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동 유령역, 이런 곳이? ‘으슬으슬’ 분위기 체험하려면…

입력 2017-10-1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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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지어졌지만 버려진 ‘신설동 유령역’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서울시가 여의도 지하벙커 등과 함께 ‘신설동 유령역’을 시민들에게 개방하기로 했기 때문.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설동역 지하 3층 깊은 곳에 위치한 이른바 ‘유령 승강장’은 신설동역 2호선 성수지선(성수∼신설동)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계단과 엘리베이터 사이 좁은 공간에 있는 보라색 철문을 열고 내려가면 나온다. 평소에는 굳게 닫혀있어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

역사 안내 지도에 나와 있지 않은 것은 물론, 40여 년간 일반 시민의 발길이 끊긴 탓에 방치된 콘크리트 구조물과 승강장에 희미하게 남은 노란색 안전선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선로 쪽 벽에는 `11-3 신설동`이라고 적힌 낡은 표지판 하나가 벽에 붙어 있어 세월의 흐름을 짐작케 한다.

‘신설동 유령역’이 탄생한 것은 1970년대 지하철 건설 계획의 수정에서 비롯됐다.

서울시는 1974년 8월 개통한 지하철 1호선을 건설하면서 연희동∼종각∼동대문∼천호동으로 이어지는 5호선 노선을 구상했다. 이에 따라 1972년 9월부터 1974년 8월까지 5호선이 지나갈 이 지하 3층 승강장을 포함해 신설동역을 건설했다.

하지만 이후 여러 사정으로 5호선은 왕십리∼청구∼동대문역사문화공원을 지나는 것으로 노선이 변경됐고, 신설동역 지하 3층 승강장은 버려져 지금의 유령역이 됐다.

시는 이후 2호선 전동차가 입고하는 군자차량기지가 완공된 1977년 8월까지 ‘신설동 유령역’ 승강장을 차량 정비작업장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지금은 지하철 1호선 동묘역행 열차가 운행을 마치고 군자차량기지로 들어가는 선로로 하루에 평일 14회·휴일은 12회씩 쓰이고 있다. 1호선 선로에서 갈라져 나와 2호선 성수지선으로 이어지는 선로에 이 승강장이 지어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1974년 이래 43년간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곳이지만, ‘신설동 유령역’은 그 음산하고 독특한 분위기 때문에 많은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의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드라마 `스파이`, 영화 `감시자들`, 걸그룹 트와이스의 `치어업` 뮤직비디오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한편 신설동 유령역은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다음 달 22일 오후 6시까지 사전 예약하면 방문할 수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도시재생을 통해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 잊혔지만, 우리의 역사와 기억을 간직한 공간이 시민에 개방됐다"며 "많은 사람이 즐겨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설동 유령역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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