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구긴 국민연금…주주권 실효성 논란

입력 2019-02-13 10:50   수정 2019-02-1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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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최근 남양유업이, 국민연금의 배당확대 요구에 대해 공개적인 보도자료를 내고 배당확대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국민연금 체면만 구겼다, 이런 얘기 나오는데 어떻게 봐야 합니까?

    <기자>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그렇게 느껴지는 게 사실입니다.

    국민연금이 지난해부터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후 첫 주주권 행사 타깃이 한진그룹이 됐고, 두번째로 주주제안 대상 올해 본격적으로 한진그룹을 필두로 주주권행사를 어떻게 할 지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는데요.

    두 번째 주주제안 대상인 남양유업이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국민연금의 배당확대 요구대로 한다면 오히려 54%에 해당하는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에게만좋은 일이다, 그래서 배당을 늘리지 않겠다. 이렇게 나온 거거든요.

    실제 국민연금이 주주제안 전,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라는 걸 열고 해당 사안을 논의했을 때 일부 위원들이 대주주 지분이 과반 이상인 남양유업에 주주제안하는 게 결과적으로 의미 없다며 반대한 걸로 취재됐습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최근 몇 년간 남양유업을 상대로 합리적인 배당정책을 세우라며 서한도 보냈고 또 작년엔 중점관리기업이라고 하는 저배당 블랙리스트에도 올린 바 있는 만큼 주주권 행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주주제안을 하게 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앵커>국민연금은 요구를 했고, 그에 대해 남양유업은 거절을 했습니다.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오는 3월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표대결로 가는 게 수순입니다. 안건이 정확히는 배당확대가 아니라, 배당정책 수립·공시와 관련해 심의·자문하는 위원회를 설치하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이기는 한데요, 이렇게 대주주가 배당 안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국민요금 요구가 관철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 나옵니다.

    <앵커> 그렇다면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도입했다, 주주권 행사하겠다고 떠들썩했지만 결국 기업이 거부하면 어쩔 수 없다는 결론이 난다는 건데요. 실효성 논란 피하기 어렵겠는데요?

    <기자> 본래 스튜어드십코드 투자대상에게 강제력이 있는 건 아닙니다. 연기금이나 펀드들이 다수의 주주들을 대신해서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이지. 대상에게 구속력을 가지는 건 아니거든요.

    그렇다고 투자대상을 지분을 매각하고 떠나는, 월스트리트룰(wallstreet rule)을 행사할 가능성도 거의 없지요. 다시말해 뾰족한 대응책이 지금으로선 안 보이기 때문에 주주권 행사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함.

    그런데요. 원하는 결과를 직접적으로 당장 못 얻었다고 해도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줌으로써 우회적인 압박이 되기는 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남양유업과 더불어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현대그린푸드는 자발적으로 배당성향을 기존 6.2%에서 13%로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지금 말씀하신 현대그린푸드에 국민연금이 주주제안을 하냐 마냐 또다시 논의한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고, 이후 또 어떤 기업이 주주제안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까?

    <기자>

    내일(14일) 국민연금 수탁자전문책임위원회 열고 현대그린푸드에 대한 주주제안을 논의합니다. 확대한 배당 수준이 적정한 지, 이후 중점관리기업 명단(블랙리스트)에서 제외를 해줄 지, 또 배당관련한 어떤 위원회를 설치해 정책을 수립하라는 내용을 요구할 지 말지 등을 논의합니다.

    이렇게 현대그린푸드까지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 대상이 될 걸로 보입니다. 주주제안을 하려면 법률상 주총 6주 전까지 안건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이번주까지 결정해야 하거든요. 매 안건은 수탁자위원회를 열어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대상 기업이 나오긴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국민연금뿐 아니라 많은 펀드들이 주주제안에 나서고 있고, 꼭 이번 주총시즌이 아니더라도 주주행동주의는 점차 강해지고 있는 추세인데요. 대상이 되는 기업들을 한번 정리를 해봐주겠습니까?

    <기자>

    점차 많은 펀드들이 점차 많은 기업을 대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고, 이중 일부는 국민연금이 주식을 보유중인 곳이기도 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가장 이슈가 됐던 게 강성부 씨가 이끄는 KCGI라는 펀드가 한진그룹에게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고요, 두 번째 타깃 기업도 정해졌다고 하는데 아직 공개되진 않고 있습니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이라는 곳도 최근 KISCO홀딩스, 현대홈쇼핑 등에 공개적인 주주서한을 보내 배당확대, 자사주소각 등의 주주친화책을 요구했습니다. 또 얼마 전 한국경제TV에서 보도해드리기도 했는데요, 강남제비스코, 태양, 무학 등도 행동주의 사모펀드들의 주주제안 대상이 됐습니다.

    공모펀드 운용사중 대형사인 KB자산운용은 최근에는 광주신세계에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아예 상장폐지를 제안하기까지 했습니다.

    <앵커> 향후 추가적으로 대상이 될 만한 기업들은 어디가 있을까요?

    <기자> 일차적으로 배당성향이 현저히 낮은 경우, 기업지배구조 등 논란이 있는 경우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요. 또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곳은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낮은 기업들이 주 타깃이 될 겁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지요.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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