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연 5%' 고금리확정상품 없어서 못 판다...하루만에 완판

박승원 기자

입력 2019-06-07 10:38   수정 2019-06-0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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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최근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확정 금리 상품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최대 연 5%의 특판 금리를 제공하는 고금리 상품인 '발행어음'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요.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증권부 박승원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우선 증권사들이 고금리 상품을 잇따라 내놓는 배경에 대해 알아보죠. 아무래도 증시가 부진한 영향이 크겠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주식시장이 하락을 거듭하면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한층 강해졌습니다.

    이 가운데 연초 분위기가 좋았던 국내 주식시장은 국내 주요 경기지표가 갈수록 악화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불붙으면서 기세가 한풀 꺾였는데요.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이탈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외국인은 지난달에만 코스피 시장에서 2조5천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순매도했습니다.

    실제 외국인의 자금 이탈에 코스피가 2200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도 올해 들어 1조1천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습니다.

    이처럼 주식시장 이탈 자금과 주식형 펀드 환매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증권사들이 고금리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겁니다.

    실제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최근 WTI와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연 9.21%의 쿠폰을 추구하는 DLS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ELS, DLS 등 증권사의 여러 고금리 상품 가운데 '발행어음'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는데요. 발행어음이 정확히 먼가요?

    <기자>

    네. '발행어음'이란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1년 이내의 단기 금융 상품을 말합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국내 증권사 가운데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은 곳만 판매할 수 있는데요.

    이들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의 2배까지 어음을 발행할 수 있는 데, 이 자금으로 기업 대출, 비상장사 투자, 부동산 금융 등에 쓸 수 있습니다.

    은행의 예금과 유사한 재테크 상품이지만, 예금과 비교해 금리가 더 높은 데 반해, 5천만원 한도의 예금자 보호 대상은 아닙니다.

    즉, 증권사가 문을 닫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면 원금과 이자를 한푼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은행 예금보다 금리가 높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최고 연 5%까지 금리를 올린 발행어음이 있는데요.

    바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에 이어 세 번째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KB증권의 발행어음이 그 주인공입니다.

    지난 3일 발행어음 판매를 개시한 KB증권의 약정식 발행어음의 경우 1년 만기 기준 원화상품은 연 2.3%, 외화상품은 연 3.0% 금리를 제공합니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수시입출금 발행어음 금리는 원화가 연 1.8%, 외화가 연 2.0%입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1년 만기 약정식 원화 발행어음 금리가 각각 연 2.35%, 연 2.30%인 점을 감안하면,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제시된 겁니다.

    그런데, 발행어음 출시를 기념해 내놓은 특판 상품의 경우 상황이 달라집니다.

    금리가 무려 5%에 달하는데요.

    실제 KB증권은 다음달 말까지 신규 고객 5만명을 대상으로 3개월에 연 5%의 특판 금리를 제공하는 발행어음(100만원 한도)을, 선착순 1만명에 한해 1년에 연 5%를 지급하는 적립식 발행어음 특판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지난 3일 판매를 개시한 KB증권의 발행어음은 하루만에 원화 5천억원 완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KB증권이 하루만에 발행어음 5천억원 어치를 완판시키면서 발행어음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거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에 이어 KB증권까지 발행어음 시장에 뛰어들면서 선두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KB증권이 연내 발행어음 판매 목표치를 2조원으로 잡은 것을 감안하면, 올해 발행어음 시장 규모는 1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여기에 신한금융투자가 초대형 IB로 올라서기 위해 오는 8월 6,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고, 하나금융투자도 올해 하반기 자본확충을 위한 유상증자에 돌입할 것으로 보여, 발행어음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발행어음 금리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도 예상되는데요.

    이미 KB증권이 최대 5%의 특판 금리를 제공하는 발행어음을 들고 나오자, 한국투자증권도 달러화에 대해 연 3.5% 금리를 주는 적립식 발행어음을 내놓는 등 업계 내 미묘한 신경전도 감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발행어음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면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구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가장 큰 우려는 바로 역마진입니다.

    KB증권 뿐 아니라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모두 올해 특판 상품을 앞세워 고객몰이에 나선 바 있습니다.

    연 5%의 고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증권사 입장에선 이 보다 큰 투자수익률을 내야 역마진을 피할 수 있지만, 투자 대상이 부족한 상황에서 팔면 팔수록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저금리 기조 속에서 목표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투자처를 꾸준히 발굴하고, 차별화된 발행어음 상품을 선보여야 한다는 점은 이들 증권사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지적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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