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NA] 북미회담 취소, 남북경협·신남방정책 영향

입력 2018-05-2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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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회담 취소, 남북경협 영향
    <앵커>

    다음 달로 예정됐던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충격적인 발언이 있었죠.

    이에 따라 남북 경제협력 재개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늘은 북미관계에 변화에 따른 남북 경제협력 성사 가능성, 그리고 이런 변화가 신남방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도움 말씀을 위해 곽성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질문1)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북미 정상회담이 취소됐는데요. 남북 경제협력 재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해 이야기 해주시죠.

    <답변>

    처음부터 쉽게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던 것이고요. 미국과 북한 사이 입장 차이를 조율하는데 시간이 조금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협상동력을 잃지 않겠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양국이 주고받았다는 점에서 향후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고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취소한 이유는 북미 정상회담 관련 사전 조율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회담이 열리더라도 구체적인 성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이해됩니다.

    다시 말해, 정상회담 이전에 상당 부문 많은 내용에 대해 타협점을 찾게 되면 정상회담을 다시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남북경제 협력은 지금과는 다른 차원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질문2) 남북 경제협력이 재개되면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신남방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요.

    <답변>

    우리 정부가 출범 초부터 왜 신남방정책을 국정과제에 포함하고 추진하고 있는 지 이해하면 훨씬 답을 찾기가 쉽습니다.

    신남방정책의 추진배경은 중국과 미국에 의존적인 우리나라의 경제·외교 관계를 조금 더 다변화해 전략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자는 것입니다.

    즉, 다변화를 통해 외부충격으로부터 안정적인 경제환경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그리고 신남방정책의 궁긍적인 목적은 결국 경제공동체의 형성입니다.

    중국, 아세안, 일본, 한국, 인도가 서로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는 서로 보완적인 관계를 강화해 더불어 번영하자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보면 남북관계 해빙모드는 오히려 우리에게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제공해주는 기회입니다.

    경제관계를 다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고요. 또 경제공동체의 측면에서 보완관계를 형성할 새로운 파트너를 추가로 확보한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따라서 신남방정책에 대한 우리 정부 정책 방향이 단기에 바뀌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질문3) 베트남을 비롯한 아세안 국가로 진출을 준비하던 기업들도 선택지가 늘면서 고민이 많아질 것 같은데요. 기업들의 동향은 어떤가요.

    <답변>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 고민이 될 수 있습니다만 저는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산업 군이 아세안에 이미 진출해 있습니다. 따라서 남북관계의 해빙모드가 미치는 영향도 산업별로 다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특히, 안정적인 인프라가 필요한 전기·전자산업의 경우 북한과의 관계가 회복되더라도 단기간에 북한으로 진출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북한으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전력이나 항만 문제의 해결이 우선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적어도 10년은 소요될 것입니다.

    또 베트남을 중심으로 진출해 이미 안정적인 아세안·인도 진출 교두보를 확보한 상태에서 새롭게 북한으로 옮겨가는 결정을 내리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그쪽 내수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므로 잠재고객을 버리기도 힘들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직 아세안 지역에 진출하지 않은 현대아산이나 그 밖의 노동집약적인 산업에 종사하는 중소기업들은 아세안 진출 대신에 북한을 선호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개성공단의 주력 업종이었던 섬유봉제와 농수산가공업 같은 경우 북한 이전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섬유봉제업의 경우 아세안 지역의 인건비 상승과 함께 인허가의 어려움으로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베트남도 섬유봉제업종에 대한 투자를 과거처럼 환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선별해서 투자를 유치하고 있는데요.

    이런 점을 고민한다면 선택지가 하나 더 늘었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에게는 기회입니다.

    그리고 이미 아세안에 나가 있는 기업 입장에서도 추가적인 혜택을 요구할 수 있는 명분이 될 것입니다.

    우리 진출기업들은 투자 진출 초기만큼 혜택을 못 누리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이 더 나은 기업환경을 제공해주지 않으면, 철수할 수 있다는 플랜비(Plan B)의 존재를 드러냄으로써 베트남을 포함한 아세안 국가를 압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기업들이 다양한 생각을 지금 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단기적인 움직임을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막상 북한으로 간다고 해도 예전 개성공단과 같은 저임금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도 해봐야 하구요.

    <앵커>

    질문4) 북한이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식 경제개방 정책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답변>

    섣부르게 판단하기는 이릅니다. 북한이 베트남식으로 갈 것이다고 확신할 수 없구요.

    아마도 중국식과 베트남식을 혼용한 새로운 ‘북한형 개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베트남 식으로 간다는 것의 의미는 첫째, 미국 제재 해제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베트남의 경험에 비춰볼 때 1896년 '도이모이'를 선언한 이후 8년 뒤인 1994년 미국의 제재가 완전히 해소됐거든요.

    북한이 경제개방을 선언한다고 해도 즉각적이고 완전한 미국 제재가 해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요.

    또한 베트남식으로 가겠다는 점은 외자 유치를 통해 경제성장을 달성하겠다는 것입니다.

    북한 내부에 축적된 자본이 빈약해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할 여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국내총생산(GDP)은 2016년 18.5조 원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제주도 GDP 16.9조 원보다 조금 많고, 광주광역시 GDP 33.7조 원보다는 적은 규모입니다.

    서울시 GDP가 357조원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금방 이해가 될 것입니다.

    경제규모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자본이 필요하므로 베트남처럼 해외자본 유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가격개혁, 국영기업 주도 경제성장 정책 등은 중국의 방식을 가져올 것으로 보이고요.

    이를 통해 경제에 대한 통제력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베트남식 개방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질문5) 남북 경협이 장기적으로는 아세안 국가들과의 교역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답변>

    아세안 국가와 우리가 경제 협력관계를 어떻게 형성해 나가느냐에 따라 대답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현재 아세안과 우리나라의 교역관계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산업 내 무역을 통한 보완관계의 형성'입니다.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남북경협이라는 외생변수가 들어옵니다.

    이 외생변수가 아세안 국가와 우리나라 간의 보완적인 경제 관계를 더욱 촉진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면 남북경협은 우리뿐 아니라 아세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과 아세안 간 형성된 가치사슬의 가공단계를 더욱 세분화해 북한을 참여시키는 것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전기·전자 산업의 경우 베트남에 진출한 최종 조립라인을 이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보내는 중간재 생산을 세분화해 일부 공정을 북한에서 완료하고 이를 다시 가공해 베트남으로 보낸 후 최종재를 생산하면 우리나라는 더 많은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베트남을 포함한 아세안 국가도 늘어난 부가가치 만큼 혜택을 볼 수 있고요.

    그리고 북한 인프라 개발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때 아세안 기업이 하청업체로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주액을 놓고 보면 아세안 지역이 중동지역 다음으로 많은 수주액을 기록하는 곳입니다.

    현지에서 건설할 때 현지 기업에 하청을 줘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우리 기업만으로 다 할 수 없고 아세안 기업들의 역량이 어느 정도 따라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따라서 아세안 기업이 북한의 인프라 개발에 참여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아세안 국가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곽성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북미 정상회담이 남북 경제협력 재개와 신남방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베트남 진출·투자 상담은 K-VINA 비즈센터 방문이나 온라인 신청 통해 진행되고 있으니까요.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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