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의붓딸 방치해 숨지게 한 계모 구속…法 "중대범죄"

입력 2017-03-17 16:57  



지적장애가 있는 9살 의붓딸을 화장실에서 밀어 다치게 한 뒤 장시간 방치해 숨지게 한 30대 계모가 구속됐다.

청주지법 이광우 부장판사는 17일 살인 혐의를 받는 손모(34·여)씨에 대해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부장판사는 "범죄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에 충분하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청주 청원경찰서는 손씨가 자신에 의해 다친 의붓딸 A(9)양을 방치해 사망에 이르렀다고 판단, 손씨에게 미필적 고의에 의한 부작위 살인죄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애초 손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으나 보강 수사를 통해 적용 죄명을 살인죄로 바꿨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손씨는 지난 15일 오전 7시 30분께 청원구 오창읍 아파트 화장실에서 A양의 가슴을 손으로 밀쳤다.

균형을 잃은 A양은 쓰러지면서 욕조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쳐 크게 다쳤다.

손씨는 A양 학교 담임교사에게 이날 오전 8시 40분께 문자를 보내 `아이가 아파가 학교에 못 갈 것 같다. 병원에 데리고 가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손씨는 A양이 방으로 가 누운 뒤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고, 이날 오후 3시 30분께 A양이 숨진 사실을 뒤늦게 발견했다.

경찰 신고는 오후 6시 53분께 퇴근한 남편 B(33)씨가 숨진 딸을 보고 이뤄졌다.

검안의는 A양이 지주막하 출혈로 사망했다는 소견을 냈다.

손씨는 상해치사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딸이 넘어진 후 눈에 띄는 외상이 없어 방에서 쉬도록 한 것이지 방치한 게 아니다"라면서 살인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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