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전면전 채비...'화웨이·희토류' 인질 되나

입력 2019-05-21 07:24   수정 2019-05-21 07:34

미국 주요 IT기업들, 中화웨이에 부품·서비스 공급 중단
시진핑, '희토류' 장시성 시찰

미국이 화웨이 뿐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을 향한 총공세에 나선 가운데 중국은 반도체 핵심부품인 희토류 카드를 만지작 거리며 전면전 대비에 들어갔다.
미국의 간판 정보통신(IT) 기업인 구글에 이어 미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에 따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부품공급을 중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인텔, 퀄컴, 자일링스, 브로드컴 등 반도체 기업들이 자사 임직원에게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화웨이에 주요 소프트웨어와 부품을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지했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보다 앞서 구글도 화웨이에 하드웨어와 일부 소프트웨어 서비스 공급을 중단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구글의 조치로 중국 밖에서 화웨이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에 대한 접근을 상실할 수 있으며, 화웨이의 차기 스마트폰도 구글 플레이 스토어나 G메일, 유튜브 등과 같은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상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화웨이가 누구에게나 무료로 열려있는 `오픈소스`를 통해 제공되는 안드로이드 운영체계에 대한 접근은 지속할 수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존 화웨이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대체로 현재와 같은 기능을 계속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일부 인공지능 및 사진 관련 구글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구글 측은 "우리는 정부의 행정명령을 준수하고 있고 그 의미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존 화웨이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구글이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계속 이용하고 업데이트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구글 측은 설명했다.
구글 측은 또 "정부의 행정명령을 준수하면서도 기존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구글 플레이`나 `구글 플레이 프로텍트`로부터의 보안 등과 같은 서비스는 계속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16일 화웨이와 화웨이의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리스트에 올렸다. 이에 따라 화웨이와 해당 계열사들은 미국 기업에서 부품 구매 등을 할 때 미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국 정부로부터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화웨이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2위 스마트폰 판매업체다.
5G(5세대 이동통신) 선두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핵심 부품공급 차단은 마이크론과 같은 미국 반도체업체들의 사업에 타격이 될 뿐 아니라 전 세계 5G망 구축도 늦출 수 있다.
인텔은 화웨이에 서버 칩을 공급하는 주요 기업이며 퀄컴은 화웨이에 스마트폰 모뎀과 프로세서를 공급한다.
자일링스는 통신망용 프로그래밍 가능 칩을, 브로드컴은 통신망용 기계에 핵심 부품인 스위칭 칩을 각각 화웨이에 판매한다.
라이언 쿤츠 로즌블랫증권 애널리스트는 "화웨이는 미국 반도체 제품들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미국 핵심 부품공급 없이는 심각한 손상을 입을 것"이라며 미국의 거래 금지가 "중국에 5G망 구축을 늦출 수 있고 이는 많은 글로벌 부품공급업체들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상무부 결정에 부응하는 미국 기업들의 움직임으로 미·중 간 긴장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장시(江西)성을 시찰하며 희토류 사업에 대한 큰 관심을 보여 미·중 무역 전쟁에 회심의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희토류는 반도체 등 첨단 제품의 원료로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5%를 차지하고 있어 중국이 대미 수출을 중단할 경우 미국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이날 장시성의 영구 자성 물질을 연구, 개발, 생산하는 금리영자과학기술 유한책임회사를 참관했다
시 주석의 이번 참관은 현지 기업의 경영 현황 및 희토류 산업 발전 상황을 알려보려는 목적이 있다고 신화통신은 소개했다.
이 회사는 희토류와 희소 금속을 연구 개발하고 판매하는 업체로, 생산한 제품들은 풍력 발전,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로봇과 스마트 제조 영업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시 주석이 이날 미·중 무역협상의 총책인 류허(劉鶴) 부총리를 직접 대동하고 시찰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날 시 주석이 시찰한 회사에는 `국제 경제력을 갖춘 희토류 및 희소 금속 산업단지를 만들자`는 표어가 대문짝만하게 내걸려 있었다.
이는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되면서 미국의 파상적인 압박에 중국이 수세에 몰린 가운데 미국이 가장 필요로 하는 희토류가 중국의 손에 있음을 분명히 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시 주석이 미중 협상의 책임자인 류허 부총리를 데리고 희토류 관련 시찰을 했다는 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중국을 너무 압박하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시 주석의 시찰에 대해 지나친 해석을 삼가하라면서도 미중간 평등한 무역 협력을 강조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국내 산업 정책 시찰에 대해 모두 정확하게 해석하기를 희망하며 지나친 연상을 해서는 안된다"면서 "중미 경제 무역 협력은 반드시 상호 존중 및 평등, 상호 이익의 기초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3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3천억 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대상에 휴대전화, 랩톱, 태블릿 컴퓨터 등을 새로 포함했으나 희토류, 약품 원료 등은 제외했다.
로이터통신은 USTR이 관세대상에서 제외한 희토류와 특정 의료 제품들은 전기자동차, 국방, 의약품 산업 부문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또한 희토류가 미국의 약점임을 분명히 알고 있으며 보복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진찬룽(金燦榮)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미국의 주요 수출품인 하이엔드 반도체의 원료인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면 미국 반도체 기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자국의 희토류를 채굴할 수도 있지만 중국의 희토류 생산 기업만큼 고품질, 대량 생산을 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영호  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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