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방안을 곧 확정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정부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위원회 이원화를 포함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방안을 이르면 다음 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노동부는 지난달 7일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초안을 발표하고 한 달 동안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했다.
2차례 전문가 토론회와 1차례 대국민 토론회를 하고 지난달 21일부터 이날까지 온라인 설문조사도 했다. 설문조사는 당초 지난달 30일까지 할 예정이었으나 더 많은 의견수렴을 위해 연장했다.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초안은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최저임금위원회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게 핵심이다.
전문가들로만 구성되는 구간설정위원회가 최저임금 인상의 상·하한을 정하면 노·사·공익위원이 참여하는 결정위원회가 그 안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구조다.
전문가 개입을 확대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노동부의 설명이다. 기존 최저임금 결정 과정이 노·사 교섭 방식으로 진행돼 극심한 갈등을 표출했다는 문제의식도 깔려 있다.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초안은 최저임금 결정 기준에 고용 수준, 경제성장률, 기업의 임금 지급 능력 등을 포함한 `경제 상황`을 추가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는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따른 것이라는 게 노동부의 입장이지만, 올해 경제 상황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실상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 조절을 위한 수순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3차례에 걸친 토론회에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초안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거의 없었던 점 등으로 미뤄 노동부가 확정할 방안은 초안과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을 전망이다.
초안은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 위원 수와 선정 방식 등을 복수로 제시해 선택의 여지를 남겼는데 이 부분을 확정하고 다른 부분을 `미세조정`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방안을 확정하면 국회에서 최저임금법을 개정하게 된다. 2월 임시국회 개회는 여야 대립으로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을 노·사 당사자가 참여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노동계 요구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경영계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사실상 무산됐다.
노동부가 개편 방안을 확정해 발표하면 노동계 반발은 거세질 수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최저임금법 개악 저지` 등을 내걸고 총파업을 경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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