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해외 신약개발 중단 '쇼크'…글로벌 M&A·경쟁 의약품 '좌우'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16-09-30 14:34   수정 2016-09-3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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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주요 제약사의 글로벌 신약개발 프로젝트가 줄줄이 실패의 쓴 맛을 보고 있습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은 한미약품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은 표적항암제(HM61713, 성분 올무티닙)에 대해 개발을 중단한다고 통보했습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한미약품과 지난해 7월 폐암치료 항암제인 `올무티닙`에 대해 계약금을 포함, 총 8,5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베링거인겔하임측은 "올무티닙의 임상데이터 재평가와 폐암 표적항암제의 최근 동향, 미래 비전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개발 중단 이유를 밝혔습니다.
제약업계는 베링거인겔하임 결정에 대해 글로벌시장에서의 폐암치료제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을 고려한 선택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올무티닙은 EGFR(표피성장인자수용체) 변이세포에 대해 선택작용을 하는 폐암치료제로, 3 세대 EGFR 저해제 기전의 폐암치료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Tagrisso)와 경쟁 의약품입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시장 허가를 받은 타그리소는 올해 3억 달러에서 2020년 14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블록버스터 제품입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글로벌 임상시험에 성공하더라도 아스트라제네카와 또 한 번 판매 경쟁을 치뤄야하는 입장에 처한 것입니다.

이에 앞서 동아에스티는 지난 7월 미국 제약사 토비라(TOBIRA)가 개발중인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의 임상2상 시험에 실패했습니다.
이처럼 국내 제약사들은 이번 한미약품과 같은 유사한 사례를 종종 겪어 왔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과거 대규모 기술수출에 성공했던 동화약품일양약품, 한화케미칼 등은 다국적 제약사들의 M&A와 개발 이해관계에 따라 기술수출 계약이 중단된 적이 있습니다.
동화약품은 지난 2007년 P&G와 5억 1,000만달러 규모의 퀴놀린계 향균제 후보물질(DW1350)을 기술 수출한 후 2010년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습니다.
당시 P&G는 전문의약품 사업부를 다국적제약사 워너칠콧에 매각했으며, 인수한 워너칠콧측에서 동화약품의 신약후보물질 개발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일양약품도 2008년 위궤양 치료제인 `일라프라졸`의 해외 임상시험을 주도했던 미국 탭(TAP)사와 용량 결정에 대한 갈등이 깊어지면서 신약개발을 접었습니다.
한화케미칼은 2011년 독일 머크와 류마티스 관절염치료 바이오시밀러인 `엔브렐`의 글로벌 임상과 생산을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지만, 불과 1년여만에 개약을 해지했습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국내 신약후보물질에 대해 기술이전을 받은 후 개발 단계에서 글로벌 경쟁의약품이 등장할 경우 사업성을 따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임상단계에 본격 진입한 후에도 경쟁의약품 대비 약효와 독성, 부작용 문제 등에 대해 뛰어난 효과를 보이지 않을 경우 개발 중단을 선언하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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