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산불, 일몰로 진화작업 중단…밤새 추가 피해 우려

입력 2019-04-02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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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부산에서 대형 산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에 나섰지만 강한 바람에 초기 진화에 실패했다.
이날 저녁 일몰로 헬기를 동원한 진화작업이 중단돼 밤새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18분께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동부산대학교 뒤편 운봉산에서 불이 났다.
불은 운봉산 일원 5㏊(소방서 추산 1만5천여 평)를 태우고 바람을 타고 기장군 철마면 쪽으로 번졌다.
부산시는 산림 피해 면적을 10ha로 추정했다가 3㏊로 수정했다.
바람을 타고 도깨비불처럼 휙휙 날아다니던 불꽃들은 밤이 다가오면서 급하게 확산하지는 않는 모양새다.
현재 불은 기장군 고천리 입구와 실로암 공원묘지, 제석골 인근 3곳에서 바람을 따라 천천히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소방안전본부 한 관계자는 "봄바람이 저녁부터 밤사이는 잠잠한 경우가 많아 낮보다 진행은 더딘 상황"이라고 전했다.
화재 초기 산불 현장에서는 불씨가 강한 바람을 타고 수십m를 날아갔다고 목격자는 전했다.
부산소방본부 관계자는 "건조한 날씨에다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강한 바람이 불어 많은 연기가 나고 있고 불이 빠르게 확산했다"며 "바람이 강하고 연기가 많이 나고 있어 진화작업에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산림청 헬기에서 찍은 영상을 보면, 불이 나자마자 순식간에 불이 산 정상 쪽으로 번졌고 운봉산 일대가 흰 연기로 뒤덮였다. 군데군데 빨간 불길이 보이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헬기 17대를 띄우고 소방대원 200여명과 공무원 등 1천200여명, 진화 장비 100여 대 등을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지만 완전 진압에 실패했다.
계속된 건조주의보 속에 산림이 바짝 마른 데다 강한 바람까지 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오후 6시 50분께 해가 지면서 헬기를 동원한 진화작업은 중단됐다. 산불 피해는 밤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은 밤샘 진화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산림청 기동타격대가 물지게를 지고 화재현장을 돌아다니며 불을 끄고, 그 뒤를 다른 진화인력이 따라다니면서 불을 끄고 있다.
소방당국은 3일 새벽 날이 밝는 대로 헬기를 모두 동원, 진화작업을 집중적으로 벌여 오전 중 진화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바람이 약한 오전에 불을 완전히 끄지 못하면 다시 확산할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산불이 확산하면서 당국은 오후 5시 30분께 화재 대응 1단계를 2단계로 격상했다.
대응 2단계는 대형 피해가 우려되는 화재 때 내려진다.
많은 연기와 함께 산불이 빠르게 확산하자 화재현장 인근 요양병원 입원환자 48명과 주민, 대학생 등 2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불이 빠르게 확산했지만, 산 정상 쪽으로 번지면서 인명 피해나 주민 재산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화재현장 인근 동부산대학교는 즉각 수업을 중단하고 학생들을 대피하도록 했으며, 야간수업도 하지 않기로 했다.
소방당국은 화재현장 근처 아파트 3개 동 180가구 주민을 대피하도록 했다.
진화 대원들은 불이 민가 쪽으로 번지지 않도록 방어선을 구축하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또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산책로 출입구와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화재 현장지휘소를 비롯해 반송동 일대에는 탄 냄새가 진동하는 상황이다.
이날 한때 10㎞ 떨어진 곳에서도 운봉산에서 치솟는 흰 연기 기둥이 목격돼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현장지휘소 인근 상가의 한 주인은 "더 늦기 전에 불길을 잡아야 할 텐데 걱정이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소방당국은 일단 화재 원인을 담뱃불에 의한 실화나 방화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진화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목격자 조사와 운봉산 입구 주변 폐쇄회로(CC) TV를 분석해 화재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부산에는 지난 1일 오전 내려진 건조주의보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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