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 화재’ 운전기사 가장 먼저 탈출…무리한 끼어들기까지 ‘과실’ 인정

입력 2016-10-17 12:46   수정 2016-10-17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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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화재 사고를 낸 운전기사가 출발 전 탈출용 망치 위치를 승객에게 안내하지 않고, 사고 당시 가장 먼저 탈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 울주경찰서 수사본부는 운전기사 이모(48)씨가 "출발 전 탈출용 망치 위치 등을 승객에게 알린 적이 없다"며 안전 관리 소홀을 일부 인정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또 운전기사 이씨가 사고 직후 가장 먼저 탈출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씨가 "탈출 직후 승객들에게 `이쪽(운전석 뒤 깨진 창문)으로 탈출하라`고 소리쳤다`"고 진술했으나 이씨가 적극적으로 구조 활동을 했는지는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

또한 이씨는 "타이어 펑크가 나서 차가 2차선으로 쏠렸다"는 최초 진술을 바꿔 "울산으로 진입하려고 차선변경을 하려 했다"며 끼어들기를 한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은 사고 지점이 관광버스의 목적지인 울산으로 진입하는 언양분기점 앞 500m라는 점을 근거로 이씨의 급작스러운 끼어들기가 사고의 주요인이 아닌가에 무게를 두고 수사해왔다.

CC(폐쇄회로)TV 영상을 통해 확인된 사고 모습에서도 관광버스가 경주에서 울산 방향 1차선으로 속도를 내며 가다가 앞서 2차선으로 달리던 다른 버스 2대 사이로 들어간 직후 2차선과 공사구간인 갓길 사이 콘크리트 방호벽을 들이받고 불이 난다.

경찰은 관광버스 블랙박스가 소실된 상황이어서 사고 당시 주변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찾고 있으며, 부상자 등을 상대로 사고 당시 정황을 확인할 예정이다.

수사초기부터 줄곧 "타이어 펑크"를 주장하던 운전기사가 차선변경을 위한 끼어들기를 시인하면서 앞으로 경찰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유족과 피해자모임은 "이번 사고는 운전기사의 과실과 별도로 사고 경력자를 채용한 관광버스업체 태화관광 측에 책임이 있다"며 "태화관광 측이 처벌을 받지 않으면 장례를 치를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 오후 10시 11분께 경부고속도로 부산방면 언양분기점 500m 앞 지점에서 관광버스가 콘크리트 가드레일을 들이받으면서 화재가 발생해 승객 등 10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했다.

승객들은 대부분 한화케미칼의 50∼60대 퇴직자 모임인 `육동회` 회원들이며 부부 동반으로 4박 5일 중국 장자제 여행 후 돌아오다가 사고를 당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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