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나성(羅城)으로 간 까닭은?

최진욱 기자

입력 2020-01-10 07:01   수정 2020-01-1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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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LA에서 미래차 전략을 발표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도 직접 연단에 올라 그룹의 미래 비전을 직접 설명하고 우버와 공동 개발한 PAV(개인형 비행체) 실물 크기의 콘셉트를 선보였다.

CES 개막 직전에는 모빌리티 법인 모션랩을 설립해 LA시와 카쉐어링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도 발표됐다.

그럼 왜 현대차그룹은 LA로 갔을까?


미국은 여전히 미국이다



중국에 자동차 판매 1위를 넘겨줬지만 선진국 가운데 단일국으로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시장이다. 2019년에는 전년보다 2%가량 감소한 1,700만대의 판매량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1986년 엑셀 수출을 시작으로 미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현대차그룹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고성능 브랜드 `N`까지 내놓으며 공을 들이고 있다.

전 세계 모든 자동차 메이커가 진출해 무한경쟁을 벌이는 미국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고급화 전략이나 차기 미래차 경쟁에서 생존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우기 미국은 실리콘밸리 뿐만아니라 완성차 고향인 디트로이트에서도 혁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사업모델이 끊임없이 실험되는 곳이다.

존재감과 미래를 위해 현대차그룹에 미국은 결코 놓칠 수 없는 시장인 셈이다.


규제 Free...`해보고 싶은 것 다 해본다`



LA는 미국 서부 최대 도시로 교통과 환경분야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있다. 다만 국내와 달리 현대차그룹이 추진할 사업과 관련한 규제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

LA 카 쉐어링 사업의 경우에도 한국이었다면 한발짝도 나가기 힘들었을 것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국내에서 택시를 활용한 카 쉐어링 사업을 여러 차례 검토하고 시도했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카카오택시`, `타다` 사태가 터지면서 결국 실험무대를 미국으로 옮길 수 밖에 없었다.

국회에 계류된 `데이터 3법` 통과가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데서 알 수 있듯이 `혁신과 변화`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피를 말리는 차세대 먹거리 경쟁에서 `혁신성장`을 외치는 한국이 혁신에서 더욱 멀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기업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은 반드시 개선되야만 한다.


America First~!...폭주하는 미국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America First`를 내걸고 당선됐다. 우방국들도 예외없이 이 원칙이 적용되면서 미국의 보복을 당하지 않기 위해 앞다퉈 미국으로 달려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의 체질을 `소비경제`에서 `생산경제`로 탈바꿈 되기 원한다. 개별 기업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소규모 개방국가인 한국은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 우리의 미래를 담보잡힐 수도 있다.

따라서 미국과의 무역마찰을 피하면서도 우리의 먹거리를 국내에서도 충분히 육성할 수 있도록 기업들을 돕는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우리 기업들이 억울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보다 정교한 통상정책이 요구된다.


중국의 급부상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변함없는 세계 제1의 경제대국이다. 달러화는 여전히 기축통화이며,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과 산업을 창출하는 선순환은 여전하다. 전세계 우수한 인재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미국으로 모여들고 있다. 10년간 이어진 경기호황의 밑바탕에는 미국의 이같은 저력이 자리잡고 있다. 기업의 전략적 판단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경영환경을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어 놓은 것도 적지 않은 원인이었을 것이다. 불요불급한 규제를 풀고 경제활력이 다시 살아난다면 여러가지 약점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기업들도 대한민국으로 모여들 것이다.

*나성(羅城)
로스앤젤리스(LA)를 한자 음차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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