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팩트] 우울하면 다 '우울증'? 증상 2주 이상 지속해야 진단

입력 2018-05-2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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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어느새 우울증은 매우 흔한 질환이 되고 말았는데요. 국내 우울증 환자가 5년 새 5만4,127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울증이란 정확이 어떤 병이고, 또 왜 이렇게 증가하고 있는 겁니까..?

    이진구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 먼저 우울증에 대해서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신과 질환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합니다. 정신과 질환은 크게 '정신증'에 속하는 질환과 '신경증'에 속하는 질환으로 나뉩니다. 정신증에 속하는 질환들은 암처럼 대부분 자연발생하며, 평소와 다른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합니다. 반면에 '신경증'에는 우울증, 불안장애, 불면 등 일상 스트레스와 연관된 질환입니다. 이 '신경증'에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우을증입니다. 누구나 우울할 수 있고 불안할 수 있지만 이러한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이로 인하여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생긴다면 우울증으로 진단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인한 전체 진료인원은 2012년 58만7,860명, 2013년 58만4,910명, 2014년 58만4,927명, 2015년 60만4,100명, 2016년 64만1,987명으로 최근 5년간 9.2%(5만4,127명)이나 증가

    Q2.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고, 그 가운데 80%는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그 중에서 80~90%는 우울증으로 추정된다고 하는데요. 우울증의 원인과 증상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시죠?

    이진구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 우울증의 원인은 생화학적, 유전적, 개인적,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데, 대부분은 외부 스트레스와 이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는 개인적 성향이 결합하여 우울증을 발병시킵니다.

    우울증은 단기간 강한 스트레스 때문에 나타나기도 하고, 외부 스트레스가 지속적이며, 누적되어 나타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모두 우울증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대처하는 자세가 중요한데, 아무래도 외향적이고 활발한 성격을 가진 사람보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우울증이 더 잘 생깁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우울증에 대한 진단기준이 있으며, 이는 인터넷에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외래에서 우울함을 호소하여 찾아오기도 하지만, 잠이 안 온다, 불안하다, 몸이 여기저기 아프다라면서 내원하여 우울증으로 진단받는 일도 많습니다. 이러한 증상들이 심각해지면 삶의 의미를 잃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Q3. 전 세대에 걸쳐 나타나는 마음의 병 우울증. 환자의 83%는 병인 줄도 모르고 지낸다고 하는데요. 연령별로 우울증이 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 다른가요..?

    이진구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 일반적으로 우울증의 임상 양상은 전 연령에 비슷하게 나타나는데, 주변 환경이나 개인적 성향에 따라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 중에 연령에 따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하는 증상들이 있습니다. 노년층 우을증 환자들은 '머리가 아프다, 어지럽다, 몸이 여기저기 아프다'는 등의 신체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노년층 중 특별한 원인 없이 신체증상을 호소하는 경우, 스트레스여부 등을 검토하여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반면에 젊은 층의 사람들 중 아무 이유 없이 우울증세가 나타나다 회복되기를 반복하기도 합니다. 이런 사람들 초기에 우울증으로 진단되었다가 나중에 조증 증상이 나타나 조울증으로 진단이 바뀌기도 합니다. 우울증과 조울증은 전혀 다른 질병이며 치료법도 전혀 다릅니다. 따라서 젊은 층에서 이유 없이 우울증세가 반복될 때는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Q4. 사실 우울한 기분은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흔히 느낄 수 있는데요. 우울한 기분과 우울증, 어떻게 다른가요..?

    이진구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 교과서 적으로 우울증 증상들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이라고 진단을 내립니다. 우울한 증세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증상 때문에 사회생활, 직업생활 등의 일상생활이 지장을 준다는 것입니다. 우울함을 호소하나 생활을 잘 하고 있다면 아직은 우울증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Q5. 방치하면 일상생활을 무너뜨리고 몸 건강까지 심각하게 손상될 수 있는 우울증은 다행히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라고 들었는데요. 어떻게 치료하나요?

    이진구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 우울증에는 약물학적치료뿐만 아니라, 정신치료, 인지행동치료, 운동요법, 독서, 행동활성화 치료 등 비약물학적 치료가 있습니다. 치료방법은 환자의 현재 상태와 과거 병력, 병발 질환, 치료 반응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여 결정합니다.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에서는 비약물학적 치료를 할 수 없는 상태이므로 우선적으로 약물치료가 이루어집니다. 약물 치료 후 증상이 호전됐다 하더라도 6개월 이상 약물 치료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증상이 좋아졌다고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다면 재발 확률이 그만큼 높아집니다. 약물 치료 후 증상이 호전되었거나, 초기 우울증으로 내원하였을 경우에는 인지행동 치료나 정신분석치료 등을 약물과 함께 혹은 단독으로 시행할 수 있습니다.

    Q6. 우울증이 나타났을 때 지속적으로 치료를 하지 않으면 6개월 이내에 25%, 2년 이내에 50~75%가 재발하고, 재발이 반복될수록 우울증이 유지되는 기간이 길어지고, 발생하는 간격이 짧아지는 만큼 조기에 치료해야 우울증의 재발 가능성을 낮출 수 있을텐데요. 그런데 우울증 약 등 정신과 약물은 중독된다고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인가요..?

    이진구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 많은 수의 사람들은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면 중독되어 끊지 못하게 될까봐 약물을 복용하지 않거나 임의로 중단하는 일이 많은데 정신과 약물은 중독된다는 말은 잘못된 것입니다. 중독이 아니고 의존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중독은 과도한 양의 약물 복용으로 독성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하며, 의존은 오랜 기간 복용하여 심리적으로 쉽게 끊지 못하는 심리적 의존과, 끊을 경우 불안, 초조 등의 금단반응이 나타나 다시 복용하게 되는 신체적 의존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항우울제는 의존성 및 금단증세가 없는 안정적인 약이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나, 2주 이후에나 효과가 나타나므로 꾸준한 복용이 필요합니다. 반면, 신경안정제 및 수면제등은 복용 후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장점이 있으나, 의존성이 있어 과도한 졸음 및 금단증세가 나타날 수 있어 지속적인 처방을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신경안정제 등의 의존성이 있는 약물들을 갑작스럽게 중단할 경우 금단 증상이 나타납니다. 금단 증세를 막기 위해서는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약물을 천천히 감량하여 중단하면 금단증세를 막을 수 있습니다.

    Q7. 우울증 진료내용을 다른 사람이 알까봐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실제로도 그런가요?

    이진구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 정신과 진료 기록이 남는 다는 이유로 병원을 찾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의무 기록은 비밀문서입니다. 자신이 동의하지 않으면 그 어떤 사람도 열람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동의 없이 다른 사람이 열람했다면 처벌을 받게 됩니다. 또한 정신과 진료기록은 다른 의사들이 보지 못하게 막고 있으므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Q8. 마지막으로 우울증에 잘 대처하는 방법과 가족이나 친구가 우울한 환자를 도울 수 있는 방법 알아보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이진구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 정신과는 다른 과처럼 병을 치료하는 곳입니다. 아직도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많은 사람들이 여러 편견으로 인하여 병원을 찾아오지 않습니다. 병을 치료하지 않는다면 더 악화되어 나중에는 돌이키지 못할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고민하고 계시다면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 바로 방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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