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에 스마트폰 쓰는 리설주…北 기록영화 속 '신스틸러'

입력 2020-01-0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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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새해 첫 기록영화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백두 혈통`을 부각하면서 선대부터 이어온 투쟁 정신으로 난관을 헤쳐 나가자고 호소했다.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대북제재와 경제적 난관을 정면 돌파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에 정통성을 부여해 내부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관측된다.
조선중앙TV는 지난 2일 `영원히 가리라 백두의 행군길을`이라는 제목의 새 기록영화를 방영하면서 "세대가 열백번 바뀌고 만난시련이 겹쌓여도 우리가 대를 이어 고수하고 받들어야 할 것은 오직 백두의 혈통뿐"이라고 강조했다.
61분 30초 분량의 영화는 김 위원장의 지난해 백두산 등정 여정을 전했는데, 백두산에 얽힌 김일성·김정일 선대 지도자의 일화를 함께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영화는 먼저 김 위원장이 부인인 리설주 여사와 백마를 타고 백두산을 질주하는 장면으로 출발한다.
리명수폭포를 돌아보는 모습, 담배를 피우며 간부들에게 지시하거나 다 함께 둘러앉아 모닥불을 쬐는 모습, 백두산 밀영 혁명전적지를 손으로 정성스레 쓰다듬는 모습도 카메라에 담았다.
김 위원장과 나란히 말을 달린 리설주 여사는 선글라스에 긴 부츠를 신은 차림으로 시선을 모았다. 자연스럽게 간부들 사이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특히 영호는 청년 시절 김일성 주석과 유년 시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 김일성 주석의 첫 번째 아내인 김정숙이 함께한 가족사진을 연달아 비춰주는 데도 분량을 할애했다. 김정숙이 과거 밥을 짓던 터까지 클로즈업했다.
이는 북한에서 백두산이 김일성 주석의 항일 빨치산 활동의 주 무대면서 김정일 위원장이 태어난 곳으로 선전된다는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북한 지도자들은 백두산이 3대 세습의 근거지와 같은 장소로 보고 중요한 고비 때마다 이곳을 찾았다.
2011년 집권한 김정은 위원장은 2013년 11월을 시작으로 매년 백두산에 올랐다.
작년에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빈손`으로 끝나자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위한 새 무기의 잇단 시험 발사와 자립경제를 위한 시찰을 이어가는가 하면, 두 차례나 백두산을 등정했다.
결국 북한은 새해 정초부터 기록영화를 통해 선대 지도자부터 이어져 온 백두산 등정을 부각하면서 어려움을 풀 주체 역시 김 위원장이라고 선전하는 셈이다.
일례로 영화는 김일성 주석의 "나는 내가 이 성스러운 과업을 다하지 못하면 대를 이어 아들이 하고 아들이 못다 한다면 손자 대에 가서라도 기어이 이 과업을 수행하고야 말 것"이라는 발언을 소개했다.
또 지금을 "혁명의 시련을 겪어보지 못한 새 세대들이 주력으로 등장하고 우리의 사상진지, 혁명진지, 개국진지를 허물어보려는 제국주의자들과 계급적 원수들의 책동이 날로 더욱 우심해지고 있는 지금과 같은 때"라고 정의한 뒤, "우리는 언제나 백두의 공격 사상으로 살며 투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영화에는 모란봉악단의 대표곡 `가리라 백두산으로`를 비롯해 `영원한 메아리` 등 노래가 삽입됐다.
북한 기록영화 리설주 (사진=연합뉴스TV)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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