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중국 증시, 韓 '예의주시'

방서후 기자

입력 2020-02-05 11:03   수정 2020-02-0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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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기나긴 춘절 연휴를 지내고 개장한 중국 증시가 중국발 블랙먼데이를 불러일으킬 만큼 급락했었죠.

    다음날인 어제(4일) 반등에 성공하긴 했지만 시장의 시선은 아직 불안하기만 합니다.

    우리 시장과도 관련이 높은 중국 증시가 앞으로 어떤 방향성을 보일 지,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증권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중국 시장이 문을 엽니다. 일단 왜 중국 증시를 눈 여겨 봐야 하는지부터 짚어 봐야 할 것 같아요?

    <기자>

    그건 바로 지난 며칠 간을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시장이 설 연휴가 끝나고 지난달 28일 문을 열었는데, 이날부터 지난 3일까지 외국인이 1조4천억원 어치를 팔아치웠습니다.

    반면 중국은 춘제 연휴에 신종 코로나 이슈까지 더해져서 예정보다 길게, 열흘이 넘는 기간 동안 휴장을 했었죠.

    때문에 외국인이 한국을 아시아 헤징의 대상으로 삼은 겁니다.

    여기에 중국 증시가 폭락하면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고, 반대로 달러 가치가 상승하잖아요.

    달러 가치가 오른다는 건 그만큼 위험 자산을 회피한단 의미이기 때문에 우리 주식 시장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갈 수밖에 없죠.

    사실상 아시아 증시의 바로미터인 셈입니다.

    <앵커>

    그러면 결국 중국 증시 폭락을 가져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진정돼야 아시아 증시도 안정세로 접어들 것 같은데,

    시장의 의견은 어떤가요?

    <기자>

    과거 사스나 메르스 사례를 보면요. 시장의 공포감은 초기에 가장 확산되는 경향이 있고, 감염·치사율이 정점에 이를 때부터 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대체로 이달을 정점으로 오는 4월에서 5월에 진정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고요. 결국 이달 말 전후로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런 질병 이슈는 단기 투자심리에는 부정적일 수 있으나 중장기 추세를 바꿀 구조적 이슈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고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완만해진다는 것을 전제로 중국 정부가 다음달 양회를 앞두고 고강도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만큼,

    이번달을 저점으로 시장의 반등 기회를 모색해볼만 하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하루 만에 3천 개 이상의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할 만큼 급락했던 증시가 반등한 것도 결국 중국 정부가 시장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데,

    고강도라고 대책이라고 하면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지난 2003년 사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처럼 중국 경제 성장률 둔화를 막기 위한 조치가 예상됩니다.

    벌써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반영한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요.

    이런 관측이 맞아떨어진다면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은 4%대 후반까지 급격히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금리와 지준율을 인하하는 것은 물론, 개인 소득세나 부가가치세(증치세) 감면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증권가는 분석했습니다.

    중국의 고강도 경기부양책은 국내 기업들에게 더 많은 수출 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이에 따른 실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죠.

    <앵커>

    그런데 중국의 경우 비단 이번 사안이 아니라도 장중 급등락이 굉장히 잦은 시장이잖아요?

    그런 대책이 정말로 효과가 있을 지 궁금한데요.

    <기자>

    네 사실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 중 하나입니다.

    당장 최근에 중국 금융당국이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고 공매도를 금지하라고 지시했었죠.

    중국은 이런 식으로 시장이 급락할 때마다 정부가 개입하는 양상을 보여 왔습니다. 문제는 그 약발이 제한적이었다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트리거가 되긴 했지만, 당국의 조치나 말 한 마디로 시장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중국 증시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사스가 중화권 이슈 측면이 컸다면 신종 코로나는 글로벌 이슈라는 점, 그리고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부채가 커져서 지금은 중국 경제의 근본적 체력이 떨어진 상태라는 거죠. 실제로 중국 기업들의 채무불이행 규모가 지난해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고요.

    결국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 압력과 높은 민간 부채비율 등 중국 내부의 위험요인이 도사리고 있는 한 마냥 낙관적으로 보기 보다는,

    빠르면 올해 1분기, 각종 악재들이 반영된 중국의 경제 지표들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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