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업계 "종량세 도입 환영"…맥주 가격 낮아지나

입력 2019-06-05 15:28   수정 2019-06-0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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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맥주 세제가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뀝니다. 기획재정부는 이같은 내용의 `주류 과세체계 개편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과세 기준이 `주류 가격`에서 `알코올 도수와 주류의 양`으로 바뀌게 됩니다.

1ℓ당 830.3원의 주세가 붙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캔맥주는 기존보다 세금이 낮아집니다. 반면 병맥주, 생맥주는 세금이 오릅니다. 총 세부담을 보면 캔맥주는 ℓ당 415원 감소하고 페트·병·생맥주는 각각 39원, 23원, 445원 증가합니다.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생맥주 세부담은 2년간 세율을 20% 경감해 적응기간을 부여한단 계획입니다.

정부가 맥주에 책정한 세금 액수는 각각 2017년과 2018년에 부과했던 평균 세금 납부액입니다. 김병규 기재부 세제실장은 "소비자후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세율을 정했다"며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범위"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캔맥주 세부담 감소와 병맥주, 생맥주 세부담 증가가 업체 내에서 상쇄가 가능해 소비자 가격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맥주 종량세 도입에 주류업계도 환영한다는 입장입니다. 주류업계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는다는 정부 취지에 공감한다"며 "국산 맥주의 경쟁력이 회복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비맥주 관계자 또한 "그 동안 국내에서 맥주를 생산하면 세금을 많이 내야해 수입하는게 더 이익인 구조였다"며 "한국이 맥주 생산기지로서 매력을 상실하고 맥주 산업마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컸는데 이번 종량세 도입으로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오비맥주는 주세 경감을 위해 전량 광주공장에서 생산하던 버드와이저와 호가든 제품 중 캔 제품, 그리고 카스 740㎖ 등을 해외에서 생산해 역수입해온 바 있습니다.

세제 개편에 따른 맥주 가격 변화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아직 시행까지는 6개월 이상 남아있어 종량세 전환에 따른 변화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오비맥주는 가격을 유지한다는 방침입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출고가 변경 등 세부 방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가격을 최대한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향으로 정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종량세 도입을 적극적으로 주장해 온 수제맥주 업계는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투자, 연구 개발 여력이 생겨 다양한 고품질의 수제맥주를 출시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기존 종가세 산하에서는 설비투자나 고급 재료 비용이 모두 세금에 연동돼 고품질 맥주를 개발하기 어려운 구조였으나 종량세로 전환되면 이러한 점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제맥주업계는 수입맥주와 국산맥주의 과세표준 차이로 수입맥주가 맥주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이며 수제맥주 사업 기반이 위협당해왔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실제 종가세 체계에서 국산맥주는 제조원가에 이윤, 판매관리비가 포함된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겼지만 수입맥주는 관세가 포함된 신고가격에 주세를 붙인 후 국내 판매 이윤, 판관비 등이 더해지는 방식입니다. 이에 국산맥주 주세 부담액(지난해 기준)은 1ℓ당 848원인 반면 수입맥주는 1ℓ당 709원으로 139원 차이가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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