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N] "올림픽 특수"…펄펄 끓는 강원도 부동산

이지효 기자

입력 2017-12-2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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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주요 지방자치단체의 개발소식과 부동산 시장의 동향을 짚어보는 지역포커스 시간입니다.

    오늘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둔 강원도에 대해서 부동산부 이지효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세계인의 축제죠. 제23회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 개막이 벌써 50여 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강원도에 운동 선수가 아니라 '부동산 선수'가 들락거린다는 말이 들립니다.

    부동산 선수, 이게 무슨 말인가요?

    <기자>

    내년 2월 9일부터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세 번의 도전 끝에 유치한 올림픽인 만큼, 국민적 관심과 열기도 뜨겁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누구보다 바쁘고 긴장된 채로 보낼 사람들은 바로 일전을 앞둔 선수들인데요.

    이 운동 선수들 못지 않게 '부동산 선수'들이 강원도로 모이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들립니다.

    바로 올림픽 효과로 인해 강원도 부동산 시장이 큰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에, 투자 수요가 몰린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올림픽은 지역 경제도 꿈틀거리게 한다'는 말처럼 개최 지역 도시인 강원도가 수혜를 입는 거군요.

    <기자>

    네. 강원도는 그간 부동산 시장의 대표적인 불모지 중 하나였습니다.

    백두대간의 중심답게 지형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였고, 동해바다 주변은 펜션, 호텔, 리조트가 주를 이뤄 투자 수요가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평창 동계올림픽과 맞물리면서, 강원도 부동산 시장은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철도, 도로 등이 확충되며 교통 여건이 개선됐고, 생활 기반 시설들도 속속 갖춰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강릉시로 대표되는 영동권은 뛰어난 해양경관과 레저스포츠를 즐기기에 좋아 '세컨하우스'로의 가치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강원도의 부동산 분위기가 달려졌다는 말은 저도 종종 듣는데요.

    잘 감이 안 잡히는데, 실제로 과거에 비해 얼마나 오른 건가요.

    <기자>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지난 10년 간 강원도 아파트 값은 평균 38.6%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이 17.5%인 걸 감안할 때, 오름 폭이 2배 이상 큰 겁니다.

    지역별로는 속초시가 71% 올라 상승률이 가장 컸고, 홍천군(56.3%), 삼척시(52.3%), 동해시(48.5%)가 뒤를 이었습니다.

    덩달아 아파트 거래도 급증했습니다.

    강원도 아파트 거래시장 규모는 2007년 2만5,589건에서 지난 해 4만4,576건으로 10년새 1.7배 이상 커졌습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강릉시 아파트값은 3.3㎡당 590만원 수준으로 아직까지 저렴한 편이라 투자 수요가 더욱 몰리는 모습입니다.

    강원도 청약시장도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4년 평균 0.94대 1로 미달됐던 강원도 평균 청약경쟁률은, 2015년 2.26대 1, 2016년 3.82대 1에 이어 올해는 6.92대 1까지 치솟았습니다.

    분양 시장 열기도 뜨거워, 올해 강원도에서 분양된 13개 단지 중 10곳이 1순위에 청약이 마감됐습니다.

    이렇다 보니 분양권 전매에 억대에 달하는 웃돈이 붙기도 하는 상황입니다.

    내년 1월 입주 예정인 속초의 한 아파트 분양권 웃돈은 1억원까지 간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입니다.

    <앵커>

    강원도 아파트가 말 그대로 들썩이고 있는 상황이네요.

    아파트뿐만 아니라 토지 거래도 활발하다고요.

    <기자>

    네. 올해 초부터 9월까지 강원도 토지 거래량은 11만964필지로 전년 동기에 거래된 10만5,095필지보다 5.9% 늘었습니다.

    이는 지난해 전체 거래량의 80%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토지 거래가 활발하다보니 땅값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올 들어 9월까지 속초, 양양 땅값 상승률은 각각 4.15%, 4.39%로 서울(3.32%)을 한참 웃돈 수준입니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이미윤 / 부동산114 책임연구원

    "강원도 토지시장은 작년보다 상승률이 높은 2.8% 정도 올랐습니다. 서울~양양간고속도로, 동해고속도로 등 개통과 개발 예정인 동서고속철도 영향으로 해안가 주변에 외지인 투자 수요가 증가했습니다. 강원도 부동산 인기 이유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에 따른 서울~강릉KTX복선전철과 서울~양양간 고속도로 개통 등으로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개선되고, 동해안 일대 대규모 국책사업 진행, 원주 혁신도시 및 기업도시 조성 등의 개발사업도 동시에 진행돼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앵커>

    교통 여건 개선으로 수도권 접근시간이 줄어들면서 투자자들이 강원도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말이네요.

    교통, 개발 호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네. 강원도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교통 개발입니다.

    평창동계올림픽 지원을 목적으로 서울에서 강원도를 잇는 새로운 교통망이 순차적으로 개통되고 있는 건데요.

