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백골 여중생, 백골 아닌 '미라'…사망사실 숨기려 미라로 만들어

입력 2016-02-04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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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아버지가 중학생 딸을 때려 숨지게 하고 11개월 가량 방치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부모가 시신이 발각되지 않기 위해 고온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며 미라 상태로 만든 정황이 포착됐다.

3일 경기도 부천의 한 다세대 주택 2층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여중생 C(14)양은 성인 2명이 누우면 가득 차는 비좁은 방에 이불 위에서 속옷 하의만 입은 채 하늘을 바라보는 자세로 누워 있었다.

방에는 방향제와 향초가 있었고 습기 제거제 5개가 방문 근처 등 주변에 놓여 있었다.

방 바닥에는 염화칼슘으로 보이는 흰색 가루가 흩뿌려져 있었다.

경찰은 목사 아버지 A(47)씨가 딸을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건조시켜 악취 등을 제거해 이웃들의 의심을 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영식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학부 부장은 4일 "C양에 대한 정확한 사인과 시신이 미라 상태가 된 이유를 조사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이집트처럼 고온건조한 환경이라면 시신이 미라처럼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C양의 시신이 밀랍 상태가 된 데는 방 안의 습기를 제거해 조성한 건조한 환경 탓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웃들은 시신이 11개월이나 집에 방치됐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웃 최모(59)씨는 "C양이 저 집에 살았었는지도 몰랐다. 저 집에서 다투는 소리를 듣거나 악취를 느낀 적도 없다"며 "이런 끔찍한 일이 이웃집에서 벌어져 당혹스럽고 무섭다"고 털어놨다.

일부 이웃은 C양의 시신이 발견된 주택에서 밤마다 환풍기 소리가 들렸는데 시신 악취를 제거하려고 한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의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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