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검 "카리스마vs로맨틱한 연기, 제가 더 어려웠던 건"[인터뷰]

입력 2016-11-01 13:59   수정 2017-05-1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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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응답하라1988(이하 `응팔`)`로 주목받았던 배우 박보검, 이제는 그 인기를 훌쩍 넘어섰다. `착한 배우`라는 수식어는 이제 식상할 정도다. `엔딩 요정, `보검매직` 등 더 많은 별명도 생겼다. 최근 종영한 KBS `구르미 그린 달빛(이하 `구르미`)`에서 세자 이영 역을 맡은 그를 최근 삼청동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응팔`때 보다 인기가 더 많아졌다. 실감하는가?
A. 이렇게 큰 사랑을 받아도 되나 싶고 더 조심스러워진다. 포상휴가를 갔을 때 필리핀에서 가장 크게 느꼈던 것 같다. 나는 필리핀에서 활동해 본 적이 없다. KBS 월드를 통해서 우리 드라마를 봤다고 하더라. 공항에 팬들이 정말 많이 나와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했는데 너무 격하게 좋아해주시면서 다가와서 펜스가 무너지고 사고가 날 정도였다. 경복궁에서 팬사인회를 할 때도 팬이 많이 와서 인사를 하면 사고가 날 것 같았다. 사람 많은 데 가면 인사하고 싶고 눈도 한 명 한 명 다 맞춰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게 안타깝긴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Q. `응팔`과 비교해서 가장 달라진 게 있다면?
A. 나는 똑같은 것 같다. 아직도 내 자신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구르미`를 통해서 사극을 처음으로 했다. 처음에는 설레는 마음으로 도전하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연기를 하면서 중심이 잘 안 잡히기도 했고, 빠져들지 못해서 갈팡질팡하곤 했다.
Q. 카리스마 있는 모습도 보여줬고, 로맨틱한 모습 역시 표현했다. 뭐가 더 어려웠나?
A. 나는 액션이 가장 어려웠다. 처음에 액션 스쿨을 가다가 이영에 대해서 중심을 못 잡으니까 액션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더라. 작가, 감독님과 만나면서 리딩하고 회의를 했지만 어떤 톤이 맞는 건지 모르겠고 다른 작품을 찾아보며 분석했다. 그래서 액션이 아쉽다. 좀 더 액션 연습을 많이 했으면 더 멋지게 나올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Q. 이영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다른 작품을 참고한 건가?
A. 아니다. 캐릭터 분석은 대본으로만 했다. 다른 작품을 보면 내 캐릭터가 흔들리니까. 그리고 누군가의 모방이 될 것 같아서 어려웠다. 사극에 대해서 감을 잡기 위해서는 `성균관 스캔들`을 보기도 했고, `해를 품은 달`에서 유정이의 풋풋한 모습도 보면서 웃기도 했다. 타 사극에서 왕세자, 왕의 모습을 캐릭터에 참고하기는 했지만 이영 캐릭터를 만드는 데는 대본에 충실했다. 내 연기에 확신이 안 서니까 그 어떤 걸 봐도 충족이 안 되더라.

Q. 그럼 이영 캐릭터에 확신이 드는 때는 언제였나?
A. 촬영하다가 재촬영 한 부분도 있었다. 그정도로 초반에는 좀 헤맸지만, 구덩이 씬 촬영하면서 이영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그때부터 빠졌던 것 같다.
Q. 가장 마음에 드는 대사가 있나?
A. 유정이에게 말하는 부분인데 `이영이다 내 이름`라는 대사가 가장 마음에 든다. 처음으로 내 이름을 물어본 사람이기도 했고, 다 `세자저하`, `화초저하`, `망나니`라고 불렀다. 본명을 처음 불러준 사람이 라온이라서 그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재촬영한 장면은 어느 부분인가?
A. 편전 장면을 재촬영했다. 찍고 나서 모니터링하는데 내가 봐도 별로더라. 국밥집에서 삼놈이와 이야기하는 부분도 역시 다시 찍은 거다. 그 장면을 내가 가지고 놀지 못했다. 한 대사를 해도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길 원했는데 나는 너무 1차원 적이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서 한 장면, 한 대사에 있어서 줄 수 있는 다양한 매력을 캐치할 수 있는 능력을 얻었다.
Q. `엔딩요정`, `보검매직` 등 수식어가 많았다. 어떤 수식어가 제일 좋나?
A. 그만큼 관심을 가져주고 사랑해주니까 별명도 많이 탄생한 것 같다. `보검매직`이 KBS `1박2일`에 출연한 이후 나온 말인 것 같다. 나는 그 수식어가 가장 마음에 든다.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었는데, 그 단어가 딱 그 의미라서 만족한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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