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시계 파괴되면 수면장애, 피로, 우울증 온다

입력 2017-10-03 09:05  

생체시계 알아냈다...때 되면 졸립고 배고픈 생리현상 규명
"24시간 생체리듬 비밀 유전자…암·뇌질환 신약개발 활용"



생체시계에 대한 관심이 연일 뜨겁다. 24시간 생체시계 작동 원리가 밝혀졌기 때문.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은 생체시계 유전자를 밝혀낸 제프리 C. 홀(72), 마이클 로스배시(73), 마이클 영(68) 등 미국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생체시계는 이 때문에 이틀 연속 주요 포털 핫이슈 키워드로 등극했다.

이들은 생체시계로 알려진 `서캐디언 리듬`(24시간 주기리듬·circadian rhythm)을 통제하는 유전자를 발견하고 그 원리를 증명한 공로로 노벨상의 영예를 안았다. 우리 몸속 시계가 24시간마다 정확하게 태엽을 감는 원리를 밝혀낸 성과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람이나 식물 등 지구 상의 생물들은 지구의 자전주기인 24시간에 맞춰 정확히 신체 내 생체시계를 맞춘다. 사람은 생체시계에 맞게 호르몬이 분비돼 체온이나 혈압, 식욕, 수면 등이 알아서 조절된다.

식물도 마찬가지. 태양빛이 전혀 없는 방에 식물을 놔둬도 밤이 되면 잎이 지고 아침 시간이 되면 자연히 잎이 열리는 현상이 생체시계에 의한 작용이다.

이러한 생리현상을 조절하는 게 바로 생체시계 유전자다. 즉 배가 고프거나 잠이 오는 규칙적인 생리현상이 생체시계 유전자에 의해 조절되는 것이다.

생체시계 리듬이 교란할 경우 수면장애, 피로, 무기력증, 우울증은 물론 대사질환이나 암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생체시계 유전자는 1970년대 시모 벤저 박사에 의해 존재 가능성이 보고된 후 이번에 노벨상을 받은 3명 과학자의 초파리 실험을 통해 유전자가 발견·규명됐다. 이들의 연구를 통해 생체시계 관련 `시간생체학`(chronobiology) 학문이 획기적으로 발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은 초파리 실험을 통해 주기 유전자(PER gene)를 밝혀냈다. 주기 유전자가 `PER 단백질`을 만들면 밤에 세포 내에 쌓였다가 낮에 없어지면서 생체시계가 작동된다.

생체시계 뿐만 아니라 연구팀은 이 단백질에 관여하는 2가지 단백질이 함께 작동하는 정확한 원리도 밝혀냈다. 시간에 상관없이 항상 존재하는 유전자는 세포의 24시간 주기와 상관없이 항상 존재하는 `TIM 단백질`을 만드는데, PER 단백질이 쌓여서 TIM 단백질과 결합하면 이 두 단백질이 세포핵으로 들어가서 주기 유전자가 활동하지 못하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PER 단백질이 쌓이면 자가 억제 회로(negative feedback loop)를 작동시키면서 낮 동안에 PER 단백질이 생기는 것을 자연스레 막는다. 이 작동 시스템이 `DBT`라는 단백질과 함께 작용하면서 `이중 장치`의 정교한 인체 시계 시스템이 완성되는 셈이다.

즉, 세포 안에 있는 특정 유전자와 이 유전자가 발현하는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24시간 주기 생체리듬이 형성된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이는 생체시계 유전자가 작용하는 원리에 대한 기본모델로 수립돼 이후 진행된 모든 연구의 토대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체시계 유전자와 퇴행성 뇌질환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임정훈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 교수는 "이들은 초파리 실험을 통해 생체시계 유전자가 작용하는 원리를 실험적으로 증명한 연구자"라며 "현재 진행되는 모든 연구의 기본모델을 만든 셈"이라고 말했다.

과거 이들 3명의 연구가 선행됐기 때문에 현재의 생체시계 연구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노벨상위원회가 3명의 연구자에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준 것 역시 생체리듬 연구의 기틀을 만든 이들의 성과를 강조하고, 이를 생체리듬이 교란되기 쉬운 현대인에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몸속 생체시계가 지배하는 리듬과 우리의 생활습관 사이에 만성적인 불일치가 다양한 질병의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생체시계 연구는 수면장애를 넘어 루게릭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 암 관련 질환 등에 대한 신약 개발 등 다양한 분야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를테면 24시간 주기 조절을 통해 항암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거나 약물이 가장 효과적으로 반응하는 시점을 파악해 투약하는 등의 임상 연구가 활발해지는 것이다.

김경진 한국뇌연구원장은 "사람과 생쥐를 포함한 고등생물에서 생체시계 유전자가 어떻게 생명현상을 관장하느냐에 대한 연구과 활발해지는 가운데 최초로 유전자를 발견, 규명한 연구자에게 상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24시간을 주기로 유전자와 단백질이 발현하는 `생체시계 유전자` 연구가 새롭게 조망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생체시계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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