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바이오] 다국적사 주도 만성B형 간염치료제시장…토종약 당찬 도전

박승원 기자

입력 2017-05-1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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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오늘은 박승원 기자와 토종 신약에 대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근 국내 한 제약사가 B형 간염치료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는데요. 어느 제약사가 어떤 제품을 개발한건지 자세히 짚어주시죠.

    <기자>

    네. 지난 월요일이었죠. 일동제약은 최근 임상 3상을 마친 B형 간염 치료제 '베시보정'(성분 : 베시포비르디피복실말레산염)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산 28호 신약으로 품목허가를 받았습니다.

    '베시보정'은 성인을 대상으로 만성 B형 간염 치료에 사용하는 의약품인데요. B형 간염바이러스(HBV) DNA 합성을 억제해 만성 B형 간염을 치료합니다.

    '베시보정'은 앞서 LG그룹 계열 제약사 LG생명과학, 현재의 LG화학이 동물실험인 전임상부터 임상 1~2상까지 완료한 뒤, 일동제약이 2012년 임상 3상 전개와 상용화를 위해 사들인 신약인데요.

    임상시험 중간에 임상시약 제조시설이 변경되면서 일동제약은 '베시보정'에 대해 임상 1상과 3상을 함께 전개해왔고, 결국, 5년만에 상업화 단계에 도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국내에서 개발한 B형 간염 치료 신약으론 지난 2006년 허가받은 부광약품의 '레보비르캡슐'에 이어 두 번째이며, 일동제약에겐 창립 76년만에 개발한 1호 신약입니다.

    <앵커>

    국내 한 제약사가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는 것 외엔 솔직히 크게 다가오지가 않는데요. B형 간염치료 신약 개발 성공이 어떤 의미가 있는건가요?

    <기자>

    네. 만성 B형 간염은 B형 간염 바이러스의 감염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간의 염증성 질환입니다.

    쉽게 피곤함을 느끼거나 식욕부진, 오른쪽 윗배 통증이 주요 증상인데요.

    증상만 보면 별거 아니게 볼 수 있겠지만, 만성이 지속되면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실제 국내에서 10세 이상 인구의 약 3%가 B형 간염에 걸렸고, 만성 B형 간염자의 약 25% 정도가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숨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 40대 성인 남성의 최다 사망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만성 B형 간염입니다.

    이처럼 심각한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B형 간염 치료제시장은 다국적제약사들이 잠식하고 있습니다.

    과거엔 영국의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 GSK의 '제픽스', '헵세라'가 시장을 주도했지만, 이후엔 다국적제약사 BMS제약의 '바라크루드'가 나오면서 주도권이 넘어갔습니다.

    이후엔 다국적제약사 길리어드의 '비리어드'가 나오면서 두 회사의 제품이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습니다.

    현재 B형 간염 치료제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2,500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바라크루드'의 매출액은 1,500억원, '비리어드'가 9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국산 신약으론 앞서 말씀드린 부광약품의 '레보비르'가 있지만, 근육병 부작용 등 한계를 노출하며 시장의 외면을 받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제품이 바로 일동제약의 신약 ‘베시보정‘입니다.

    다국적제약사가 독점을 하다시피한 국내 B형 간염 치료제시장에 국산 토종 신약이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겁니다.

    이미 일동제약의 베시보정은 지난달 열린 네덜란드 국제간학회서 비리어드와의 비교해 신장 독성 등 부작용이 적으면서 효과는 같다는 점을 입증한데다 국산 토종 신약이라는 점에서 소위 ‘프리미엄’ 효과를 볼 것이란 분석입니다.

    <앵커>

    이번 신약의 탄생으로 B형 간염 치료제시장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네요. 그런데 아직 넘어야 할 산도 많다구요?

    <기자>

    네. 일동제약은 올해 하반기 베시보정을 정식 출시하고, 국내에서 매출 1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키울 것이란 계획이지만,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도 많은 게 사실입니다.

    먼저 내성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베시보정이 바라크루드와 비리어드와 비교해 약물의 우수성은 확인됐지만, 환자에게 장기 투여시 발생할 수 있는 내성 문제는 해결해야 하는 숙제입니다.

    경쟁 치료제의 무더기 등장으로 인한 베시보정의 약가 책정 압박이 커지는 점도 부담이란 지적입니다.

    베시보정은 국산 신약인 만큼 약가 산정시 우대를 받을 수 있고, 연구개발비 보전과 해외수출을 고려하면 일동제약으로선 낮은 약가를 받기 곤란한 상황입니다.

    문제는 올해 11월 베시보정의 경쟁 치료제인 비리어드의 특허가 만료가 된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되면 가격이 낮은 제네릭 즉, 복제약이 무더기로 출시가 될 것이고, 앞으론 비리어드의 약가는 점점 낮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경쟁을 펼치기엔 약가가 걸릴 수 밖에 없다는 진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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