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놓친 한진해운 사태…물류대란에 수출도 '흔들'

정경준 기자

입력 2016-09-13 15:46   수정 2016-09-1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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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상단> 한진해운 컨트롤타워 `실종`
수출업체 피해 `눈덩이`

<앵커>

초기대응 실패에 더해 추가 대책 마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한진해운發(발) 물류대란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당장, 수출입 기업인 화주들의 피해는 눈덩이 처럼 커지고 있고, 특히, 수출 물량 운송에 차질이 일면서 우리나라 수출 전반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정경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한국에서 베트남 호치민으로 원부자재를 보내 가공 수출하고 있는 한 섬유업체.

부산에서 중국 샤먼항을 거쳐 호치민으로 향하는 한진해운 선박에 30만 달러 어치 수출 화물을 실어보냈지만 깜깜 무소식입니다.

샤먼항에서 선박이 수일째 억류되면서 현재 베트남 공장은 가동이 중단된 상태.

납기 지연과 이에 따른 바이어들의 클레임 등은 차치하더라도 대체품의 항공운송료 등만 현재 거액의 추가 비용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화장품 수출업체인 E사의 사정은 더 어렵습니다.

부산에서 파나마운하를 거쳐, 최종 목적 항만이 미국 롱비치로 가는 한진해운 선박에 42만 달러 어치 화장품을 실어 보냈는데, 현재 이 선박은 파나마운하를 통과하지 못하고 표류중입니다.

파나마운하 통행료 미납으로 운하 통과가 승인되지 않으면서 제품의 기능 저하에 따른 상품 전체에 대한 폐기 처분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벌써 10여일이 지났지만, 한진해운발 물류대란 충격파는 오히려 더 확대되고 있습니다.

현재 무역협회에 신고된 피해건수만 352건으로, 피해가 우려되는 화물금액은 1억3천만 달러에 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무역업계 관계자
"물건의 소재지 확인이 안되고 있고, 접안을 해도 물건을 내려야 하는데 누구 돈으로 할 것인가를 놓고 싸우고 있다."

실제, 일부 항만에서는 하역이 완료됐더라도 컨테이너가 항만 밖을 벗어나 해당 목적지로 가지 못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하역비와는 별도로, 항만 이용료와 그간의 연체료 등을 놓고 컨테이너 자체에 압류 조치가 일면서 빈 컨테이너를 가져와야 물건이 실린 컨테이너를 내주는 상황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당장 수출 차질 우려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9월들어 지난 10일까지 수출액은 135억3,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습니다.

특히, 지난 2015년 같은 기간 140억3,100만 달러로 14.3%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해운업계에선 물류대란을 막기 위한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우려감이 팽배합니다.

[인터뷰] 해운업계 관계자
"(물류대란 해소를 위한 대책이) 너무 느리다. 반쯤 기울어져 있느데 좀 지나면 완전 뒤집어진다. 점점 피해는 커진다. 신속하게 국책은행이 돈을 태워서 최소화하는 선에서 막아야 한다. 막고 나서 네탓공방은 그 다음에 해도 된다."

한편, 현재 한진해운 선박 가운데 압류나 해상에서 대기중인, 비정상 운행 선박은 총 93척(컨테이너선 79척, 벌크선 14척)으로, 한진해운 전체 선박의 70%에 달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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