 발랄한 ‘캔디’에 가깝다. 그런데 그녀는 약 두 달 간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가장 많은 욕을 먹었다. 온스타일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4(이하 도수코4)’에서 악녀 캐릭터로 단단히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모델 정하은이다.


한창 방송이 진행되는 요즘, 스트레스를 다 극복한 얼굴로 나타난 정하은은 “무관심보다는 악플이 낫다”며 “안티 팬들 덕분에 존재감이 더 커지고 있어서 오히려 고맙게 생각한다”고 당당히 말했다. 악성 댓글이 정신에 미치는 피해가 나날이 문제인 요즘, 처음에는 힘들었다고 말하긴 하지만 저 정도면 이른바 ‘멘탈 갑’이다. ‘도수코4’에서 미처 다뤄지지 않은 정하은이 궁금했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그냥 하은이잖아?’ 한다

“방송 있는 날에는 검색어 1위까지도 심심찮게 하더라고요. 그게 신기해서 눌러 보면 죄다 ‘악플’이고. 하하.”

‘도수코4’의 방영이 계속되면서 모델 정하은 하면 떠오르는 것은 ‘악플’이 되었다.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정하은에 대한 악플은 매주 목요일마다 홍수(?)를 이룬다. ‘어른답지 못하다’ ‘지나치게 유치한 라이벌 의식을 불태운다’ 정도는 양반에 속한다.

정하은은 이에 대해 흥미로운 말을 했다. 방송 속 모습이 그저 자신의 모습일 뿐이라는 것이다. “방송에 나온 건 다 거짓말이에요”라고 말하지 않는 게 신기했다.


“편집의 힘이 있긴 있죠. 제가 방에서 혼자 막 웃고 있는 모습조차 밉살스러워 보인다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저를 아는 사람들이 방송을 보고 하는 말은 ‘그냥 너 자체인데 왜 그렇게들 싫어하지?’예요. 제가 가식적인 걸 정말 싫어해서 방송에서도 지나치게 솔직하게 임하다 보니 가끔은 제가 봐도 밉상이겠다 싶어요. 그런데 할 수 없죠.(웃음)”

방송에서 가식 없이 원래 성격을 다 드러내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꾸미는 걸 워낙 싫어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는 것이다. “제가 만만치는 않은 성격이에요. 지는 것도 싫어하고요. 서바이벌이다 보니 기선 제압도 해야 하고...그래서 그런데, 친해진 친구들도 많아요. 그런 면이 좀 덜 부각되지만요.”

‘악플러’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을 들어봤다. “너무 말이 심하면 나도 막 거기다 댓글을 달고 싶을 때도 있어요. 그런데 이유 없이 제가 밉상으로 행동하지는 않아요. 차차 저는 더 많은 매력을 다 보여줄 테니까, 나중에는 안티 팬도 다 내 팬으로 만드는 게 목표예요.”

★‘걸그룹 못지 않은 미모’요? 그게 사실은...

정하은은 걸그룹 시크릿 멤버 전효성을 닮았다는 평가를 심심치 않게 듣고 있다. 포털 연관검색어에 전효성이 있을 정도다. 이 때문인지 전효성 닮은꼴이라는 별명뿐 아니라, ‘걸그룹 못지 않은 미모’라는 수식어 또한 정하은을 따라다닌다. 전효성은 시크릿 멤버 중에서도 특유의 섹시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정하은의 생각은 어떨까.

“(전효성 씨와) 헤어스타일이 비슷할 때 닮았다는 말을 들은 것 같아요. 닮았다니까 닮아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전효성 씨 팬들은 더 악플을 달고...(웃음). 아무튼 그렇게 봐 주니까 고맙죠.”

정하은은 사실 걸그룹을 목표로 연습생 생활을 한 경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3~4년 전에, 모델 일을 하다가 다른 회사의 소개로 연습생을 하게 됐어요. 제가 노래는 잘 못하는데, 취미로 댄스학원도 다녔고 춤추는 걸 좋아하긴 해요. 하지만 하다 보니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아니란 걸 알게 됐어요. 다른 친구들은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열정이 있는데, 저는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뒤처진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아무튼 그렇다 보니 ‘걸그룹 못지 않은’ 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됐네요.”


연습생 경험을 통해 정하은은 모델 일에 대한 열정을 더 갖게 됐다. 하지만, ‘도수코4’에서도 걸그룹과 관련된 수식어가 자신에게 붙고, 스타일링 고수라는 이미지까지 함께 커져 가는 것 같아 내심 안타까운 마음도 있다.

“제가 스타일링을 잘 한다고 한혜연 실장님께 스타일리스트 할 생각 없냐는 말씀도 들었거든요. 그런데 H&M 스타일링 팀 챌린지 미션에서도 1위 하고, 뮤직비디오 미션에서도 1위를 했어요. 이런 것들이 좋기만 한 게 아니에요. 왠지 모델로 인정받기보다는 다른 것들이 부각된다고 느껴져서요.”

★모델답지 않다고? 다른 가능성 오히려 더 많아

‘걸그룹 못지 않은 미모의 참가자’, ‘스타일 좋은 참가자’라는 말이 칭찬으로만 들리지 않는다는 정하은은 실제로 “마스크가 모델답지 않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톱 모델을 꿈꾸는 ‘도수코4’ 지원자로선 상처받을 만한 말이다.

“심사위원들께서 제가 ‘모델답지 않다’는 평가를 많이 했어요. 일단 얼굴이 그렇다고요. 그래서 저는 그만큼 가장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얼굴이 그렇다는 데는 어쩔 수 없잖아요.”


1m70이 조금 넘는 자신의 키가 톱 모델로서는 작다는 점을 일찌감치 알고 쇼핑몰 모델로 나섰을 만큼 정하은은 현실적이기도 했다. “쇼핑몰 모델로도 많이 화제가 됐죠. 처음엔 고정적인 월급을 받는다는 현실적인 부분 때문에 시작했어요. 톱모델로선 키도 작은 편이고 하니까요.”

모델답지 않은 마스크라거나, 런웨이에 서기엔 키가 작다는 점도 정하은의 끼를 감추지는 못했다. 지난해에는 제1회 한국제일미녀공회 미스 인터콘티넨탈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미스 인터콘티넨탈은 단순히 모델을 뽑는 대회가 아니라 ‘끼’를 보는 대회다. 중국에서 2주 정도 합숙을 해야 하며, 중국 측 심사위원 및 다양한 협찬사 인사, 디자이너 등이 심사를 한다.

“지난번에 미스 인터콘티넨탈 작년 챔피언으로서 올해 수상자에게 왕관 수여식을 했어요. 올 11월에는 작년 챔피언 자격으로 독일 세계대회에 출전해요. 미스 인터콘티넨탈에 나가게 된 것도 ‘도수코’와 관련이 있어요. 작년에도 사실 ‘도수코3’ 도전자로 합격을 했는데, ‘도수코3’ 일정과 쇼핑몰 해외 촬영이 겹치는 바람에 ‘도수코3’에는 못 나가게 됐어요. 속상했지만 그러다가 미스 인터콘티넨탈에 나가서 우승했으니 저에게는 좋은 일이었어요.”


아무리 ‘모델답지 않다’고 해도 정하은은 또 다른 가능성을 활용하고 싶은 희망에 부풀어 있다. “모델이 꼭 아니어도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일하고 싶어요. 모델 에이전시에 소속된 모델이라고 꼭 패션 모델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유명 톱 모델들도 방송인, 광고 활동 등으로 많이 진출하고 있어요. 저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경제TV 이예은 기자
yeeuney@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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