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인 인도법(송환법) 완전 철폐와 행정장관 직선제 등을 요구하는 홍콩 시위대와 정부 간 갈등이 계속 격화하고 있다.
전날 시위대와 경찰이 화염병·벽돌과 최루탄·물대포 등을 동원해 치열하게 맞붙고 나서 시위대는 1일 오후 들어 홍콩 국제공항의 운영을 마비시키려는 집단행동에 나섰다.
2일에도 홍콩 국제공항 교통 방해 시위가 이어지는 것은 물론 총파업과 학생들의 동맹 휴업까지 예고되어 있어 홍콩의 정치적 위기는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언론들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예고됐던 대로 이날 오후 2시(현지시간)께부터 검은 옷과 마스크를 한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 인근에 모여들고 있다.
수백명 규모이던 시위대 숫자는 시간이 갈수록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홍콩 국제공항 주변 도로에 장애물을 설치하고 교통 운행을 방해하고 있다.
송환법 반대 시위대는 이날 오후 철도, 도로 등 홍콩 국제공항으로 이동하는 교통수단을 방해해 공항을 마비시키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일부 시위대가 공항 입구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헬멧과 방패, 곤봉 등으로 무장한 경찰은 이들의 진입을 막고 있다.
시위대와 경찰의 부분적인 충돌 속에서 공항 외부 유리창 일부가 손상되기도 했다.
혼란을 우려한 홍콩 정부의 요청으로 오후 2시 현재 홍콩 도심에서 홍콩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공항철도 운영이 중단됐다. 홍콩 국제공항서 도심 방향으로는 정상 운영 중이다.
홍콩 공항으로 가는 도로 곳곳에서도 극심한 정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공항으로 향하는 일부 버스 운영도 중단됐다.
이에 따라 홍콩 국제공항으로 이동하려는 여행객들은 심각한 불편을 겪고 있다.
홍콩 시위대는 2주 전에도 홍콩 국제공항 로비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여 공항을 마비시킨 바 있다. 당시 1천편에 달하는 항공편이 결항했다.
당시 일부 시위대는 정치적 요구를 표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출국장 문 앞을 완전히 틀어막고 모든 여행객이 홍콩을 떠나지 못하게 하는 극단적인 행동을 하기도 했다.
이후 홍콩 법원은 공항 내부 시위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이날 홍콩 도심인 애드미럴티의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앞에서도 홍콩 시민들의 시위가 열렸다.
영국 국기가 곳곳에서 휘날리는 가운데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영국 여권을 꺼내 보이며 "우리는 영국인이다. 우리를 뒤에 남겨두지 말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한편, 홍콩 내 10개 대학 학생회는 신학기를 맞는 이달 2일부터 2주간의 동맹 휴학을 예고했다. 일부 중·고교생들도 수업 거부, 침묵시위, 시사 토론 등의 방식으로 송환법 반대 의사를 나타낼 예정이다.
2∼3일에는 의료, 항공, 건축, 금융, 사회복지 등 21개 업종 종사자들이 참여하는 총파업도 예고됐다.
지난달 5일 총파업 때는 시내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빚어진 것은 물론 8개 지하철 노선의 운행이 중단되거나 차질을 빚은 `교통 대란`과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하는 `항공 대란`이 벌어졌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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