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주둔 기지를 공습하면서 유가 상승,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가 상승은 당장 가계에 부담이 되는 데다 미중 무역분쟁이 소강상태로 접어든 상황에서 미·이란 갈등이 금융시장에 새로운 리스크로 떠오를 수 있어서다.
이란이 보복에 나섰다는 소식에 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일보다 2.6달러 오른 배럴당 65.30달러를 나타냈다.
추가적인 상승세는 제한된 모습이지만,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이 국지적인 공격을 주고받으며 유가가 단기적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이 국지적으로 충돌한 후 외교적 협상을 이어나갈 확률이 높다"며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단기적으로 유가는 급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이란 갈등이 군사 전면전으로 치달을 경우 글로벌 성장세에 악영향이 미친다는 전망도 나온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미국과 이란의 대립이 전면전으로 확산할 경우 전 세계 성장률이 0.3%포인트 하락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물가는 3.5∼4.0%포인트 상승한다고 밝혔다.
다만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 전면전 가능성을 여전히 작게 보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란이 미국에 공습을 가했지만,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갈등을 무리하게 키우지는 않을 것이다. 단기적인 갈등에 그친다고 본다"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란 사태는 금융시장 환경을 불확실하게 하는 단기 불안 요인"이라며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경우 시장에는 미중 무역분쟁 수준의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이란 악재가 금융·외환시장을 단기적으로 불안하게 하는 데 그치더라도 회복 조짐이 보이는 국내 경기에는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유가가 오르면 소비자들은 이를 곧장 체감해 소비심리가 일시적으로 나빠지고 물가가 올라 소비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 갈등의 향방이 불확실하다는 점도 금융시장 불안 요인을 넘어 중동 수출과 현지 사업 등을 위축시키면서 국내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국내 경제가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를 뒷받침하는 요인 중 하나인 글로벌 교역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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