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인사이트] 음성으로 인터넷쇼핑…다가온 '제로클릭' 시대

입력 2017-10-26 09:00  


인간과 컴퓨터 간의 차세대 인터페이스는 ‘음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제로클릭’이란 물리적 클릭을 하지 않고 음성으로만 주문하는 쇼핑 체험이다.

아마존이 음성 어시스턴트 AI ‘알렉사’를 탑재한 대화형 음성 스피커 ‘에코 닷’을 발표한 것은 2014년이다. 가격이 아마존 프라임 회원의 경우 최하 49.99달러에서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해졌으며 미국 내에서만 에코 시리즈 전체의 보급 대수가 이미 1,100만 대를 넘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음성 어시스턴트 AI인 알렉사는 말하는 사람의 음성을 인식하고 텍스트로 변환하는 기술과 그 텍스트의 의미를 읽어들여 디바이스를 제어하는 애플리케이션에 전달하는 기술의 집합체다. 알렉사를 탑재한 앱은 이미 2만 개 이상이라고 하고 미국에서 아마존 에코의 서비스 범위는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피자를 주문하고 집의 열쇠나 가전을 컨트롤하고 우버를 부르고 집 근처 가게를 찾는 등 사람의 생활 전반에 걸쳐져 있다.

아마존 에코가 제공하는 가장 혁신적인 것은 ‘제로클릭’ 쇼핑 체험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아마존 에코 소유자의 절반 이상이 ‘제로클릭’ 쇼핑 경험이 있고, 그 중 30%는 주 1회 이상 쇼핑하는 헤비유저라는 조사도 있다. 아마존 에코가 제공하는 ‘제로클릭’ 쇼핑 체험은 디지털 매니아나 얼리어답터의 지적호기심을 자극할 뿐 아니라 긴 안목으로 봤을 때 인간의 생활을 풍성하게 할 수 있을까? IoT 관점에서 아마존 에코의 ‘제로클릭’ 쇼핑 체험을 고찰해보자.

▲ 아마존의 파괴적 혁신
지금까지도 아마존은 쇼핑 체험 영역에서 다양한 파괴적 혁신을 해왔고 새로운 체험을 만들어왔다. 보내는 주소와 지불 정보를 사전 등록해두면 주문 버튼 1회 클릭만으로 쇼핑이 가능해지는 ‘원클릭’ 쇼핑 자체가 1997년 9월 아마존이 미국에서 출원한 특허다. 최근 미국에서는 이 특허가 기간 만료로 효력을 상실했지만 아마존은 전형 신경쓰지 않는 듯하다. 이미 또다른 파괴적 혁신을 통해 우리가 기존에 익숙했던 체험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원클릭’과 ‘제로클릭’ 사이에 소위 ‘0.5클릭’이라고 할 수 있는 서비스가 ‘아마존 대시 버튼’이다. 또 실제‘쇼핑 체험’에서도 아마존은 파괴적 혁신을 노리고 있다. 계산대 앞에서 계산할 필요가 없는 ‘아마존 고’가 그것이다. 최근의 가장 큰 사건으로는 2017년 8월 아마존은 137억 달러나 되는 거금을 투자하여 미국 내 수퍼체인인 ‘홀푸드’ 인수 완료를 발표한 것이다.

아마존은 지금까지 신선식품이나 가공식품을 취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유기농에 집착한 우수한 식품 품질과 생산-가공-유통 등의 과정을 투명하게 하는 것으로 유명한 홀푸드를 아마존 산하에 둠으로써 약점을 강점으로 전환했다. 앞으로 아마존은 홀푸드 매장에 인터넷 통판 제품을 받거나 반품할 수 있는 전용 라커를 설치한다고 한다. 홀푸드와 같은 실제 매장을 신선식품의 배송 거점으로 활용할 뿐 아니라 택배 서비스 거점으로 활용한다.

미국에서는 아마존 에코를 통해 ‘제로클릭’으로 주문한 신선식품이나 가공식품을 당일 택배로 받을 수 있는 날도 머지 않았다.

▲ 구글과 애플의 대항
‘제로클릭’ 쇼핑 체험은 미국에서는 이미 큰 트렌드가 되고 있다. 이 트렌드를 이해하기 위해 다른 주요 플레이어의 동향에 대해서도 조금 살펴보자.

2017년 8월 아마존의 홀푸드 ‘인수’와 거의 비슷한 때에 구글도 대형 소매체인인 월마트와의 ‘제휴’를 발표했다. 구글이 진행하는 인터넷 통판 택배 서비스 ‘구글 익스프레스’에 월마트가 수십만 개의 상품을 제공하며, 구글의 대화형 AI를 탑재한 스피커 ‘구글홈’이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얘기만 하면 상품을 주문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고객이 원하면 월마트는 자사 통판 사이트에 등록한 정보나 매장에서의 구매 이력도 구글에 제공한다고 한다.

