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출구에 세운 차 2m 음주운전, 무죄 이유는

입력 2019-12-16 22:24   수정 2019-12-17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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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기사가 내버려 두고 간 자신의 차를 치우려고 2m가량 운전한 음주 운전자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창원지법 형사5단독 김주석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음주운전)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64)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 6월 15일 오전 4시 35분께 만취 상태(혈중알코올농도 0.105%)로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상남시장 주차장 출구에서 도로 가장자리까지 2m를 운전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 됐다.
김 부장판사는 그러나 김 씨가 2m가량 음주 운전한 것을 긴급피난으로 봤다.
형법 22조 1항은 `자기 또는 다른 사람에 대한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긴급피난)에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는 벌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당시 김 씨는 자신이 부른 대리운전 기사가 미숙하게 운전을 하자 운전을 하지 못하게 했다.
대리운전 기사는 김 씨 승용차를 상남시장 주차장 출구에 세워놓고 가버렸다.
상남시장 주차장 출구는 차량 1대만 빠져나갈 너비여서 출구를 막은 김 씨 차량 때문에 다른 차량 이동이 어려웠다.
김 씨는 할 수 없이 승용차를 2m가량 직접 운전해 길가로 차량을 뺀 뒤 다른 대리운전 기사를 불렀다.
그러나 김 씨가 운전을 못 하게 한 대리운전기사가 숨어서 이를 지켜보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김 씨는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까지 됐다.
김 부장판사는 "김 씨가 운전대를 잡은 전후 사정을 헤아려보면 다른 차량 통행을 시키려는 긴급피난으로 볼 수 있어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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