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분석] 추락한 리버풀, 젊은 로저스의 지휘봉은 무사할까?

입력 2015-05-01 14:31   수정 2015-05-02 15:14


▲ 로저스는 재능 있는 감독이지만 발전이 더 필요한 감독이기도 하다.(사진 = 리버풀 FC)


리버풀이 헐시티 원정경기에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4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승점 7점차. 맨유가 남은 4경기 중 2경기만 승리해도 리버풀의 4위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진다. 리버풀의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의미다.

지난 시즌 승점 2점차로 우승을 놓쳤던 리버풀이 한 시즌 만에 4위권 밖으로 밀려나자, 브랜던 로저스 감독에 대한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다. 루이스 수아레즈를 떠나보내긴 했지만, 여름 이적시장에서 1억 유로가 넘는 돈을 쓰고도 4위 안에 들지 못한 것은 감독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경영진의 신뢰 표시에도 불구하고, 현지 언론과 팬들 사이에서는 감독 경질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로저스 감독의 재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수아레즈를 보유하는 행운을 누렸음을 감안하더라도, 전 시즌 7위팀을 2위로 끌어올리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뚜렷한 축구 철학, 위기를 벗어나는 전술적 역량, 과감하게 변화를 줄 줄 아는 결단력을 갖춘 그는 분명 리그에서 가장 재능 있는 감독 중 한 명이다.

문제는 로저스 감독이 과연 리버풀을 우승으로 이끌 수 있는 감독인가 하는 부분이다. 지난 시즌 리버풀은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전력의 완성도라는 측면에서는 부족함이 있었다. 공격적으로는 수아레즈의 능력에 의존한 경향이 있었고, 수비적으로는 리그 8위에 해당하는 높은 실점률을 지닌 팀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올 시즌 로저스 감독은 지난 시즌 드러났던 문제점을 전혀 해결하지 못했다.

수아레즈가 빠진 공격은 조타수를 잃은 배처럼 표류했다. 수아레즈의 볼 소유 능력으로부터 파생되는 다양한 공격 루트와 넓은 공간이 사라지면서 리버풀은 개인 능력 위주의 단순한 패턴으로 일관했고, 설상가상으로 다니엘 스터릿지마저 시즌 대부분을 결장하며 득점 기회를 골로 연결시키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시즌 2.66골이었던 경기당 평균 득점이 올 시즌에는 절반 수준(1.38골)으로 뚝 떨어진 상태. 지난 시즌 내내 수아레즈에 대한 과도한 의존 문제를 지적받고도 끝내 해결하지 못한 점은 로저스 감독의 평가를 낮추는 대목이다.

수비는 더 심각하다. 2012년 6월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은 이래, 단 한 시즌도 안정된 수비력을 보여준 적이 없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들어 데얀 로브렌과 알베르토 모레노, 하비에르 만키요, 엠레 찬을 보강했음에도 수비력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선수의 문제 이전에 로저스 감독의 수비 조직력 구축 능력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이번 헐시티 전에서도 리버풀 수비진은 공간 배분, 일대일 마크, 오프사이드 트랩 등 다양한 부분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위기를 자초했다. 리버풀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수비 조직력 향상이 필요하지만, 지난 세 시즌 동안 로저스 감독은 수비 조직을 구축하는 데는 재능이 없음을 보여줬다. 리버풀 팬들이 걱정스러워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수아레즈라는 세계 최고의 선수를 떠나보냈다는 점, 지난 시즌 22골을 넣으며 리그 득점 2위에 올랐던 스터릿지가 시즌의 대부분을 병원에서 보냈다는 점 등 로저스 감독에게는 변명의 여지가 충분하다. 다만 그 모든 조건을 계산에 넣더라도 세 시즌 연속 개선되지 않은 수비력과 수아레즈 이적 후 1골 이상 떨어진 공격력 문제는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젊고 재능 있는 감독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줄지 아니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과감한 변화의 칼을 꺼내들지, 리버풀의 결정이 궁금해진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