AI가 이 데이터를 학습함으로써 고객의 기호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고객의 쇼핑이 보다 원활하게 되거나 AI로부터 상품 구입을 권유받거나 하는 일이 앞으로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아마존에 비하면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구글 입장에서는 2년 정도로 여겨지는 아마존과의 타임랙을 해소하고 구글홈을 핵심으로 한 생태계 구축에 노력해야 한다.

또 따른 주요 플레이어인 애플의 동향은 어떤가? 애플은 음성 AI인 시리를 탑재한 홈팟을 2017년 12월경에 선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매체의 보도내용으로만 봤을 때 음악에 특화된 스마트 스피커로 아이튠즈나 아이팟과의 친화성에 중심을 둔 것 같다. 이는 아마존과 경쟁하지 않고 틈새시장에서 생존을 꾀하는 전술인 듯하다.

당분간 아마존 에코가 음성 AI에 의한 ‘제로클릭’ 마켓을 선도할 전망이다. 그리고 구글을 포함한 후발기업은 자사의 생존을 걸고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포지셔닝을 모색하면서 차별화를 도모할 것이다.

▲ 파괴적 혁신은 ‘새로운 체험’을 만든다
아마존 에코 닷(2세대)의 유저리뷰를 보면 리뷰 수는 5만3839건, 평가 포인트는 5점 만점에 4.3점이다. 전체의 67%가 5점 만점을 줬으니 고객의 반응도 평가도 매우 좋은 편이다. 많은 고객이 음성에 의한 ‘추천’ 쇼핑 체험(새로운 습관)에 매료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아마존 에코의 기능은 잠재력이 더 엄청나다. 예를 들어, 고객의 와인 구매 이력이나 빈도를 AI인 알렉사가 학습하고 스피치 기능을 사용해 아마존 에코에서 추천 브랜드를 권할 수 있다. 고객의 생일이 다가오면 보통 마시는 몇 만원의 일반와인이 아니라 고급와인을 추천하되, 가격과 품질의 균형을 맞춘 순서대로 쇼핑리스트를 소개하는 식이다. 화장지나 가정용 세제 같은 일용품이라면 집에 떨어지지 않도록 할 수 있으므로 가정부와 같은 일을 아마존 에코가 해주게 된다.

일반적으로 파괴적 혁신이 일어날 때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체험(습관)의 창조를 동반하는 일이 많다. 아마존 에코의 현재 모멘텀은 고프로가 ‘익스트림 체험의 셀프촬영’이라는 새로운 체험(습관)을 만들어 ‘부모가 아이의 성장을 기록한다’는 기존 비디오 카메라의 용도와 다른 차원의 용도를 만들었다. 새로운 마켓을 개척한 것이다.

▲ AI의 추천 정밀도가 고객 체험을 좌우한다
아마존 에코가 미래에 ‘제로클릭’ 쇼핑 체험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고객의 속성이나 행동 데이터 분석으로 얼마나 고객 기분의 변화에 따른 세심한 ‘추천’이 가능할지가 중요하다.

아마존 에코와 같은 음성 AI에 의한 ‘제로클릭’ 쇼핑 체험은 사실 IoT 비즈니스의 주요 부분이다. 사업자로서 아마존은 단순한 효율성이나 편의성을 뛰어넘어 ‘제로클릭’ 쇼핑을 통해 고객 성장과 실제적으로 연결되는 영감이나 임파워 같은 가치를 제공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인간이 가진 ‘생리학적’인 측면이나 ‘경제학적’인 측면뿐 아니라, ‘사회학적’인 측면이나 ‘인지심리학적’인 측면까지 두루 살피는 세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대나 상상을 뛰어넘은 멋진 체험’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빅데이터 분석이나 근미래의 개선 제안이라는 대략적인 부분까지는 AI에게 맡기고 고객과 기업 접점의 마지막에는 인간이 나서서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아마존은 ‘제로클릭’ 쇼핑 체험의 프로세스에 인간의 감성을 포함할 생각이 전혀 없는 듯하다.

그렇다면 인간 입장에서는 음성 AI 알렉사의 기계학습이 어느 수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제로클릭’ 쇼핑 체험에 다소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제로클릭’ 쇼핑 체험은 분명히 우리의 쇼핑 체험에 파괴적 혁신을 초래할 것이다. 그와 동시에 그것은 AI가 역사상 최초로 일상생활의 거점인 거실에까지 깊숙히 들어와 인간 체험 그 자체를 뿌리부터 바꿔나갈 것이다.

아마존 에코를 비롯한 음성 AI 스피커의 급속한 보급과 ‘제로클릭’ 쇼핑 체험의 확대는 인간과 로봇인 AI의 동반 방법을 모색하는 대규모의 사회실험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 콘텐츠는 ㈔한국모바일기업진흥협회의 부설 모바일경제연구소(facebook.com/kmeri2015, k-meri.com)에서 제공합니다.
*상기 기사는 한국경제TV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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