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골프장 납치, 골프연습장 노렸던 속사정

입력 2017-07-0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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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골프장 납치 A부터 Z까지…9일간 국토종단 도주극
창원 골프장 납치 사건은 도대체 왜 발생한 것일까.

창원 골프연습장 주부 납치·살해 용의자로 경찰이 지목한 심천우(31)·강정임(36·여)이 3일 오전 결국 붙잡혔다. 사건이 발생한 지 9일, 경찰이 두사람 이름과 얼굴을 공개수배한 지 6일 만이었다. 시민 제보였다.
이에 따라 지난달 27일 먼저 붙잡힌 심 씨 6촌 동생(29)을 포함해 골프연습장에서 주부를 납치·살해하고 시신을 버리는 데 가담한 것으로 경찰이 파악한 공범 3명이 모두 체포됐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서울에서 두 사람을 압송해 온 뒤 범행동기와 행적 등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혼성 3인조는 지난달 24일 오후 8시 30분께 창원시내 한 골프연습장 주차장에서 골프 연습을 마친 주부 A(47·여)씨를 납치했다.
3명은 주차한 자신의 외제 승용차에 오르려는 A씨를 "저기요"라며 불러세웠다. 이어 바로 옆에 주차해 놓은 자신들의 스포티지 차량에 강제로 태웠다.
경찰은 먼저 붙잡은 심 씨 6촌 동생 진술을 바탕으로 일단 심천우가 혼자 A씨를 살해한 것으로 파악했다.
심천우와 6촌 동생은 A씨를 납치한 후 스포티지를 몰고 경남 고성군으로 향했다.
강정임은 경찰 수사에 혼선을 줄 목적으로 A씨가 타던 외제 승용차를 창원시내 다른 주차장으로 이동시킨 뒤 심 씨 6촌 동생이 태우러 오길 기다렸다.
심 씨 6촌 동생은 고성군의 한 길가에 심천우를 내려준 뒤 강 씨를 데리러갔다.
6촌 동생은 심천우 씨와 만나기로 약속한 고성군내 한 폐업한 주유소에 강 씨와 함께 도착하니 A씨가 이미 숨진 채 마대자루에 담겨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심천우가 A 씨를 단독으로 살해했는지, 또다른 가담자가 있는지 경찰이 밝혀내야 할 부분이다.
3명은 A 씨 시신이 담긴 마대자루를 차 트렁크에 싣고 전라도 쪽으로 이동하던 도중 범행 당일 오후 11시 30분께 진주시 진수대교 인근에 내다 버렸다.
이후 이들은 광주광역시, 전남 순천시를 전전하며 도피행각을 이어갔다. 광주시에서는 A씨 명의 신용·체크카드로 현금인출기에서 410만원을 인출했다.
과거 골프장 캐디 일을 함께 했던 심천우와 강정임은 사귀는 관계였다.
경찰은 3인조 중 주범격인 심 씨가 무직에 신용불량자이면서 신용카드 빚이 4천만원에 달한 점으로 미뤄 금품을 노려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파악했다.
골프연습장이 자신들에게 친숙하고 재력가 출입이 잦다는 점을 노려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
◇ 피의자 추적 = 3인조 행적이 마지막으로 포착된 곳은 지난달 27일 경남 함안군이었다.
경찰은 그 전날 3명이 납치에 사용한 스포티지 차량을 타고 순천시에서 남해고속도로 군북 톨게이트를 통해 함안군으로 들어온 것을 확인했다.
추적에 나선 경찰은 이들이 버린 스포티지 차량을 발견했다.
이어 27일 오전 1시 30분께 함안군내 한 아파트 근처 차 밑에 숨어 있던 심천우 6촌 동생을 검거했다. 심천우와 강 씨 검거에는 실패했다.
경찰은 심 씨 6촌 동생 진술을 바탕으로 같은날 오후 6시 5분께 A 씨 시신이 담긴 마대자루를 발견했다.
경찰은 이튿날 심천우와 강정임을 공개수배했다.
검거에 결정적 제보를 한 신고자에게 보상금 500만원을 내걸었다.
경찰은 심천우와 강정임이 26일 낮 순천시내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거나 음료수를 사는 장면이 찍힌 CCTV를 추가 확보, 새로운 전단지를 다시 배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정작 서울에서 꼬리가 잡혔다. 경찰은 3일 오전 10시 30분께 서울시 중랑구 면목동 한 모텔에 숨어있던 심천우와 강정임을 붙잡았다.
"투숙한 남녀가 의심스럽다"는 제보를 토대로 이들을 검거했다.
경찰은 수배자 검거 직후 파악한 내용 등을 토대로 두 사람이 지난달 28일부터 이 모텔에 투숙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경남 함안군 일대를 중심으로 경찰이 매일 1천여 명 이상을 동원해 빈집, 야산, 무인텔 등을 뒤지는 방법으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하는 와중에 수배망을 뚫고 서울에 진입한 것이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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