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가족살해, '고급 호텔' 선택한 까닭은

입력 2018-01-1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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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여행중 가족살해 한국인, 사업실패 비관한 듯
홍콩 가족살해 범인은 다국적 식품기업 한국 대표
홍콩 가족살해 직전, SNS에는 단란한 가족사진



홍콩 가족살해 사건이 국내는 물론, 현지에서도 충격을 주고 있다.

홍콩에 여행을 온 뒤 아내와 아들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한국인 관광객의 소식이 현지 언론에 전해졌기 때문.

홍콩 가족살해는 이 때문에 외신 보도 이후, 국내에서도 비중있게 다뤄지고 있다.

홍콩에서 가족을 살해한 가장은 일단 사업실패를 비관해 이 같은 충격적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빈과일보 등이 지난 15일 보도했다.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홍콩 웨스트 카오룽 지역의 5성급 호텔인 리츠칼튼 호텔에 투숙했던 한국인 A(43)씨는 전날 오전 7시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해 "사업에 실패해 막다른 지경에 몰렸다"며 그의 가족이 자살하려고 한다고 알렸다.

이후 한국에 있던 친구가 급히 경찰에 알렸고, 경찰은 다시 주홍콩 한국총영사관에 연락했다.

하지만 홍콩 경찰이 출동했을 때 그의 아내 B(43)씨와 일곱 살 아들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는 길이 13㎝ 흉기가 있었다.

홍콩에서 가족살해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된 A씨는 술에 취해 경찰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홍콩 가족살해 사건 현장인 객실은 별로 어지럽혀지지 않았으며, 크게 다투거나 저항한 흔적도 없었다. 경찰은 현장에서 약품을 발견해 검시 등을 통해 범행과 관련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지난 6일 홍콩에 도착한 A씨 가족은 마카오에 갔다가 10일께 홍콩으로 다시 돌아왔으며, 전날 퇴실할 예정이었다.

A씨 가족이 묵은 리츠칼튼 호텔은 홍콩의 최고층 빌딩인 118층짜리 국제상업센터(ICC)의 가장 높은 15개 층에 자리 잡고 있다. 하룻밤 숙박료가 최저 3천300∼2만6천 홍콩달러(약 45만∼353만원)인 고급 호텔이다.

홍콩 가족살해 사건 범인이 하룻밤 숙박료로 최저가를 지불했는지 최고가를 지불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극단적 선택을 앞두고 왜 이 같은 고가의 방을 선택했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A씨는 평소 바쁜 와중에도 63빌딩이나 자신이 운영하는 식품 판매점 등에 가족들과 함께 놀러 가고, 아들의 생일 파티를 함께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다정한 가정이었다.

홍콩 가족살해 범인인 A씨는 서울 시내에 여러 판매점을 개설한 다국적 식품기업의 한국 대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스타그램에는 "나에게 매일 새로운 활력을 주는 유일한 원천은 가족이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주홍콩 총영사관 관계자는 "홍콩 경찰과 함께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으며, 국내 유족과 연락하면서 사후 지원에도 만전의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홍콩 가족살해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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