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심해어 대거 출현, 이번 지진 전조였다?…전문가 의견 들어보니

입력 2019-04-19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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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강원 동해상에서 규모 4.3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최근 동해안에서 잇따라 발견된 심해어와 지진을 연관 짓는 목소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심해어가 출현이 지진 전조증상이라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 없는 속설일 뿐 지진과 심해어를 연결짓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11시 16분 강원도 동해시 북동쪽 54㎞ 해역에서 규모 4.3의 지진이 발생했다.
대형산불에 이어 지진으로 동해안이 크게 흔들리면서 누리꾼들은 `심해어 출현이 지진 전조증상이 아니었는지 의심스럽다`는 반응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실제로 지난 겨울부터 최근까지 강원 동해안에서는 심해어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올해 1월 7일 고성군 죽왕면 문암진리 해안에 심해어인 산갈치 한 마리가 발견됐고, 이보다 한 달 앞서 강릉 경포해변에선 전설의 심해어로 알려진 투라치가 발견됐다.
가장 최근인 이달에는 동해시 노봉해변에서 대형 투라치가 낚시꾼에게 잡혔고, 지난 2월에도 강릉 주문진항에서 투라치가 낚였다.
게다가 회유 경로를 알 수 없는 자연산 명태가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숭어떼가 파도를 타는 이색적인 모습이 동해안에서 목격된 일도 `심해어가 해안으로 떠밀려오면 대지진이 일어난다`는 속설에 신빙성을 더했다.
이에 관해 전문가들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한다.
객관적인 사실로 밝혀지려면 반복적으로 일어나야 하는데 뚜렷한 연계성이 없기 때문이다.
피난을 연상케 하는 개미, 뱀, 코끼리 등 생물들의 대규모 이동이 지진과 관련돼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이 역시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았다.
특히 심해어가 떼로 밀려 나온 게 아닌 한 마리씩 해안에서 발견되는 일을 지진과 엮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심해어와 대지진의 상관관계를 검증하기 위한 연구를 했으나 과학적 근거가 희박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오리하라 요시아키(織原義明) 일본 도카이(東海)대학 특임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진어`로 불리기도 하는 심해 연어의 일종인 `사케가시라`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팀은 1928년부터 2011년까지 심해어가 해변으로 밀려 올라왔거나 포획된 사례와 관련한 신문기사와 수족관 기록 등을 분석했다.
일본을 5개 지역으로 나눠 심해어가 발견된 지 30일 이내에 규모 6 이상의 지진 발생 여부를 조사했다.
분석 결과 심해어가 발견된 363건의 사례 중 발견 후 지진이 발생한 경우는 약 4%인 13건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심해어는 `어떻게`, `왜` 해안으로 떠밀려오는 걸까.
그 이유로는 `먹이를 찾으러 해수면까지 왔다가 파도에 해안으로 휩쓸려 나온 것`이라는 주장이 가장 설득력이 높다.
어재선 경동대 해양심층수학과 교수는 "심해에는 부족한 먹이를 찾거나 피부에 있는 박테리아를 제거하기 위해, 또는 일광욕을 위해 표층에 올라왔다가 파도에 휩쓸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어 교수는 "일본에서도 지진이 자주 일어나지만, 심해어 출현과 상관관계는 희박하다"며 "심해어가 지진 때문에 올라온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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