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회전률 최저…"투자·소비심리 위축"

입력 2017-12-16 10:16   수정 2017-12-16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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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나 기업이 쉽게 인출할 수 있는 돈을 은행에 예치만 하고 좀처럼 꺼내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주체들이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상황에 열흘에 걸친 장기 연휴가 겹친 탓으로 보인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예금은행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16.5회로 집계됐다.

이는 16.3회를 기록한 1987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예금 지급액을 예금 잔액으로 나눈 값이다.

회전율이 낮을수록 경제 주체들이 돈을 인출해 쓰기보다 예금을 은행에 예치한 채로 두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낮아지는 추세다.

2010년 12월 39.5회로 40회를 넘보기도 했지만 이후 꾸준히 하향 곡선을 그렸다.

2014년 12월(31.3회)을 마지막으로 30회 이상으로 올라가지 못했고 지난해 9월(19.6회)에는 20회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후 소폭 올라 올해 3월 20.8회로 상승했으나 8월 19.0회, 9월 19.1회에서 10월 들어 뚝 떨어졌다.

10월 요구불예금 회전율이 급락한 이유로는 장기 연휴가 꼽힌다.

한은 관계자는 "10월 초 열흘 정도 연휴가 있어 영업일 수가 줄어든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경제 주체들이 투자나 소비를 꺼리는 탓이기도 하다. 금방이라도 투입할 수 있는 `실탄`이 있지만 가계, 기업이 투자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쉽게 돈을 인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위기 이후 금리가 낮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 주체들의 소비·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금리에도 예금은행 요구불예금 회전율이 낮으면 통화정책이 제대로 들지 않는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어 우려를 낳는다.

이론상으로는 금리를 낮추면 은행 예금 대신 소비와 투자가 늘어 경기가 활성화해야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아서다.

김 연구위원은 "돈이 제대로 회전이 되지 않으면 통화정책의 제약이 발생한다"며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최근 주요국들의 일반적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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