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창 W]중반 넘어선 국정감사

한창율 기자

입력 2013-10-2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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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정부 첫 국정감사가 열흘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국회가 행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해 도입된 국정감사이기 때문에 여야는 `민생국감` `정책국감`을 얘기했는데요.
하지만 여야 모두 정쟁에 휘말리면서 국정감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은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오늘은 중반을 넘어선 국정감사의 이모저모를 한창율 기자와 얘기해 보겠습니다.
<앵커>
국정감사 기간이 보통 20일 정도 진행되는데, 오늘이 열흘째네요. 오늘은 어떤 상임위에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네. 국정감사 열흘째인 오늘은 국방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등 상임위 다섯 곳에서 35개 기관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국방위원회에선 차기전투기, FX사업 원점 재추진 문제가 집중 거론되고 있고,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KBS 수신료 인상 문제와 공영방송 사장 선임 요건 강화 방안, 방송 공정성 논란 등이 주로 나오고 있습니다.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투자공사에 대한 국감을 진행 중인데요.
어제 사의를 표명하고, 국감 불출석 의사를 보인 최종석 한국투자공사 사장 퇴임 문제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앵커> 올해 국정감사는 유난히 증인출석이나 피감기관 문제로 좀 시끄러웠던 것 같습니다. 국정감사 기간을 감안하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올해로 25년째를 맞은 국정감사는 지난해보다 73곳이나 늘어난 630개 기관을 감사하는 헌정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정의 구석구석을 들여다 보고, 폭넓은 감사를 위해 피감기관들을 감사하겠다는 건데, 국정감사 기간 20일을 감안하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괜히 피감기관들을 괴롭히고, 한건주의식 폭로을 위해 국회의원들이 이를 악용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감사대상 기관들이 늘어나다 보니 증인과 참고인 수도 증가했는데요.
특히 기업인 증인 수는 일반 증인 4명 중 3명꼴을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었습니다.
어제도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이건희 삼성회장의 증인채택을 두고 여야가 입씨름을 벌이다가 결국 불발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런 기업인들 증인 채택으로 가장 관심이 집중된 상임위원회가 바로 정무위원회이지 않습니까. 동양 사태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분위기는 어땠나요.
<기자>
네. 이번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는 동양 국정감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가 너무 크고, 동양이 기업어음 CP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감독당국의 묵인과 청와대가 개입한 것 아니냐는 야당의 폭로가 이어졌기 때문인데요.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나온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시종일관 고개를 숙이면서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현재현 회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한 모습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많은 분들에게 피해를 끼쳐서 정말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죄송합니다. 그저 제가 남은 여생에 지상의 과제는 그 부분들의 피해를 어떻게 하면 최소화 하느냐가 제가 남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앵커> 동양 사태로 인한 감독당국의 책임론도 계속 제기되고 있는데, 어디까지 번지고 있나요.
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등 동양그룹과 연관이 있는 곳 모두가 그 대상입니다.
금융위원회는 동양그룹 사태와 관련해 감독과 규율면에서 일부 미진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고, 금융감독원도 감독기관으로써 제 역할을 못했다는 점을 사과했습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나왔던 여야 의원들 주요 발언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김재경 의원(새누리당)
"천명 가까운 사람들이 동양그룹 회사채와 기업어음 1조2천억원 정도를 사들였다고 합니다. 1인당 평균 2억4천3백만원, CP는 이게 투자 상품이라서 보호를 못받느 이런 상황이 됩니다."
민병두 의원(민주장)
"원래 작년 7월달에 동양그룹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작년 10월에 금융투자업 관련 규정을 개정 고시 할려고 했죠. 이를 알고 관련 규정을 조기에 개정 했다면 올해 신규 판매된 1조3천억원의 피해는 막을 수 있었겠죠. 근데 이런 저런 이유로 늦춘거 아닙니까"
<앵커> 특히 동양 사태를 두고 야당은 청와대 경제수석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 이런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왜 그런 건가요.

<기자>
네. 지난주 금요일 이었습니다.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시작이 됐는데요.
야당 의원들이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에게 지난 8월 동양그룹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청와대에서 경제수석를 만났냐고 물어봤는데, 최 원장이 오전에는 부인하다가 오후쯤 뒤는게 발언을 번복하면서 문제가 시작된 것입니다.
여기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그 자리에 같이 있었다고 말하면서, 신 위원장까지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야당 의원들을 즉각 정부가 뭔가를 감추기 위해 조직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국회에서 거짓말을 한 최수현 원장과 신제윤 위원장을 위증 혐의로 고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여기다 그 자리에 참석한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을 종합감사에서 증인으로 채택해 어떤 얘기가 오고 갔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주요 얘기들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현회장하고 만난 사실은 전혀 없으며, 동양에 시간 적 여유를 주자고 한적도 없습니다. (네 사람이 만난적이 없다는 거죠). " 현 회장하고 만난적 없습니다. (그럼 청와대 조원동 경제수석하고 같이 만난적 없나요. 산업은행장 하고) 저하고 일반적인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얘기를 한 적은 있습니다. 근데 동양그룹과 관련해서 시간적 여유를 주자고 한 적은 없습니다.(그러니까 네 사람이 만난적이 없습니까) 현 회장까지 만난적 없습니다."
<앵커> 이번 동양사태에 대한 국감은 앞으로 있을 종합감사에서도 계속 지적될 것으로 보이네요. 한 기자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도 정부정책에 대한 지적 사항이 많이 나왔죠.
<기자>
네. 기획재정위원회도 박근혜 정부의 재정정책과 조세정책을 두고 여야간 공방이 오고 갔습니다.
정부가 경제성장률을 과대 포장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세입 결손이 발생한다는 데 대해서는 여야가 문제 의식을 함께 했습니다.
특히 야당은 정부가 내년에도 국세 수입이 추경 대비 3.9% 증가할 것이로 예측했는데 올해 세수 결손 등을 감안할 때 이는 무책임한 예측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여당인 새누리당도 정부의 연말 경제전망 수정치 발표 시기를 12월초로 앞당겨 세입예산 심의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고, 국가재정법에 세계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세입 경정 등 추경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 밖에 기초연금과 관련해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도 난타전 양상이었죠.
<기자> 네. 복지부 국정감사 직전 여당에 제공한 `기초연금, 야당 의원 발언 대응` 문건을 두고 국정감사가 중단되는 파행을 사태도 벌어졌습니다.
복지부가 여당 의원실 요청에 따라 자료를 만들어 배포한 게 문제가 됐는데요.
민주당 등 야당은 피감기관인 복지부가 여당 의원들에게 지침을 준 거고, 국회 본회의에 대한 정면적인 도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결국 복지부 차관이 이 부분에 대해 반성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수습 됐지만, 종합감사에서 또 다시 제기될 수 있어 복지위 국정감사 파행 가능성은 여전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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