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대표팀, 베트남에 4-0 완승… '유종의 미' 거뒀다

입력 2016-03-09 20:21  

▲사진 = 대한축구협회

오사카에는 꽤 많은 봄비가 내렸다. 그라운드 곳곳에 빗물이 고여 선수들이 원하는 그라운드 패스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올림픽 본선과는 거리가 먼 두 팀의 마지막 예선 일정이었지만 압바이 나이두(싱가포르) 주심의 90+3분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양팀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뛰었다. 이것이 바로 ‘유종의 미’였다.

윤덕여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9일 오후 4시 35분 일본 오사카에 있는 얀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6 리우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베트남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4-0으로 완승을 거두고 대회를 모두 마쳤다.

다섯 경기 중 무려 네 경기가 이틀만에 열리는 빡빡한 일정이었기 때문에 선수들은 지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앞선 두 경기에 비해 이어진 두 경기에서 모두 패했기 때문에 태극낭자들은 첫 번째 올림픽 본선 진출 꿈을 접어야 했다. 그래서 우리 선수들은 어깨가 축 처진 상태로 그라운드에 입장할 줄 알았다. 기우였다. 그녀들은 어느 때보다 진지한 경기 자세로 최선을 다해 뛰었다. 센터백 두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앞 경기들에서 주축 멤버로 뛴 얼굴들이었다. 비를 흠뻑 맞으며 경기장을 누벼야했지만 누구 하나 꾀를 부리는 선수는 없었다. 그래서 더 안쓰러워 보였다.

태극낭자들은 경기 시작 후 7분만에 선취골이자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오른쪽 측면에서 지소연이 부드러운 드리블과 정확한 크로스 실력을 뽐냈다. 그녀의 연결을 받은 수비수 임선주가 헤더로 시원하게 베트남 골문을 뒤흔든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이민아와 나란히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면서 날카로운 패스 실력을 자랑한 지소연이 비록 득점 기록을 직접 남기지는 못했지만 이 공격 포인트로 2일 열린 일본과의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넣지 못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지소연은 이 선취골 이후에도 빼어난 공격 전개 능력을 자랑하며 묵묵히 동료들을 빛냈다. 83분에 이소담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벤치로 물러날 때까지 지소연의 역할은 늘 그랬듯이 절대적이었다. 57분에 주장 조소현이 오른쪽 끝줄 앞에서 올려준 공을 받아 오른발 발리슛으로 추가골을 노렸지만 베트남 골키퍼 탕 티 키우 트린의 발 끝에 걸린 순간이 야속할 뿐이었다.

우리 선수들은 18분에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전가을이 왼쪽 측면에서 시원하게 감아올린 프리킥 세트 피스 상황에서 센터백 신담영이 헤더로 추가골을 노렸는데 베트남 골키퍼 탕 티 키우 트린에게 걸렸다. 하지만 곧바로 흘러나온 공을 신담영의 파트너 임선주가 오른발로 차 넣었다. 여자축구 골 넣는 수비수로 각인된 임선주의 빼어난 위치 선정 능력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전반전을 2-0으로 마친 우리 선수들은 후반전에도 비 내리는 그라운드 조건 위에서 최대한 정확한 패스로 공격을 풀어가고자 노력했다. 68분에 추가골이 터졌다. 3분 전에 유영아 대신 들어온 왼쪽 날개공격수 이금민이 베트남 수비수가 잘못 걷어낸 것을 오른발로 정확하게 차 넣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도 지소연의 찔러주기 실력은 매우 위력적이었다.

태극낭자들의 이번 대회 마무리 골은 85분에 역습으로 만들어냈다. 왼쪽 풀백으로 뛴 장슬기가 절묘하게 넘겨준 패스가 베트남 수비수들이 만든 오프사이드 함정을 보기 좋게 허물었고 이 공을 받아 상대 골키퍼까지 따돌린 전가을이 왼발 밀어넣기를 성공시켰다.

이번 대회를 통해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 바로 장슬기였기에 이 마무리 골 어시스트는 더욱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새 시즌을 앞두고 미국 여자프로축구팀 웨스턴 뉴욕 플래시로 임대 생활을 시작하는 언니 전가을을 위한 선물이기도 했다.

측면 날개공격수와 양쪽 풀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보기 드문 멀티 플레이어이기에 22살 장슬기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장슬기의 동갑내기 이금민도 애매한 스트라이커라는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이번 대회에서 윤덕여 감독 덕분에 왼쪽 날개공격수로 변신에 성공했다. 위치 선정 안목이 뛰어나고 자신감 넘치는 드리블과 과감한 슛 동작이 득점 기회를 여러 차례 만들어낸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은 듯하다.

이제 태극낭자들은 10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돌아와 14일(월)부터 개막하는 2016 WK리그에 각 소속팀으로 합류한다. 14일 오후 7시 인천 남동아시아드경기장에서 3연패의 위업을 이룬 인천 현대제철이 서울시청을 불러 시즌 첫 경기를 펼치게 된다.

22016 리우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결과(9일 오후 4시 35분, 얀마 스타디움-오사카)

한국 4-0 베트남 [득점 : 임선주(7분,도움-지소연), 임선주(18분), 이금민(68분), 전가을(85분,도움-장슬기)]

한국 선수들
FW : 유영아(65분↔이금민)
AMF : 정설빈, 지소연(83분↔이소담), 이민아(59분↔이영주), 전가을
DMF : 조소현
DF : 장슬기, 신담영, 임선주, 서현숙
GK : 김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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