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싼타페 참 잘 만들었다."
4세대 싼타페를 접한 기자들의 전반적인 반응이었다. 곳곳의 디자인을 두고는 의견을 달리 했지만, 만듬새나 상품성에서 100만대가 넘게 팔린 `싼타페` 브랜드의 후계자답다는 평가가 나왔다.
코나에서 시작해 넥쏘로 이어진 현대차 SUV 만의 디자인 정체성은 이번 4세대 신형 싼타페에서 완성됐다. 크기는 확실히 커졌다. 3세대에 비해 길이는 물론 흴베이스도 커졌다. 그만큼 실내 공간도 확실히 넉넉하다.
다크 크롬으로 장식된 대형 캐스케이딩 그릴은 중후하고 남성적인 앞모습을 장식했다. 반면 얇은 눈매의 헤드램프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으로 이 차가 최신형임을 증명해 준다. 데이라이트는 코나와 비슷하지만 더 크고 윤곽도 뚜렷하다.
옆모습은 그야말로 남성적이다. 헤드램프부터 리어램프까지 이어진 굵은 캐릭터라인은 듬직한 남자의 어깨를 연상시킨다. 어떤 차 사이에 있어도 확고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디자인이다. 다분히 미국시장, 미국인들의 취향을 고려한 부분이다. 뒷모습은 단정하지만 볼륨감이 넘친다. 누가 봐도 현대차임을 알 수 있는 패밀리룩이지만 밋밋하지는 않다. 엉덩이의 볼륨감은 그대로 넓은 트렁크 공간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다소 난해한 휠 디자인은 호불호가 있었다.
실내로 들어서면 처음 눈에 띄는 것은 확 줄어든 버튼이다. 운전 중 시선 분산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직관적이고 간결하게 만들었다. 소재도 한층 고급스러워졌다. 전반적으로 투박한 SUV라기보다 단정한 승용차 같은 느낌이다. 유럽차만큼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운전자의 손길이 닿는 곳곳은 가죽으로 장식했다. 물론 옵션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가족들이 타는 도시형 SUV 답게 시트의 착좌감은 뛰어나다. 운전자의 시야도 한층 넓어졌다. A필러와 백미러와 맞닿은 곳부터 시작하는 옆 창문은 3열까지 깊숙하고 길게 뻗어 있다. 3열에 타더라도 답답하지 않게 바깥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크래쉬패드 높이도 낮춰 운전석이나 조수석에서의 개방감도 한층 높였다.
인간 중심의 기술, 캄테크(Calm-Tech)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누가 봐도 아이들을 태우고 등하교 시키는 엄마들을 타겟으로 삼았다. 뒷좌석에 앉은 아이가 안전하게 내릴 수 있도록 뒤에서 오는 차를 살피는 `안전 하차 보조`, 뒷좌석에서 자고 있는 아기를 깜빡하지 않도록 알려주는 `후석 승객 알림`, 전면 주차한 차를 뒤로 뺄 때 양 옆에서 오는 차를 감지해 주는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등 신형 싼타페의 첨단 기능들은 딱 여성들, 특히 엄마들의 워너비 아이템이다.
신형 싼타페는 위기를 맞은 현대차의 기대주다. 지난해 국내 자동파 판매가 2.4%나 줄어들었지만, SUV 판매는 0.5% 늘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SUV의 강세는 뚜렷하다. 5년간 무려 86%나 판매량이 늘었다. 이같은 SUV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현대차가 재기하기 위해선 `신형 싼타페`의 돌풍이 필수적이다. 신형 싼타페는 다음달 국내 출시에 이어, 연내 미국 시장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를 국내에서 월 1만대 팔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고 있다. 현재 한 달에 1만대가 넘게 팔리는 차는 딱 그랜저 한가지 뿐이다. 법인차나 택시가 있는 그랜저와는 달리, 대부분이 개인 수요인 싼타페가 월 1만대 클럽에 오를 수 있을 지 관심이다.
현대차는 다음달 7일부터 신형 싼타페의 사전계약을 받고, 다음달 말 공식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싼타페는 모든 순간에 최고의 만족감을 선사하며 국내 SUV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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