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AFC개최국' 호주 쿠웨이트 대역전극, 그래도 빈틈 보인다

입력 2015-01-10 08:28   수정 2015-01-10 08:29

▲ 호주 쿠웨이트 4대1(자료사진 = FFA)


역시 개최국의 파워는 대단했다. 먼저 골을 내주고도 시원스럽게 뒤집는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데도 호주는 전반전이 끝나기도 전에 뒤집기에 성공했다. 우승 경쟁을 벌여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뒷심이 얼마나 좋은가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끌고 있는 호주 축구대표팀이 멜버른에 있는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막을 올린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2015 A그룹 개막전에서 미드필더 마시모 루옹고의 1득점 1도움 맹활약에 힘입어 4-1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호주 쿠웨이트 경기 시작 8분만에 코너킥 수비 장면에서 쿠웨이트의 가운데 수비수 후세인 파델에게 헤더 선취골을 얻어맞은 호주는 흔들렸다. 30분이 넘어가도록 쿠웨이트 골문 안으로 날아가는 유효 슛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한 것이다. 풀백들의 공격 지원도 미미했고 미드필더들의 과감한 몸놀림이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주저앉을 그들이 아니었다. 호주는 세 명의 미드필더를 역삼각형으로 배치해 보다 공격적인 변화를 꾀했다. 주장 마일 예디낙과 나란히 삼각형 밑변 역할을 맡았던 마시모 루옹고가 올라가서 역전극의 중심이 된 것이다.

33분, 프라니치의 오른쪽 스로인을 받은 마시모 루옹고는 기막힌 터닝 동작으로 쿠웨이트 수비수 둘을 따돌리고 간판 골잡이 팀 케이힐을 오른발 돌려차기 동점골을 이끌어냈다.

그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호주 쿠웨이트 전반전 종료 직전에 프라니치의 오른쪽 크로스를 받아 이마로 역전 결승골까지 터뜨렸다. 잉글리시 리그1(3부리그) 스원던 타운 소속으로 아시아 축구팬들에게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그가 단번에 주역으로 떠오른 것이었다.

호주는 후반전에도 두 골을 더 터뜨리며 대역전극을 완성시켰다. 62분에 주장 마일 예디낙이 크루즈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오른발로 성공시켰고 호주 쿠웨이트 후반전 추가 시간 2분만에 제임스 트로이시가 날카로운 왼발 슛으로 쐐기골을 넣었다.

이에 호주는 비교적 편안한 마음으로 10일(토) 낮 2시에 캔버라에서 열리는 같은 조의 한국-오만 경기를 지켜보며 전력 탐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프랑스 프로축구 올림피크 리옹, 파리 생 제르맹을 지휘한 경력이 있는 폴 르갱 감독의 오만이 뜻밖의 복병으로 떠오를 수 있는 구도이기 때문에 이들과 첫 경기를 치르는 한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55년만의 우승을 노리는 한국의 슈틸리케호는 호주 축구를 냉철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쿠웨이트가 어설프게 수비 전술을 들고나와서 대패를 자초한 것도 이유이지만 호주의 색깔 뚜렷한 공격 흐름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소속 팀 동료이기도 한 로비 크루즈를 포함해 쓰리 톱을 내세웠다.

노련한 골잡이 팀 케이힐이 공격 라인을 이끌었지만 포지션 변화의 폭이 좁다보니 쿠웨이트의 겹수비를 흔들어놓기까지 비교적 시간이 오래 걸린 편이다. 이것은 마시모 루옹고의 위치 변화처럼 미드필더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다.

또한, 드리블을 즐기는 축구보다 패스로 상대 수비를 흔드는 전술을 기본으로 하기에 제2, 제3의 요주의 인물이 빠져나가는 공간을 잘 살펴야 할 것이다. 듬직한 플레이 메이커 마일 예디낙이 중심을 잡고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고 토털 사커의 핵심인 커버 플레이가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전술적 준비가 필요하다.

아무리 개최국의 이점이 있다고 하지만 그들을 넘지 못하면 55년만의 우승 트로피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호주 수비가 측면이 허술한 것을 기억하고 잘 대응해야 할 것이다. 오른쪽 프라니치는 전반전에 만든 두 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낼 정도로 공격 가담이 훌륭하지만 왼쪽의 베히치는 상대적으로 모자라다. 왼발을 잘 쓰기는 하지만 원투 패스로 공간 침투를 노리면 충분히 간격이 벌어지는 약점을 드러냈다.

그리 위력적이지 않은 코너킥 세트 피스였지만 먼저 골을 내준 것만 봐도 정지됐다가 공격을 전개하는 순간에 집중력이 흐려지는 단점도 눈에 띄었다. 호주 쿠웨이트 후반전에도 그와 비슷한 양상에서 말도 안 되는 중거리슛을 얻어맞아 크로스바를 때리는 바람에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던 것이다.

한국의 슈틸리케호는 호주의 대승 소식에 심리적으로 흔들리거나 부담을 느끼지 말고 오만과의 첫 경기 승리를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 2015 AFC 아시안컵 개막전(A그룹) 결과(9일 오후 6시, 렉탱귤러 스타디움-멜버른)

★ 호주 4-1 쿠웨이트 [득점 : 팀 케이힐(33분,도움-마시모 루옹고), 마시모 루옹고(44분,도움-프라니치), 마일 예디낙(62분,PK), 제임스 트로이시(90+2분,도움-레키) / 후세인 파델(8분,도움-압둘아지즈 미샨)]

◎ 호주 선수들

FW : 로비 크루즈(72분↔네이선 번즈), 팀 케이힐(65분↔토미 유리치), 레키

MF : 트로이시, 예디낙, 마시모 루옹고(84분↔마크 브레시아노)

DF : 베히치, 스피라노비치, 세인스버리, 프라니치

GK : 매트 라이언

◎ 쿠웨이트 선수들

FW : 압둘아지즈 미샨(63분↔유세프 나세르)

MF : 파이살 자예드(46분-경고), 술탄 알 엔지, 알 마크시드, 알 에브라힘, 알 셰이크

DF : 알 카흐타니(74분↔바데르 무타와), 메사에드 알 엔지, 후세인 파델(18분-경고/57분↔아메르 마투크), 알 하제리

GK : 하미드 유세프

◇ A그룹 현재 순위표

호주 3점 1승 4득점 1실점 +3

쿠웨이트 0점 1패 1득점 4실점 -3

한국(경기 전)

오만(경기 전)

☆ 한국 - 오만(1월 10일 토 오후 2시, 캔버라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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