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강민호 다 놓친 롯데, 손아섭은?

입력 2017-11-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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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가 이번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게도 우럭도 다 잃는 최악의 상황에 몰리고 있다.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 강민호(32)가 롯데의 제안을 뿌리치고 21일 삼성 라이온즈로 전격 이적했다.

2004년 롯데에 2차 3라운드로 입단한 이후 무려 14년 동안 거인의 안방을 지켜온 강민호였기에 충격은 크다.

강민호는 2013년 11월 생애 첫 FA 자격을 얻어 4년 75억원에 잔류 계약을 했다. 강민호에게는 두 번째 FA였다.

강민호가 이번에도 롯데에 잔류했다면 충분히 레전드로 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강민호는 그 길을 포기하고 사자굴로 들어갔다.


롯데 출신의 FA인 황재균이 kt wiz로 둥지를 옮겼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충격파다.

황재균은 원래 수원(현대)에서 첫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10년 롯데로 이적과 동시에 주전 내야수이자 중심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황재균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1년 동안 자리를 비운 사이 롯데는 김동한, 황진수 등의 대체 자원을 키워냈다.

하지만 강민호는 황재균과는 달리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강민호는 지난해 롯데의 주장을 맡는 등 그 상징성에서 황재균과 비교하기 어렵다.

그동안 롯데는 유격수 문규현과 FA 계약을 서둘러 매듭지은 뒤 강민호는 물론 대형 FA인 손아섭과 협상에 몰두해 왔다.

그 외에 최준석, 이우민 등 담판을 지어야 할 FA 선수가 많다.

잡아야 할 `집토끼`가 여럿인 상황이라 롯데 구단이 강민호에게 전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 측은 일단 강민호에게 4년 총액 80억원이라는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했지만, 협상이 결렬됐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삼성이 4년 총액 80억원에 강민호를 데려왔다고 알렸다.

일단 두 구단이 발표한 금액이 같다. 물론 같은 금액이어도 FA 보상금액 등을 고려하면 삼성이 1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이다.

롯데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인위적으로 포수 세대교체에 나서야 할 상황에 몰렸다.

롯데에는 올해 백업 포수 역할을 했던 김사훈과 내년에 2년 차가 될 나종덕, 1차 지명 출신 강동관이 있다.

또 상무(국군체육부대)에 있는 김준태, 팔꿈치 부상 재활 중인 안중열도 있다. 김사훈을 제외하면 대부분 20대 초반의 젊은 자원들이다.

이윤원 단장은 "팀에 있어서 강민호의 중요성과 상징성을 고려하여 팀 잔류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이제 구단은 앞으로 주축이 될 투수들과 함께 성장할 포수를 육성하고, 다른 FA 선수를 비롯한 여러 방향의 전력보강과 세대교체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포수가 하루아침에 키워지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강민호라는 국가대표 포수를 보유했던 롯데는 이제 한동안 포수 걱정에 시달리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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