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주식·선물투자 사이트로 431억 챙긴 조직

입력 2019-06-1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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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를 기반으로 10년 넘게 사기 주식·선물투자 사이트 등을 운영하며 수백억원을 챙긴 사이버 범죄조직 일당이 검거됐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사기 등 혐의로 총 24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총책 A(54)씨 등 6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5년 2월∼2018년 5월 불법도박, 스포츠 토토, 허위 투자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 `1세대`인 A씨는 2005년부터 인터넷 도박게임과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를 운영해 150억원을 챙겼다.

A씨는 또 2010년대 들어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가 많아지며 경쟁이 치열해지자 주식·선물투자 사기에 손을 뻗쳤다. 이때까지 번 돈으로 2012년부터 주식·선물투자 사기 사이트를 운영하기 시작해 중앙 언론사에 광고 기사까지 냈다.

선물투자를 하려면 3천만원의 증거금이 필요한데, 이들은 "최초에 수십만원의 돈만 입금하면 나머지 증거금은 대출해주겠다"며 피해자들을 꼬드겼다.

또 투자금을 입금한 피해자들에게 거래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프로그램 화면에는 증권사 시세 그래프가 보이고 실시간으로 숫자들이 움직여 피해자들은 실제 거래가 이뤄진다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실제 거래는 전혀 없는 완전한 사기극이었다.

이들은 초창기에는 투자자를 모으기 위해 수익 명목으로 돈을 일부 나눠주며 정상적 투자 사이트 행세를 했다. 실제 투자가 없음에도 투자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챙겨갔다. 그러다 무허가 사이트 운영이 수면위로 드러나며 관계기관의 감독이 시작되면 사이트를 폐쇄하는 수법을 반복했다.

이들에게 속은 투자자는 312명, 투자금은 43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치밀한 조직 운영으로 10년 이상 적발되지 않고 범죄를 저질렀다.

동남아시아와 중국에 사무실을 나누고 점조직 형태로 운영했다. 회사 이름도 수시로 바꾸며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했다.

피해자들이 설치하는 거래 프로그램에 악성 코드를 심어 컴퓨터 화면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며 수사기관으로 의심되면 바로 차단하기도 했다.

경찰은 태국 경찰과 이민청, 경찰청 관계기관과 함께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수사를 진행해 17년 동안 동남아에 살던 A씨를 올해 초 검거했다.

경찰은 특히 범죄 피해금 환수에 주력했다. 태국 경찰과 함께 A씨의 자금 흐름을 추적해 국내외 범죄 수익금 총 111억원을 찾아냈다.

경찰은 이 돈을 기소 전 몰수보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 은닉 자금이 기소 전 몰수 보전된 사례는 최초"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가 해외복권 구매대행 사이트를 운영한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신고하지 않은 피해자가 많은 것으로 보이니 적극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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