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권자들이 지난달 금리를 동결하면서 지난해 제시했던 금리 인상 계획의 변경도 논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18일 (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담긴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록을 공개했다.
회의록을 보면 FOMC 위원들은 "연방기금금리 목표치의 적절한 (향후) 경로에 대한 이전의 시각을 바꿔야 할지"에 대해 논의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25~0.5%로 올리면서 올해 네 번 금리를 더 올려 기준금리를 최고 1.5%로 높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금리인상 이후 국제유가가 20%가량 더 떨어진데다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함께 흔들렸고, 현재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두 번가량만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형성돼 있다.
특히 회의록에는 FOMC 위원들 역시 지난달 금리 결정 과정에서 "일부 외국에서의 상당한 경기 약화 가능성과 더불어, 상품시장과 금융시장의 (부정적) 변동이 (미국) 국내에서의 경제 활동에 추가 제약을 가할 잠재적 요인이 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많은 위원들은 이런 외부 상황 변화가 "(미국 경제) 전망에 하향 압력을 더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나 FOMC 의원들은 이런 외부 요인들이 미국 경제활동에 미칠 전반적 영향을 "불분명하다"고 판단했고, 이런 요인들 때문에 중기적인 경제 전망을 바꾸는 일은 "성급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물가 전망에 대해서도 FOMC 위원들은 "위원회(FOMC)의 목표치(2%)까지 상승률이 높아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걸릴 것"이라는데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FOMC 위원들 중 대부분은 이런 상황에도, "일단 에너지 가격과 비에너지 부문 수입물가가 안정되면 물가는 점진적으로 오르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결국 통화정책 결정권자들은 앞으로 "통화정책의 입장을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게 적절하다"는데 동의하면서, "조정의 시점과 속도가 앞으로의 경제·금융시장 변동과 그 변동이 중기적인 경제전망에 미치는 영향에 의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준에서 정해진 금리인상 경로를 고집하는 일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금융시장 측의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 FOMC 위원들은 금융시장 역시 연준이 경제지표에 의존하는 통화정책 시행 방침을 지키고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회의록은 "두 명 가량의 참가자(FOMC 위원)는 통화정책이 경제지표에 의존한다는 점을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완전히 받아들이고 있는지에대해 의심을 표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한 FOMC는 3월 16일 다음 번 정례회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이 미국 국채선물 가격 동향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을 보면 3월 FOMC 정례회의에서도 금리가 동결될 확률이 93.8%로, 1개월 전의 69.4%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이는 금융시장에서 사실상 3월 정례회의에서도 기준금리가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미 연준 내부에서도 상반기 중에 금리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장은 전날 연설에서 "두 번째 금리인상이 실시되기 전에 충분히 설득력 있는 물가지표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신중할 것"이라며, 미국의 물가가 "올해 하반기가 돼야 충분히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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