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크루즈선 미국인 300명, 배에서 내려...우리 국민은?

입력 2020-02-1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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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코하마(橫浜)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탑승해 있던 미국인 승객 약 300명이 귀국 전세기를 타기 위해 16일 밤(현지시간) 배에서 하선했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들은 버스편으로 하네다공항으로 이동, 17일 새벽 전세기로 옮겨탔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집단 발생하면서 승객들이 배에서 내리지 못한 채 열흘 이상 격리 생활을 해왔다.

미국 정부는 이 크루즈선에 탑승한 미국인 380여 명 가운데 열이 나거나 기침을 하는 등 코로나19 감염 증상을 보이는 사람을 제외한 사람들을 전세기에 태워 귀국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미국인 승객들은 배에서 내려 도쿄 하네다공항으로 가는 버스에 옮겨탔다.

크루즈선 승객 매슈 스미스는 트위터에 미국인들을 수송할 전세버스 여러 대가 주차돼 있는 사진을 올렸다.

미국 뉴욕에 사는 승객 셰릴 몰스키는 "집으로 가게 돼 기쁘다"며 "격리 생활을 또 한 번 거쳐야 한다는 점은 다소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CNN 방송은 하네다공항에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미국인 승객들이 10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와 전세기에 탑승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전세기 2대로 귀국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승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세기 2대 중 1대는 캘리포니아의 트래비스 공군기지에, 다른 1대는 텍사스의 래클랜드 공군기지에 착륙할 예정이다.

탈출한 승객들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감독 아래 또 다시 14일간 격리 생활을 해야 한다.

국방부 대변인은 탈출객 가운데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이나 감염 증세를 보이는 사람은 기지 밖 시설로 이송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일부 미국인 승객들은 전세기 탑승을 거부하고 크루즈선에 남기로 했다.

미국에 도착한 뒤 2주간 또 다시 격리 생활을 해야 하는 데다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잠복기 상태일지 모를 다른 승객들과 장거리 비행을 해야 한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AP는 전했다.

또 가족 중 코로나19 감염자가 있어 남기로 결정한 사람도 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미국인 승객 중 44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귀국 전세기에 타지 못한 채 회복되는 동안 일본 병원에서 머물게 된다.

파우치 소장은 "그 크루즈선의 전염 가능성 수준은 사실상 (위험이 매우 높은) 화산 지대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탑승객 가운데 7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나오면서 총 감염자는 355명으로 늘었다.

한편 정부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승선한 한국인 중 한국행을 희망하는 자가 있으면 국내 이송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박능후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본부장은 16일 브리핑에서 "정부는 2월 19일 이전이라도 일본 당국의 조사결과 음성으로 확인된 우리 국민 승객 중 귀국 희망자가 있다면 국내 이송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크루즈선에 탑승한 한국인은 승객 9명, 승무원 5명 총 14명이며 아직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외교부는 한국인 14명 중 국내 연고자가 3명에 불과하고 일본에는 우한과 달리 의료체계와 한국행 교통수단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국내 이송을 추진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탑승자 전원에게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하고, 19일부터 순차적으로 음성 판정을 받은 탑승객을 하선시킨다는 계획이라 19일까지 감염되지 않으면 배에서 내려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러나 선내 감염자가 계속 증가하고 미국에 이어 캐나다, 홍콩, 대만도 크루즈선의 자국민 철수를 위해 전세기를 보내기로 하면서 정부도 이송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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