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물가상승률 낮아도 금리인상 검토할 수 있어"

입력 2017-10-01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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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 수준이 목표 보다 낮아도 정책금리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반도 정세가 불안정해 추석 연휴 열흘간 마음 편히 쉬기 어려울 것 같다며 북한 리스크에 우려를 나타냈다.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도 열어뒀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29일 인천광역시 한은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기자단 워크숍에서 물가가 낮아도 금리를 올리겠냐는 질문에 "지금 물가 수준에만 국한하지 않고 중기적 흐름을 보고 경기회복세가 지속된다면 완화정도 조정은 검토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우리는 신축적 물가안정 목표제를 채택하고 있다"며 "이는 현재 물가상승률이 낮아도 중기적 시계에서 목표 범위에 든다면 경기라든가 금융안정에 포커스를 두고 통화정책을 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두세달전 메시지와 달라졌다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당부하며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 인용에 따르면 옐런 의장은 정책금리를 인상해 나가지 않으면 언젠가는 인플레이션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레버리지가 확대되면서 금융안정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할 때까지 현재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이 총재는 "북한 리스크가 더 고조되면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지고 경제주체 심리도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럴 경우 실물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북한 관련 리스크가 한달 전 금융통화위원회 회의(8월 31일) 때보다 더 커지면서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게 사실이지만 다행히 지표상으로는 아직까지 실물경제에 부정적 효과가 파급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 리스크로 인한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에 관한 질문에도 "외국인 투자자들 경계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본격적으로 국내 채권을 매도하는 움직임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면서 "중앙은행이나 국부펀드 같은 중장기적 시계를 가진 기관도 자금유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시장 심리가 조금 움츠러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장 움직임을 면밀히 지켜보고 필요하면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함께 주요국 통화정책 움직임이 여전히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이슈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영국, 캐나다, 영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가 동시에 이뤄지면 지정학적 리스크와 함께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을 더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열흘 동안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데 마음은 그렇게 가볍지 못하다"며 "무엇보다 한반도 정세가 불확실하게 돌아가고 있어서 마음 편히 쉬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휴 기간 해외 사무소 중심으로 매일 국제금융시장 동향과 외국 투자자 시각 등을 점검하고 간부들도 교대로 출근해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달 19일 예정된 금통위 회의와 관련해 이 총재는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지난달에서 더 나아가 어떤 메시지를 줄 여건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불확실한 대외여건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안정과 관련해서는 "8.2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지 두 달 정도 지났지만 여전히 가계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조만간 나올 가계부채관리 종합대책 효과를 주의 깊게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10일 만기인 한국과 중국 간 통화스와프 연장 여부에 관해서는 "협의를 쭉 해왔으며, 가급적 빨리 결론을 내고 싶은 생각이고, 중국 인민은행도 입장이 다르지 않다"며 "협의를 하다 보면 여러 가지 고려사항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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