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방식 식사, 뇌에 염증 일으켜 음식 섭취 패턴 바꾼다" <美 예일대>

입력 2019-09-1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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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高)지방식이 뇌 시상하부에 염증을 일으켜 신경학적으로 음식 섭취 패턴을 바꿀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시상하부는 체중 항상성과 물질대사를 제어하는 영역으로 알려졌다.
미국 예일대 의대의 사브리나 디아노 세포·분자 생리학 석좌교수 연구팀은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저널 `세포 물질대사(Cell Metabolism)`에 발표했다.
9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지방과 탄수화물 성분이 많은 고지방식 섭취가 어떻게 시상하부의 염증을 자극하는지 평가한 것이다. 시상하부의 염증은 비만과 영양실조에 대한 생리학적 반응으로 생긴다.
실험 결과, 고지방 사료를 먹은 생쥐는 겨우 사흘 뒤에 시상하부 염증이 생겼다. 고지방 사료 섭취로 체중이 늘기도 전에 시상하부 염증이 먼저 생긴 것이다.
고지방 사료를 먹인 생쥐는 또한 뇌 소교세포의 물리적 구조가 달라졌다. 소교세포는 염증을 제어하는 중추신경계의 제1 방어선 역할을 한다.
생물체의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의 크기 변화로 인해 소교세포가 활성화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고지방 사료를 먹은 생쥐는 대체로 미토콘드리아가 작았다.
미토콘드리아의 크기 변화엔, 미토콘드리아 내막에 존재하는 UCP2(Uncoupling Protein 2)라는 단백질이 작용했다. 이 단백질은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이용을 제어하고, 시상하부의 에너지 및 포도당 항상성 통제에 영향을 준다.
UCP2의 관여로 소교세포가 활성화하면 뇌 신경세포에도 여파가 미친다. 시상하부의 염증 신호를 받은 생쥐는 고지방 사료를 더 많이 먹고, 더 뚱뚱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생쥐의 UCP2 단백질을 제거해 이 메커니즘을 차단하면 고지방 사료를 덜 먹고, 체중도 잘 늘지 않았다.
디아노 교수는 "특정한 타입의 음식을 보면 뇌의 특정한 메커니즘이 활성화한다"면서 "진화적 관점에선 이 메커니즘이 중요할 수 있지만, 고지방·고탄수화물 음식이 풍족한 상황에선 몸에 해로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디아노 교수의 오랜 연구 목표는, 음식물 섭취량을 제어하는 생리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것이다. 활성 상태의 소교세포가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여러 뇌 질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꾸준히 연구해 왔다.
알츠하이머병은 뇌 소교세포의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자들은 또한 비만한 사람이 알츠하이머병에 더 잘 걸린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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