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노딜, 北 "역겨운 회담 다시 안할 것"...美 해결책은 [월가브리핑]

입력 2019-10-07 08:18   수정 2019-10-07 07:25

    [소득없이 끝난 北-美, 미중 무역협상은?]



    약 7개월 만에 어렵게 재개된 북미 실무협상이 별다른 성과 없이 결렬된 후, 양측의 책임 공방이 번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국이 빈손으로 나왔다"고 주장하자 미국은 "창의적 아이디어들을 가져갔다"고 곧바로 반박했고, 북한은 이후 외무성 대변인의 담화까지 내며 미국의 태도를 다시 한 번 문제 삼았습니다. 올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 양측의 책임 공방전으로 이어진 것과 비슷한 구도가 연출됐다는 분석입니다.

    먼저 실무협상 북측 협상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5일(현지시간) 오후 6시 30분쯤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며 미국을 비난했습니다. 마치 미리 준비해 놓은 듯 협상장을 빠져나온 지 불과 15분만의 발표였습니다. 김 대사는 "이번 협상이 아무런 결과물도 도출되지 못하고 결렬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다"면서 "(미국은) 아무것도 들고 나오지 않았으며 우리를 크게 실망시키고 협상 의욕을 떨어뜨렸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3시간여 만에 나온 미국의 입장은 북한의 주장과는 정반대로 엇갈렸습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 대표단에서 나온 앞선 논평은, 오늘 8시간 반 동안 이뤄진 논의의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으며 북한 카운터파트들과 좋은 논의를 가졌다"고 강조했습니다.

    향후 협상 전망에서도 북미 간 입장은 엇갈립니다. 미국은 '2주내 대화 재개'를 희망했지만 북한은 이를 부정했습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스웨덴 주최측이 제시한 2주 이내에 스톡홀름에서 다시 논의를 이어가지는 요청을 수락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북한은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이번 협상에서 양측이 두 주일 내에 만날 의향이라는, 사실과 전혀 다른 무근거한 말을 내돌리고 있다. 우리는 이번과 같은 역스러운 회담이 다시 진행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라며 '2주내 협상 재개' 가능성을 강하게 일축했습니다.

    미국 언론에서는 이번 실무협상 결렬을 다양한 시각에서 평가하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이 최근 미국의 상황 변화에 과도한 기대를 갖고 스톡홀름에 왔을 가능성을 거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초강경파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해임하고 '새 방법'까지 언급한 데다, 내년 미국 대선이라는 일정표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조사를 받는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미국의 큰 양보를 기대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한편 북한의 결렬 선언은 미국의 추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협상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이 10년 이상 위기를 조성함으로써 전술적 이득을 얻기를 기대하며 협상장을 박차고 나가는 일을 반복했으며, 이제 북한의 목표는 위협 수위를 높인 뒤 보상을 대가로 진정(cool down)을 제안함으로써 더 많은 양보를 받아내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렇게 북미 실무협상이 아무런 결실 없이 끝난 가운데, 이번 주 뉴욕증시는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 성과에 주목할 예정입니다.
    오는 10일과 11일, 미중은 워싱턴 DC에서 이틀간 고위급 회담을 여는데요, 장기간 지속해 온 미중 갈등이 변곡점을 맞을지 기대됩니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 양국은 추가 관세 인상 연기와 일부 제품 관세 면제,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 등 우호적인 신호를 보냈는데요, 하지만 중국 실무 협상단의 미국 농가 방문 취소와 미국의 중국에 대한 자본투자 차단 논란 등 불확실성도 여전한 상황입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4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무역합의를 하기를 원하지만 미국에 좋은 경우에 한해서”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합의 가능성의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에 있다. 합의가 성사된다면 지금까지 있었던 것 중 가장 큰 무역합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참모인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깜짝 놀랄 긍정적인 내용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의 탄핵 조사 개시로 정치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중국과의 협상에서 ‘스몰딜’이라도 이루어져야 성공적인 국면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그럼 과연 성공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이번 무역협상의 변수는 크게 두 가지인데요, 첫 번째는 17주째 이어지고 있는 홍콩 사태입니다. 커들로 위원장은 “미국은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고 있고, 이는 중국과의 회담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다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했지만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문제도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외신들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를 촉구한 것이 무역협상에 새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며, 미국이 중국과 손쉽게 타협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개입의 대가로 중국에 무역협상을 내줬다는 의구심이 일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어쨌든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내부 정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에 미중 문제를 더 확대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중국 역시 홍콩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미국과의 다툼으로 자국 경제가 악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이번 무역회담에서 한 걸음씩 양보하는 ‘스몰딜’이 성사될 수 있을지 지켜보겠습니다.


    한국경제TV    전세원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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