    지난 6월엔 서울-양양고속도로 마지막 구간인 동홍천~양양 구간이 약 9년 간의 공사를 마무리하고 개통했습니다.

    새 도로는 서울과 속초, 고성, 양양 등 영동 북부를 최소 1시간 30분 대에 연결하게 돼 이전보다 40분 가량 시간이 단축됐습니다.

    서울~강릉을 잇는 KTX 경강선은 오늘부터 개통됩니다.

    기존 6시간 걸리던 운행 시간이 청량리역에서 강릉역까지 1시간 26분, 인천공항에서 강릉역까지 2시간 12분으로 대폭 줄어들게 됩니다.

    향후 호재도 있습니다.

    서울과 동해안을 잇는 최단 교통망으로, 인천, 광명, 판교, 원주, 강릉을 잇는 동서 철도망이 2024년에 개통을 앞두고 있습니다.

    서울 용산에서 속초까지 기존 약 2시간 50분에서, 절반 수준인 1시간 15분으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런 교통호재에 힘입에 강원도 부동산 시장도 함께 들썩이고 있는 건데요, 관련한 기사를 함께 보시죠.

    <앵커>

    '길 따라 투자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네요.

    교통여건 개선으로 부동산 투자뿐만 아니라 관광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가요.

    <기자>

    벌써 수개월 전부터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국가들이 홍보관 확보를 위해 강원도 내 호텔, 리조트 관계자들과 접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올림픽파크와 올림픽플라자 등이 위치한 지역의 임대료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가격이 뛰었다고 합니다.

    경기장 인근 숙박시설은 '바가지 요금'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평창, 강릉, 정선 부근의 숙박 시설이 평소와 비교해 약 8~9배 치솟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건데요.

    11월 하루 숙박 가격이 3만 6,000원인 호텔 요금이 평창 올림픽이 열리는 동안에는 31만원에 이를 정도라고 합니다.

    관련한 리포트 보고 더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이 같은 관광업계 경쟁은 올림픽이 끝나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시죠.

    <인터뷰> 이미윤 / 부동산114 책임연구원

    "강원도 아파트 가격과 토지 가격은 개발 호재가 선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 이후 시장 분위기를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교통망 개선으로 해안가 도시로 관광객이 늘어나 내수시장에 활성화를 가져올 수 있겠으나 1일 관광이 가능해져 공급이 늘어난 숙박업계는 경쟁이 치열해질 것입니다."

    <앵커>

    교통 호재 외에 다른 개발 호재들도 있다고요.

    환동해권 개발사업이 대표적인 개발 호재로 알고 있는데, 소개 좀 해주시죠.

    <기자>

    지난 2013년부터 동해시는 환동해권 산업물류 중심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동해항 3단계 사업, 경제자유구역 조성 등 다양한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글로벌 관광 및 레저, 비즈니스 단지 조성 등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경제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와 미래가치까지 상승시키며 부동산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건데요.

    실제로 지난해 11월 동해시에 공급된 아파트의 경우, 수혜단지로 꼽히며 전 가구가 빠른 기간 내 완판 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강원도가 수도권과 비교해 부동산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것도 하나의 인기 요인 아닌가요.

    <기자>

    네. 11월 10일 이후부터 지방 조정대상지역뿐만 아니라 광역시 민간택지도 전매가 제한됐는데요.

    지방의 청약시장을 이끌던 부산, 대구, 세종 등의 투자 열기는 전보다 잦아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개발이슈가 뜨거운 지방으로 그 열기가 옮겨갈 전망이 우세해, 결국 전매제한이 없는 강원도의 매력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그런데 오름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올림픽이 끝나고 나서 뜨겁게 달아올랐던 열기가 한 번에 식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요.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나면 올림픽 특수가 사라져 투자 수요가 한풀 꺾일 수 있습니다.

    올림픽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아파트 분양물량을 대거 쏟아내면서 향후 공급 과잉 우려도 큰 상황입니다.

    <인터뷰> 이미윤 / 부동산114 책임연구원

    "강원도 부동산 시장은 세컨하우스 개념으로 구입하는 외지인 투자 수요가 늘어나야 지속적인 부동산 가치도 상승할 수 있습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 후 새로운 관광상품이 부족하면 이러한 수요도 줄어들 수 있고,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분양물량이 2018년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면 구시가지 아파트 중심으로 가격 하락도 예상됩니다.

    전문가들은 고속도로나 철도 접근성이 좋고 바다, 산 조망권을 갖춘 지역을 선별해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합니다.

    새 아파트의 경우는 속초, 강릉 등 대도시 물량에 청약을 넣는 게 안전하다고 하는데요.

    또 청약할 때 주변 시세와 비교해 분양가가 지나치게 비싸지 않은지, 중도금 대출 조건은 괜찮은지 따져보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올림픽 특수에 편승해 마구잡이식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앵커>

    강원도는 평창 동계올림픽 등 굵직한 호재가 많아 상승여력이 큰 지역으로 꼽히지만, 그만큼 투자에도 유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지효 기자,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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