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시장 저점 통과··올해 글로벌경기 상승 국면"

입력 2014-01-02 15:32   수정 2014-01-0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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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증권 이석진> 2013년은 선진 증시의 승리와 원자재, 신흥 증시의 패배로 볼 수 있다. 현지 통화기준으로 보면 일본 증시가 제일 좋았지만, 달러 환산 수익률의 승자는 미국이다. 미국 증시는 29.3% 상승하면서 전체 세계 지수가 20% 상승하는데 공을 세웠다. 그 뒤로는 유럽, 일본이 25%로 2인자다. 반면 신흥국 증시와 원자재 지수는 고개를 들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MSCI 신흥국 지수는 연초대비 5% 하락했는데, 브릭스 국가의 부진이 큰 몫을 차지했다.

신흥국 증시의 부진은 기본적으로 성장 전망이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된 탓이 컸다. 이러한 신흥국 경제 성장의 기대 밖 부진은 고스란히 원자재까지 전달됐다. 원자재 지수는 4.2% 하락하면서, 3년 연속 하락했다. 금은 27% 하락했고, 옥수수는 40%, 산업 금속 지수는 8% 하락했다. 2013년은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된 한 해였다.

글로벌 금융 기관, 국내 금융 기관의 2014년 추천 상품은 미국 같은 선진국 관련 상품이다. 반대로 피해야 할 상품은 신흥국 채권, 원자재다. 2014년에도 안정적인 물가, 경제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선진국에 대한 전망이 좋은 것은 당연한 결과다. 문제는 전망들이 너무 일률적이라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이렇게 전문가들의 시각이 일치할 때에는 소수의 의견에 경청해야 될 필요가 있다. 최근 일각에서는 통계를 인용해 내년에도 선진 증시 강세의 가능을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통계는 기준에 따라 결론이 다를 수 있다. 가령 과거 미국 증시가 한 해 20% 급등한 사례를 보면 다음 상승 확률이 78%라는 통계가 있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지만 다른 사실적 통계를 보면 또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 미국 증시는 1990년 이후 연속으로 5년 이상 오른 이후에는 그 다음 해까지 오른 적이 없다. 2003년부터도 5년 연속 상승, 2009년부터도 5년 째 상승을 했다. 따라서 2014년에도 미국 증시가 오를 것으로 확신하긴 어렵다.

S&P500지수가 2년 연속 상승한 경우에도 그 이듬해에 상승할 확률은 58%, 평균 상승률은 3.3%다. 흥미로운 것은 역사적으로 이 지수가 연간 상승할 확률은 66%, 평균상승률은 7.2%다. 그러니까 2년 연속 크게 올랐던 S&P500지수가 2014년에도 상승할 확률은 적다. 선진 증시는 그동안 계속 좋은 이슈가 경기에 반영된 것을 보면 부진했던 증시, 원자재 쪽에서도 분명히 기회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자재 시장이 지난 3분기부터 바닥을 찍고 올라오는 것이 보이고 있기 때문에 원자재 시장은 현재 끝에 시작에 진입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가장 우려가 되는 귀금속 조차도 달러 강세 우려 공포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바닥을 확인하고 있다. 금 가격은 온스당 1,500달러의 지지선을 힘겹게 지키고 있다.

이는 과거에 지속됐던 가격 조정 국면이 지나가고 기간 조정에 돌입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가격 상승 모멘텀을 회복하기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추가 급락의 이유도 사라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금을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은 가격대에 들어 선 것이다. 최근 많은 소비자들이 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결과에서도 증거를 찾아낼 수 있다.

연말에 산업 금속을 중심으로 가격이 반등하면서 이제 시장이 양적완화 축소 이슈에서 벗어나 글로벌 경제 성장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경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는 것은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원자재에 대한 매력도가 높아지는 시점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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