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에이즈 감염자 800명, 성매매 단속 등 '관리 속수무책 '

입력 2017-10-20 02:17   수정 2017-10-20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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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에 걸린 20대 여성이 7년 전부터 성매매를 해온 것으로 드러나 감염자에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부산시에 따르면 최근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과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A(26) 씨가 지난 2010년 에이즈 감염 사실이 확인돼 관리대상에 오른 인물로 확인됐다.

A 씨는 19세 때인 2010년 정신병원에서 입원치료 중 알게 된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과 성관계를 한 뒤 에이즈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해 2월 자궁에 물혹이 생겨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부산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에이즈 보균 사실을 통보받았다.

A씨는 에이즈 감염에 이어 성매매로 적발된 전력이 있어 요주의 대상이었지만, 돈이 필요할 때마다 인터넷 채팅 등을 통해 알게 된 남성들을 모텔 등으로 유인해 한 차례당 5만~10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휴대전화와 인터넷 채팅 내역을 분석한 경찰은 A씨가 20여명의 남성과 성관계를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 성관계한 것으로 확인된 남성 3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A 씨는 7년이 지난 최근 `랜덤채팅` 앱을 통해 조건만남을 원하는 남성과 만나 부산의 한 모텔에서 8만원을 받고 성관계를 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 조사결과 A 씨와 동거 중인 남자친구 B(28) 씨는 A씨가 에이즈 감염자라는 사실을 알고도 성매매를 말리기는커녕 성매매를 알선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경찰은 A 씨의 전과기록을 확인하다가 A씨가 에이즈 감염자라는 것을 확인하고 성매수 남성 10여명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A 씨가 응하지 않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국내 보건당국의 에이즈 환자 관리에 큰 허점이 있음을 재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에이즈 감염자가 온라인 채팅을 하면서 성관계를 조건으로 만난 남성으로부터 돈을 받고 성매매를 하고 있었는데도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보건당국이 전혀 이를 알 수 없다.

보건당국은 주기적으로 이들의 명단을 최신화하고 있으나 집으로 우편물을 발송하기도 쉽지 않다. 이웃들이 자칫 감염 사실을 알아차리면 당사자의 강한 반발과 신분 노출 등에 따른 피해의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에이즈 감염자의 명단은 관리하지만 당사자의 생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는 없다"며 "성매매 등 개인적인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사실상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인은 모두 1만1천439명이다. 이중 부산은 800여명이다.

HIV 감염인은 체내에 HIV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말하며 병원체 보유자, 양성 판정자, 에이즈 환자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에이즈 환자는 HIV 감염 이후 면역 결핍이 심해져 합병증이 생긴 사람을 의미한다.


부산 에이즈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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