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최저임금 인상 대책을 정부에서 신속하게 만들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 첫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최저임금 인상이 혜택을 받는 많은 분에게는 좋은 소식이지만 소상공인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결정이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근로자에 대한 인적자본 투자가 확대되면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다만 소상공인, 영세 중소기업 부담이 가중될 것이 걱정되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이 줄어드는 부정적인 효과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김 부총리는 이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 종합대책은 세 가지 원칙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분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추가 부담을 최소화하고, 고용이 줄어드는 일이 없도록, 고용을 유지하고 촉진하도록 하겠다"면서 "보완대책이 성장이 기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대책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과거 인상 추세를 초과하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추가 부담해야 하는 인건비는 정부 재정을 통해 직접 지원하고,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등 경영상의 제반 비용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불공정거래 관행 근절로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고,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 등의 경쟁력 강화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 추가 지원에 소요되는 재정지원 규모에 대해 "4조원 플러스 알파(α)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또 다른 경제현안인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대해서는 "늦었지만,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며 "추경이 통과되면 신속하게 집행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추경 사업들이 정책목표에 맞게 집행되도록 장관들과 청장들이 최선을 다해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추경으로 공무원을 증원하는 데 대해 야당이 반대하는 것과 관련해 김 부총리는 "저희는 원안대로 했으면 하는데 여당과 진지하게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잠재성장률이 2%대로 (떨어진) 구조적 문제가 있다"면서 "포용적 성장으로 가는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때다. 그런 측면에서 새 정부 경제정책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사람에 대한 투자, 일자리와 가계소득을 통한 내수활성화 등으로 경제 선순환 구조가 복원되는 것을 주축으로 하는 소득주도성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경제주체가 성과에 맞게 보상받는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도 경제정책의 커다란 한 축"이라며 "경제 전반의 생산성 제고, 4차 산업혁명에 맞는 혁신성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나 높은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하자, 재계는 `충격`에 빠졌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최저임금 확정 직후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생존권을 보장해 달라는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의 절박한 외침을 외면한 채 내년 최저임금이 역대 최고 인상 폭(450원)의 2.4배에 이르는 1,060원이나 오른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경총은 "여기에 최저임금 영향률(최저임금 결정으로 임금에 직접 영향을 받는 근로자 비중)도 역대 최고 수준인 23.6%로 급등, 462만 명의 근로자가 영향을 받게 됐다"며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최저임금 근로자의 84.5%가 근무하는 중소·영세기업은 막대한 추가 인건비 부담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중소기업의 42%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고, 소상공인의 27%는 월 영업이익이 1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에서 최저임금까지 16% 넘게 오르면 영세·소상공인의 경영 환경은 더 나빠지고, 일자리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경총의 주장이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11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확정했다.
월급 기준(209시간 기준)으로는 157만3,770원이며, 인상률은 16.8%를 기록한 2001년 이후 최대 폭이다.
내년에 최저임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463만여명(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기준)으로 추정되며, 영향률은 23.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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