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흠집 내기 심히 유감…수사 협조할 것"

입력 2018-08-0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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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익범 특별검사팀이 2일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겨냥한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막판 증거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김 지사 측은 특검 조사에 협조하겠다면서도 특검이 정치적인 수사를 하고 있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 지사는 거물급 변호사를 새롭게 선임해 초읽기에 들어간 소환조사에 대응하기로 했다.
특검은 이날 최득신 특별검사보와 정우준 검사 등 17명을 경남 창원으로 보내 도지사 집무실과 비서실, 관저, 차량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또 김 지사와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들이 사용하던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확보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사무처와 의원회관 등에도 수사인력을 보냈다.
이는 지난달 30일 법원에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당한 지 3일 만이다.
김 지사에게 적용한 혐의는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드루킹 일당이 운영한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댓글조작 시스템 `킹크랩` 시연을 참관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가 드루킹의 킹크랩 사용을 승인하고 이후 메신저 등으로 조작 결과를 보고받았다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박상융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압수수색 영장에 김 지사가 드루킹의 `업무방해 혐의 공범 등`으로 적시됐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킹크랩과 같은 댓글조작 매크로(자동프로그램)의 존재 자체를 드루킹 체포 이후 언론을 보고 알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어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그는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드루킹 일당과 만난 사실 자체는 시인하지만, 그 자리에서 킹크랩 시연회를 본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은 이와 함께 김 지사가 드루킹에게 올해 치러진 6·13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다는 드루킹 측 진술을 바탕으로 그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것으로 의심하는 것을 알려졌다.
다만 특검은 이날 김 지사가 연차를 내고 고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 추도식 참석차 충주에 간 관계로 가장 중요한 증거물인 김 지사의 휴대전화를 현장에서 확보하지 못했다.
대신 김 지사는 이날 변호인과 함께 상경해 서울 모처에서 특검 관계자를 만나 자신이 의원 시절부터 쓰던 휴대전화 2개를 임의제출했다. 김 지사 측은 "특검 측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고, 내일은 도청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특검은 국회에서 김 지사와 보좌진이 사용하던 컴퓨터를 확인했으나 관련 규정에 따라 하드디스크 내용이 삭제되거나 새 하드디스크로 교체된 탓에 현재 다른 의원실에서 일하는 당시 일정담당 비서 김모씨의 컴퓨터를 압수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김 지사와 `드루킹` 김동원씨와의 만남이 시작된 2016년 6월부터의 행적을 복원해 드루킹이 주장하는 접촉 정황을 규명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김 지사가 현재 자신의 행적 자체를 다투지는 않는 상태라 유의미한 내용이 나올지는 미지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향한 특검의 광폭 행보에 대해 김 지사는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김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갓 1개월 남짓 된 도청 사무실과 비서실까지 왜 뒤져야 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지만 필요하다니 당연히 협조할 것이고, 지금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검이) 조사 결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을 통한 망신주기, 일방적 흠집 내기로 다시 흘러가는 것에 대해서는 심히 유감스럽다"며 특검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 지사는 이날 자신과 동명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출신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김 지사와 경남 진주 동향인 김 전 고검장은 2013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사라지기 전 마지막 중수부장을 지내는 등 검찰의 특수수사 전성기를 이끈 인물로 향후 양측의 팽팽한 법리 공방이 예상된다.
특검은 이날 확보한 압수물 분석을 끝내는 대로 김 지사에게 소환 통보를 할 예정이다. 김 지사가 내주 휴가 일정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특검 안팎에서는 이번 주말이나 내주 초 출석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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