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현의 ‘펀드노트’] 97편. 투자는 셀프(Self)다

입력 2015-02-25 09:30  

20세기 초 월스트리트를 주름잡은 당대 최고의 주식투자자였던 ‘제시 리버모어(Jesse Livermore)’가 저술한 『주식 매매하는 법』에는 3일이 지난 시세표를 받아볼 만큼 오지(奧地)인 캘리포니아 산악지대에 사는 투자자 얘기가 나온다.


일 년에 두세 차례 자신이 과거 거래하던 샌프란시스코의 증권거래인에게 전화를 걸어 매매하는 것이 전부인 그가 높은 성과를 거두는 점을 호기심 있게 지켜보던 어떤 투자자가 그를 찾아가 물었다. “정보가 귀한 오지에서 어떻게 그런 투자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사업의 관점에서 투자합니다. 오지는 내게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줍니다. 진정한 시장의 움직임은 그것을 멈추기 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나는 오지에 머물러 있음으로 인해 이러한 움직임에 시간을 할애할 수 있습니다“


투자는 셀프(Self)다. 자신에게 적합한 방식을 택해 스스로 하는 것이다. 지인에게 전해들은 비밀정보(?)에 의지하거나, 남의 등에 올라타서 투자하는 추종매매는 일시적 성과로 만족해야 한다. 자신의 부를 궁극적으로 키우고 싶다면 스스로 지식을 쌓고 그 동력을 바탕으로 투자해 나가야 한다.


국내 펀드투자자들의 약 80%가 판매사를 직접 찾아 펀드에 가입한다. 그리고 이중 66.1%(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의 ‘펀드투자자조사’ 2014년)가 판매직원의 권유에 의해서 상품을 선택하고 투자방향을 정한다.


펀드에 관한 지식과 정보가 많이 부족한 초보투자자의 경우에는 펀드투자의 거의 전 과정을 판매자에게 의지하는 경우도 흔하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펀드의 기초 지식을 익히면 일정부분 자신의 의지가 반영된 투자를 할 수 있는 데 미리 겁을 먹고 피하는 측면도 적지 않다.


다른 투자 상품에 비해 펀드는 낯선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진입장벽(낯선 용어, 수익구조, 가입절차 등)이 존재한다. 하지만 한번만 제대로 익혀두면 반복 활용이 가능한 지식들이다. 다양한 유형의 상품과 수익구조들을 찬찬히 뜯어보면 기본적인 내용에서 조금씩 응용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모든 투자의 결과는 투자자의 몫이다.”라는 변할 수 없는 투자의 진실은 펀드라고 예외가 아니다. 운용사와 펀드매니저는 투자자의 자금을 최선을 다해 운용하는 역할을 담당할 뿐, 이들을 선택하고 소신껏 관리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나 아닌 누군가에게서 성공투자를 보장받으려 하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 성공투자를 보장하는 도깨비 방망이는 어디에도 없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귀동냥 투자’로 성공투자를 이루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반복된 실패의 원인이며 실패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기회마저도 버리는 일이다. 저비용, 편의성 등의 장점을 내세운 온라인 매매가 펀드시장에도 확산되고 있다. 갈수록 투자자의 자기책임은 늘고, 스스로 챙겨야 할 부분이 많아질 것이다.


좋은 펀드를 식별하고 펀드가 지닌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최소한의 명확한 근거를 스스로 가지기 전까지 경솔하게 펀드에 접근하는 일은 자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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